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대 이집트 맥주의 복원에 도전! 일본 기린 맥주
아마도 인류가 최초로 만들어 마신 술일 맥주. 와인도 시대와 지역을 달리하여 다양하게 변화된 모습을 보이듯이 맥주도 초기 맥주와 지금 우리가 마시는 맥주가 매우 달랐죠. 고대 이집트 맥주의 복원에 도전한 일본 기린 맥주의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세계적으로 호기심 많은 국민이 사는 나라가 일본입니다. 일본에서 출판되는 책들을 보면 참 별의별 일에 관심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죠. 내용의 정확성과 깊이는 둘째치더라도 관심의 범위만큼은 다른 나라에 절대 뒤지지 않죠. 심지어 빅토리아 왕조 당시의 메이드에 흠뻑 빠져 상세한 가이드북까지 제작한 만화가도 있습니다.
출판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며, 고대 물건의 복원도 여기에 포함됩니다. 일본인이 매우 사랑하는 주류 중에 맥주가 있고, 맥주 회사 중 가장 유명한 회사로 기린 맥주가 있죠. 기린 맥주에서 2002년에 고대 이집트 시대의 맥주 복원에 성공한 일이 있었습니다. 무려 3년간의 연구 끝에 고대 이집트 맥주를 복원했다고 합니다. 이집트 전문가인 와세다(早稻田)대 요시마루 사쿠지 교수에게 복원 프로젝트를 맡겼고, 연구진은 피라미드 속의 동굴 벽화를 해독해서 거기에 나온 방식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맥주 제조에 사용한 밀은 이란과 에티오피아 일대에 자생하는 밀을 썼고, 양조 용기도 당시와 같은 질그릇을 써서 옛날 방식에 최대한 가깝게 만들었죠. 이렇게 해서 '상왕조 맥주(old kingdom beer)'와 '하왕조 맥주(new kingdom beer)'라는 두 종류의 고대 이집트 맥주를 복원했습니다. 하왕조 맥주는 밝은 갈색에 쌉싸름한 맛이 나며 목을 타고 넘어갈 때 요구르트 같은 감촉이 돈답니다. 상왕조 맥주는 누런빛이 감돌며 새콤한 포도주 맛이 나는 게 특색이라고 합니다. 하왕조 맥주는 흑맥주, 상왕조 맥주는 필스너 맥주와 비슷한 맛일까요?
두 맥주 모두 일반 맥주보다 거품이 적은 대신 알코올 함량은 8~10%로 배가 높다고 하니, 일반 500cc 맥주 마시듯 마시면 금방 취할 것 같습니다.
기린 맥주는 두 맥주를 시판할 계획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동안 쏟아부은 연구비를 고려하면 두 맥주의 가격은 병당 10만엔(100만 원) 정도 되어야 하기에 채산성이 떨어지는 탓도 있고, 애초에 고대 이집트 맥주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한 목적이 신기술 개발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 판매 중인 고대 이집트 맥주
기린 맥주가 복원한 이집트 맥주는 마실 수 없지만, 고대 이집트의 제조법에 따라 만들고 살 수도 있는 맥주는 있습니다. 이집트 파라오 아크나톤의 왕비인 네페르티티(Nefertiti)의 성전에서 발견된 제조법에 따라 양조 되는 투탕카멘 맥주(Tutankhamen Brew)라는 맥주죠. 투탕카멘 맥주는 한 병당 약 5만 원으로 세계에서 3번째로 비싼 맥주이며, 한정판매 한다고 합니다.
참고로 2009년 기준으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맥주는 비엘르 봉 시쿠르(Vielle Bon Secours)로 가격은 병당 약 100만 원, 그다음은 사무엘 아담스 유토피아(Samuel Adams' Utopia)로 병당 약 10만 원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