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풍부한 향과 진한 풍미가 빚어내는 강한 개성 - Champagne Pertois-Moriset L’Annee Grand Cru Millesime) 2013

까브드맹 2021. 12. 22. 09:00

샴페인 페르투아-모리세 란네 그랑 크뤼 밀레짐 2013

페르투아-모리세(Pertois-Moriset) 샴페인 하우스의 란네 그랑 크뤼 밀레짐(L’Annee Grand Cru Millesime) 2013은 프랑스 샹파뉴(Champagne)의 메스닐-쉬르-오제(Le Mesnil-sur-oger) 지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100%로 만드는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샴페인입니다.

1. 샴페인의 넌 빈티지와 빈티지

일반적으로 샴페인은 빈티지가 없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와인 생산지인 샹파뉴는 한계 기후 때문에 매년 와인 품질이 다르고, 차이 나는 품질을 균일하게 해 주기 위해 NV(non vintage) 블렌드 와인 생산을 권장하죠. 제품 품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실용적인 목적에서 생겨난 NV 블렌드는 오랜 세월을 거쳐 정교하게 가다듬어졌고, 오늘날엔 샴페인 하우스마다 독자적인 스타일을 유지할 수 있게 해 줬습니다.

샹파뉴에서 가장 이상적인 와인은 NV 블렌드라고 할 수 있지만, 특별히 작황이 좋은 해에는 그해의 포도만 사용해서 빈티지 샴페인을 만듭니다. 빈티지 샴페인은 해마다 스타일이 다르며, 일반적으로 NV 블렌드보다 과일 향이 더 깊고 풀 바디 하죠. 병에서 진행되는 자가분해 과정도 더 길게 해서 토스트나 비스킷 풍미가 더 많이 나오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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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생산자와 와인 양조

페르투아-모리세 샴페인 하우스는 상파뉴의 대표적인 포도 재배지 중 하나인 에페르네(Epernay) 남쪽의 꼬뜨 데 블랑(Cote des Blancs) 중심부에 있는 메스닐-쉬르-오제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브 페르투아(Yves Pertois)와 쟈닌 모리세(Janine Moriset) 부부가 1951년 설립된 가족 경영 회사로 지금은 부부의 손녀인 세실(Cecile)과 남편 뱅상(Vincent)이 전통과 노하우를 이으면서 운영하고 있죠. 페르투아 모리세의 샴페인은 특별히 모던하고 우아한 맛과 향으로 샴페인 애호가들에게 호평받고 있습니다. 2015년부터는 '클럽 트레소 드 샹파뉴(Club Tresors de Champagne)'의 정식 멤버로서 '스페셜 클럽(SPECIAL CLUB)' 샴페인을 생산하면서 유명 샴페인 하우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죠.

란네 그랑 크뤼 밀레짐(L’Annee Grand Cru Millesime) 2013은 그랑 크뤼 포도밭에서 수확한 샤르도네만 사용해서 만들었습니다. 수확한 포도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양조되었고, 포도 고유의 산미와 신선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젖산발효는 하지 않았죠.

페르투아-모리세의 빈티지 샴페인은 보통 68~72개월간 숙성한 후 출시합니다. 2013 빈티지는 2014년 7월 24일에 병에 담아 2차 발효와 병 숙성을 했으며, 데고르쥬망 날짜는 2020년 3월 4일입니다. 약 68개월간 병 숙성했죠. 도자쥬 단계에서 첨가한 당분은 리터당 1g입니다. 생산량은 3,521병입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진한 레몬색으로 0.1~0.2㎜의 거품이 풍성하게 끊임없이 올라옵니다. 풍부한 향이 강렬하게 코를 찌르고 무르익은 속살이 노란 사과와 서양배, 노란 꽃, 구수하고 달콤한 효모, 엿기름, 견과류 등의 향이 이어집니다. 갈수록 효모 향이 강해지면서 부드럽고 달콤한 누가 향도 나오네요. 시간이 지나면 향긋한 나무와 나무 수지 향이 두드러집니다.

깨끗하고 깔끔하며 탄탄합니다. 강건한 구조는 나무랄 데 없이 잘 짜였군요. 마치 얇은 금속판 같은 느낌입니다.

드라이하며 날카롭지 않은 산미가 진하고 풍성합니다. 마신 후에도 한참이나 여운이 남네요. 꿀(?)이 박힌 봄철의 붉은 사과와 단단한 복숭아, 덜 익은 파인애플 같은 과일 풍미가 먼저 다가오고 식물성 풍미와 효모 풍미로 이어집니다. 굉장히 개성이 강하며 강렬한 인상을 줍니다. 풍미가 진하고 강해서 해물보다 육류나 숙성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산도가 더 둥글어지고 여러 풍미도 자기주장을 낮추고 조화를 이루면서 더 맛있어집니다. 마신 후엔 붉은 사과의 새콤한 산미가 아주 길게 이어지고 견과류와 누룩 풍미가 복합적인 느낌을 더해줍니다.

 

 

힘찬 거품과 강렬한 산미, 12.5%이면서 그 이상의 기운을 보여주는 알코올이 조화와 균형을 이룹니다. 개성과 조화를 보여주는 맛있는 그랑 크뤼 샴페인입니다.

각종 샐러드,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리비와 전복 버터구이, 관자 스테이크, 새우와 게 같은 갑각류 요리, 오향동구나 깐소새우처럼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중국식 해물 요리, 춘권, 튀김과 치킨, 나물, 초밥, 부드러운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1년 12월 1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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