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칵테일] 가장 유명한 와인 칵테일 중 하나인 - Kir & Variation Cocktail

까브드맹 2023. 11. 18. 22:53

와인과 크렘 드 까시스로 만드는 칵테일 끼르

1. 끼르(Kir)

"와인은 아무것도 섞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셔야 한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레드면 실온, 화이트면 좀 차갑게 해서 마시는 거지 여기에 이것저것 넣어서 또 다른 맛을 내는 것에 대해 굉장히 낯설고 꺼려하죠. 하지만 와인의 본 장인 유럽에선 와인에 이런저런 장난질(?)을 쳐서 만든 색다른 알코올음료에 익숙합니다.

술에 음료와 시럽, 과일 등을 넣어서 색다른 맛을 내는 알코올음료로는 칵테일이 가장 유명합니다.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칵테일들은 알코올 도수가 높은 증류주인 위스키와 진, 보드카, 럼, 브랜디 등을 기주(基酒)로 써서 만듭니다. 증류주만큼은 아니지만, 와인을 기주로 써서 만드는 칵테일도 종류가 꽤 됩니다. 와인 칵테일 중에서 꽤 유명한 "끼르(Kir)"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끼르는 화이트 와인에 크렘 드 까시스(Creme de Cassis)라는 블랙커런트 리큐르를 섞어서 만듭니다. 보통 화이트 와인을 90%, 크렘 드 까시스를 10% 정도 섞어서 만들며 색이 빠~알간게 아주 예쁘죠. 프랑스에서는 굉장히 인기가 좋고 식사 전에 식전주(Aperitif)로 많이 마시곤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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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끼르의 탄생

원래 끼르는 사용하는 재료인 화이트 와인(vin blanc)과 크렘 드 까시스(Creme de Cassis)의 이름을 따서 "블랑-까시스(Blanc Cassis)"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요즘엔 블랑-까시스보다 프랑스 부르고뉴 디종(Dijon)시의 시장으로 이 칵테일을 널리 홍보한 펠릭스 끼르(Felix Kir)의 이름을 따서 끼르라고 부르고 있죠. 펠릭스 끼르는 2차 세계대전 후에 각국의 도시가 자매결연을 하는 운동을 활발히 펼쳤고, 방문하는 대표단을 위한 만찬에서 끼르를 널리 알렸습니다.

펠릭스 끼르가 부르고뉴 디종의 시장이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끼르에 사용하는 와인이 "부르고뉴산 화이트 와인이겠구나."하고 쉽게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끼르에 쓰는 화이트 와인은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르고뉴 샤르도네(Chardonnay) 와인이 아닙니다. 알리고떼(Aligote)라는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죠. 알리고떼 와인은 샤르도네 와인보다 가볍고 개성이 약해서 크렘 드 까시스를 넣어도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조화를 이루어 멋진 칵테일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요즘엔 지역 사정에 따라, 또는 바텐더의 선택에 따라 알리고떼가 아닌 다른 화이트 와인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펠릭스 끼르와 끼르 칵테일에 관한 여러 가지 일화가 있습니다. 먼저 펠릭스 끼르가 디종의 시장으로서 지역 특산품인 알리고떼 와인과 크렘 드 까시스의 판매를 늘리려고 끼르를 만들어서 널리 홍보했다는 이야기가 있죠. 또 끼르는 원래 펠릭스 끼르의 이름을 딴 크렘 드 까시스 제품의 이름인데, 2차 세계 대전 때 독일군이 부르고뉴를 점령하면서 레드 와인은 모조리 뺏어가고 화이트 와인만 남는 상황이 일어나자 펠릭스 끼르가 예전엔 화이트 와인에 레드 와인을 섞어서 만들던 칵테일에 "끼르"를 넣어서 마시도록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정리해 보면 1841년에 크렘 드 까시스가 만들어지면서 일부 지역의 카페에서 이 리큐르와 화이트 와인을 사용한 칵테일을 팔았고, 펠릭스 끼르가 널리 홍보하면서 그의 이름이 붙은 체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 같습니다.

 

 

3. 끼르 레시피

<국제바텐더협회(International Bartenders Association)>의 끼르 레시피에는 혼합하는 크렘 드 까시스의 양이 전체의 1/10이지만, 프랑스에선 대개 더 많은 양을 넣는다고 합니다. 또 19세기의 레시피에는 크렘 드 까시스를 1/3 정도 넣으라고 나왔고, 오늘날 많은 칵테일 레시피에선 20% 정도를 넣으라고 적혀있습니다. 그러므로 취향에 따라 적당량을 넣으면 됩니다. 다만 공통으로 크렘 드 까시스 대신 블랙커런트 시럽을 넣는 것은 금지합니다. 원료가 같은데 금지하는 이유를 알 수 없군요. 레시피는 아래와 같습니다.

1) 재료

- 화이트 와인 90mL (9parts)

- 크렘 드 까시스 10mL (1part)

- 화이트 와인 글래스

2) 제조법

먼저 크렘 드 까시스를 잔에 붓고, 잔 끝까지 와인을 따른다.

3) 끼르에서 변화한 다양한 칵테일들

끼르에 들어가는 재료에 조금씩 변화를 주면 다양한 변종(?) 칵테일이 탄생합니다.

① 끼르 로얄(Kir Royal) : 기주로 화이트 와인 대신 샴페인을 사용합니다.

② 끼르 페띠앙(Kir Petillant) : 기주로 화이트 와인 대신 스파클링 와인을 사용합니다.

③ 끼르 임페리얼(Kir Imperial) : 샴페인에 크렘 드 까시스 대신 라즈베리 리큐어인 크렘 드 프랑부아즈(Cream de Framboeses)를 넣습니다.

④ 끼르 노르망드(Kir Normand) : 화이트 와인 대신 사과술인 노르망디 시드르(Normandy Cider)를 사용합니다.

⑤ 끼르 브레튼(Kir Breton) : 화이트 와인 대신 브레튼 시드르(Breton Cider)를 사용합니다.

 

 

⑥ 끼르 피치(Kir Peche) : 크렘 드 까시스 대신 복숭아 리큐르를 사용합니다.

⑦ 콤뮤나드(Communard) /카디날(Cardinal) : 화이트 와인 대신 레드 와인을 사용합니다.

⑧ 시드르 로얄(Cidre Royal) : 와인 대신 시드르를 사용하고 칼바도스(Calvados)를 넣습니다.

⑨ 히비스커스 로얄(Hibiscus Royal) : 스파클링 와인, 복숭아 리큐르, 라즈베리 리큐르를 혼합하고 먹을 수 있는 히비스커스 꽃을 넣습니다. 또 스파클링 와인에 복숭아 슈납스(Pear Schnapps)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

⑩ 타란티노(Tarantino) : 화이트 와인 대신 라거나 라이트 에일 맥주를 사용합니다. 끼르 비어(Kir-Beer)라고도 합니다.

⑪ 더 핑크 러시안(The Pink Russian) : 화이트 와인 대신 우유를 사용합니다.

<참고 자료>

1. 영문 위키피디아 끼르 항목

2. 기타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