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와인 마시기에 좋지 않은 계절입니다. 특히 레드 와인은 탄닌 때문에 차게 마시면 식감이 안 좋고, 알코올 도수도 높은 편이라 열이 더 잘 올라서 더운 여름에 적합하지 않죠. 그렇지만 모든 와인이 여름에 마시기 안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좋아하는 여름용 와인 3종을 소개합니다.
1. 역시 스파클링 와인!
차갑게 마시는 와인 중 최고는 역시 샴페인 같은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그렇지만 샴페인은 대부분 가격이 비싸서 같은 스파클링 와인이지만 좀 더 저렴한 걸 추천합니다.
스파클링 와인 중 마시기 좋은 와인으로 스페인의 까바(Cava)가 있습니다. 까바는 만드는 방식은 샴페인과 거의 같지만 숙성 기간이 더 짧고 생산량이 많아서 훨씬 저렴합니다. 가격은 보통 2~3만 원대이고 싼 것은 2만 원 이하도 있죠. 수입된 까바는 대부분 달지 않고 드라이하면서 거품의 힘이 강합니다. 와인만 마셔도 좋고 샐러드 같은 찬 음식과 함께 마셔도 좋습니다.
2. 여름에 어울리는 로제 와인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의 중간적인 성격을 띤 로제 와인은 여름에 차갑게 마시면 좋습니다. 예전에는 화이트 진판델 같은 달콤한 로제 와인이 주로 수입되어서 단맛을 싫어하는 분들이 로제 와인을 멀리하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드라이하고 상쾌한 로제 와인이 많이 수입되고 있죠. 아예 로제 와인만 따로 모아 놓은 매장도 있을 정도입니다.
로제 와인 역시 그냥 마셔도 좋고 샐러드 같은 찬 음식과 함께 마셔도 좋습니다. 특히 연어회나 훈제 연어를 사용한 요리에 무척 잘 어울리죠. 고기와 채소가 함께 들어간 잡채 같은 한식에도 로제 와인이 잘 어울립니다. 유럽에선 여름철 바캉스에 특히 로제 와인을 많이 마십니다.
3. 여름용 레드 와인 브라케토 다퀴
모든 레드 와인이 탄닌이 많은 풀 바디 와인은 아닙니다. 보졸레나 일반 부르고뉴 피노 누아 와인처럼 가볍고 산뜻한 레드 와인도 있죠. 가볍고 시원하게 마시기 좋은 레드 와인이라면 역시 이탈리아의 브라케토 다퀴(Brachetto d’Acqui)를 빼놓을 수 없죠.
기분 좋게 단맛이 나는 세미 스파클링 와인인 브라케토 다퀴는 차갑게 해서 딸기나 체리 같은 붉은 과일과 마시면 아주 좋습니다. 빡빡한 탄닌의 맛은 전혀 느낄 수 없죠. 시원하고 상쾌하며 장미 향이 그윽한 브라케토 다퀴는 언제 마셔도 좋지만, 특히 여름에 빛을 발하는 와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