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청량하면서 부드럽고 산뜻한 산미를 가진 - San Fedro 1865 Sauvignon Blanc 2008

까브드맹 2010. 9. 15. 00:22

산 페드로 1865 소비뇽 블랑 2008

1. 1865 소비뇽 블랑

1865 소비뇽 블랑은 아꽁까과 리젼(Aconcagua Region)의 레이다 밸리(Leyda Valley)에서 재배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100%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물처럼 싱겁고 살짝 신맛이 들어간 칠레 소비뇽 블랑 와인 중에서 이 정도의 맛과 향을 가진 와인이라면 상당한 수준입니다. 꽤 매력적인 배와 사과, 시트러스 계열 향으로 소비뇽 블랑의 개성을 잘 살렸고, 청량하고 부드러우며 산뜻한 산미와 알코올이 균형을 갖췄습니다. 여운도 칠레 소비뇽 블랑치고 꽤 긴 편이죠.

솔직히 상당히 맛있는 와인이지만,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과 비교하면 아직 2%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가격이 4만 원대 후반이면 구태여 이 와인을 고르지 않고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제 입맛에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이 더 익숙해서 그럴지도 모르죠. 그래도 칠레 소비뇽 블랑 와인의 색다른 모습과 발전을 느끼고 싶으면 한 번쯤 마셔볼 만합니다. 장터에서 3만 원대 초반에 구매할 수 있다면 반드시 획득해야 할 필수 아이템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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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맑고 깨끗한 옅은 밀짚 색으로 깨끗하고 상큼하며 모나지 않은 부드러운 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배와 사과, 시트러스 등 소비뇽 블랑 계열의 과일 아로마가 잘 드러납니다.

고품질 소비뇽 블랑 와인답게 질감은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저렴한 칠레 소비뇽 블랑 와인이 삼베라면 이 와인은 모시라고 할 수 있죠. 중간 정도의 무게감을 계속 유지하면서 탄탄한 느낌을 줍니다. 칠레 소비뇽 블랑 와인 중에선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상큼하고 신선하며, 달지 않지만 쓰거나 시큼하지도 않은 딱 좋은 맛을 가졌습니다. 잘 숙성된 부드러운 산도는 입안에 생생한 자극을 남기면서 자꾸 침이 샘솟게 만드네요.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맞고, 산미와 당도 등등의 각 요소가 조화를 이루며 상승하는 느낌입니다. 한 마디로 매우 잘 넘어가고 자꾸 손이 가는 와인이죠.

길게 이어지는 여운이 고급 샤르도네 와인에 뒤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사용한 포도가 소비뇽 블랑이라는 걸 고려한다면 더 높은 점수를 줄만 합니다. 향과 맛, 여운의 품질도 상당히 좋지만, 이 요소들이 균형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조화를 이루어 이 와인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듭니다. 굴, 생선회, 해물찜 등의 어패류 요리, 양념치킨과 닭도리탕처럼 맵게 양념한 닭고기 요리, 만두와 만두전골, 파스타 같은 면 요리 등 다양한 음식과 어울리는 맛과 향입니다.

2010년 9월 14일 시음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좋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