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철와인스쿨의 김준철 원장님이 알려주는 와인 관련 상식 1편입니다. 몰라도 되지만, 알고 마시면 와인 마시는 재미가 늘어날 겁니다. 어쩌면 조금 더 맛있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 와인 관련 상식 1편
1. 레드 와인의 페놀화합물은 편두통을 유발한다. 이는 페놀화합물이 생체 아민을 축적하는 효소를 방해하기 때문인데, 일반적으로 특정 음식물을 섭취한 후 편두통을 호소하는 환자는 이 효소의 활성이 상당히 낮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또 페놀 화합물은 편두통을 유발하는 세로토닌(Serotonin) 등 신경전달물질을 혈소판에서 유리시키는 것으로 밝혀져, 레드와인이 편두통과 확실히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다만 그 원인 물질이 생체 아민이 아니고 페놀 화합물이란 점이다.
2. 유럽연합에서는 “와인이란 으깨거나 으깨지 않은 포도 혹은 포도 머스트를 전부 혹은 일부를 알코올 발효를 거쳐서 얻어진 산물만을 말한다.”라고 정의를 내리고 있다. 그리고 양조학적인 면에서는 “와인이란 포도를 으깨거나 포도 세포의 침출에 의해서 얻은 주스를 효모에 의한 발효, 그리고 특정한 경우 젖산균의 발효로 얻어진 음료를 말한다.”라고 할 수 있다.
3. 아이스 와인(Ice Wine)은 추운 겨울에 포도를 건조하는 ‘냉동건조(Freeze drying)’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부패가 방지되고, 포도 고유의 향이 고스란히 보존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추운 겨울에 명태를 말리는 우리나라 황태덕장도 바로 냉동건조 방법을 이용한 것이다.
4. 와인의 산은 1% 이하의 소량이지만 중요한 성분으로 와인에 생동감을 준다. 산도가 낮으면 와인이 무덤덤하고 심심하게 느껴지며, 오염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에 장기간 보존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너무 신맛이 강해도 맛이 거칠어지고 거부감을 주기 때문에 안 된다.
5. 세계 대부분의 와인은 1년이 안되어 소비된다. 이래야 옳다. 왜냐면 일상적으로 마시는 평범한 와인은 오래 두어 봐야 맛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품질이 떨어진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로제는 와이너리에서 나오는 순간부터 6개월이 마시기에 가장 질이 좋은 시점이다. 이 시점이 지나면 신선한 향과 맛이 사라지며, 갈색으로 변하기 시작하면서 맛도 변한다. 화이트 와인은 몇 가지 예외가 있지만, 최고의 맛과 향을 유지하는 때는 수확 1년 이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값싼 레드와인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주 특별한 와인은 오래될수록 부드러움과 복합적인 향이 개선되니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품질이 좋아지는 것이라서 특별하다고 한다.
6. 옛날에는, 와인이 상한다는 것을 식초로 변하는 과정이란 뜻이었다. 오늘날에는 이런 일이 흔하지 않고, 집에서 만든 와인에서나 일어난다. 요즈음은 건강한 와인에서 초산발효의 가능성을 현대적 기술로 모두 제거해 버린다. 와인 손상의 주원인은 공기, 빛, 열에 노출되어 일어나는 산화다. 이런 요소들은 철에 녹이 스는 것과 마찬가지로 와인을 산화시킨다. 이런 와인은 초기 단계에서 일부러 산화시킨 셰리의 어떤 맛이 난다. 이런 식의 손상은 와인이 점차적으로 오래돼가면서 일어난다. 이때 우리는 ‘전성기를 지난 와인’이라고 한다.
7. 손상된 와인이란 그 질이 약간 떨어진 것으로, 아직 안전하며, 마시는데 불쾌감을 주지도 않는다. 와인의 손상이란 나무에서 갓 딴 완전히 익은 복숭아를 뜨뜻한 방에 며칠 두면, 복숭아 표면에 반점이 생기고, 살짝만 손대도 깨끗한 껍질이 벗겨지고, 더 두면 맛이 없어지는 상태로 변하는 것과 동일한 현상이다.
8. 와인을 만드는 것은 과학과 예술의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유럽은 예술, 신세계는 기술이란 이야기도 있지만, 기술 발달 덕분에 좋은 와인을 값싸게 마실 수 있다. 그리고 예술이나 기술이나 영어로는 ‘Art’로 같은 뜻이다. 기술의 극치를 예술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술에 기술이 뒷받침을 해야 좋은 와인이 나온다.
9. 코르크란 식물의 줄기, 가지, 뿌리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보호조직. 표피 바로 밑에 코르크층이 있고 그 밑에 코르크 형성층이 있습니다. 그다음이 피층입니다. 코르크 조직세포는 규칙인 배열을 나타내며 원형질이 없는 속이 빈 죽은 세포로 세포벽은 지방산의 중합체인 수베린(Suberin)의 두꺼운 층으로 이루어져 물이나 공기가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10. AOC 와인을 무조건 고급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품질의 등급이라기보다는 농산물의 원산지를 올바르게 표시하는 제도로 봐야 한다. 그래서 와인뿐 아니라 치즈나 버터까지 이 AOC 제도가 적용되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프랑스 와인 중에서 AOC 와인이 아닌 것이 오히려 더 드물기 때문에, 와인 라벨에 있는 AOC. 표시를 보고 고급이라고 하는 것은 별 소용이 없는 일이다.
2편은 아래의 링크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