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포르투갈] 오크 숙성이 만들어내는 또다른 아린뚜 포도의 맛 - Quinta da MURTA “The Wine of Shakespeare” Classico 2012

까브드맹 2021. 7. 3. 15:02

● 생산 지역 : 포르투갈 > 포르투갈 중부 > 리스보아(Lisboa) > 부셀라스(Bucelas)

● 품종 : 아린뚜(Arinto) 100%

● 등급 : DOC Bucelas

● 어울리는 음식 : 기름진 해산물과 생선, 진하고 자극적인 양념으로 조리한 닭고기와 붉은 육류, 치즈를 많이 토핑한 피자 등

술을 숙성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발효와 증류가 끝난 직후의 거친 맛과 향을 안정시키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숙성을 통해 일어나는 변화가 와인에 더 좋은 풍미를 만들어내곤 합니다. 숙성을 통해 와인에 일어나는 변화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① 숙성용 통에서 특정 성분이 와인에 전달됩니다. 예를 들어 나무의 탄닌이 들어가고 그을린 표면에서 토스티(toasty) 향이 스며들게 되죠.

② 숙성 기간 중 특정 성분이 산소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며 나오는 변화입니다. 리큐어 뮈스까(Liqueur Muscats)와 토니 포트(Towny Port) 와인에서 풍기는 캐러멜, 커피, 견과류 향, 장기 숙성한 샤르도네와 보르도 레드 와인에서 나타나는 복합성이 여기에 속합니다.

③ 유리병처럼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발전하는 향입니다. 최상급의 독일 리슬링(Riesling)이나 보르도의 특등급 와인, 부르고뉴 그랑 크뤼 와인은 대개 병에 담긴 후 20년 이상이 되어야 제맛과 향이 나옵니다. 이탈리아나 스페인에서 특정 고급 와인은 병에 담은 후 최소 몇 년 이상 숙성하기 전에는 시장에 내놓지 못하도록 법으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장기 숙성할 가치가 있는 와인은 산도와 알코올 도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과일 특성이 뚜렷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Quinta da Murta

 

www.quintadamurta.pt

포르투갈 와이너리인 낀타 다 무르타의 "더 와인 오브 세익스피어" 클라시코 2012는 아린뚜 포도로 만들었지만, 같은 와이너리에서 같은 포도로 만드는 "더 와인 오브 셰익스피어" 블랑코(“The Wine of Shakespeare” Branco)와 양조 과정이 다릅니다.

 

[포르투갈] 오래 숙성해도 청량한 아린뚜 포도의 맛 - Quinta da Murta “The Wine of Shakespeare” Branco 2012

● 생산 지역 : 포르투갈 > 포르투갈 중부 > 리스보아(Lisboa) > 부셀라스(Bucelas) ● 품종 : 아린뚜(Arinto) 100% ● 등급 : DOC Bucelas ● 어울리는 음식 : 생굴 같은 익히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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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알코올 발효했고, 숙성도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했죠. 리(lees)와 함께 12개월 동안 숙성했고 종종 리를 휘저어서(batonnage) 이스트의 풍미가 배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깊이 있고 복합적인 맛이 나오게 했고, 빈티지로부터 최대 15년까지 맛과 향이 발달하도록 만들었습니다.

2012 빈티지는 와인 인슈지애스트(Wine Enthusiast)에서 87점을 받았습니다.

제법 진한 레몬색입니다. 

노란 과일과 우아한 나무, 미네랄 향이 나옵니다. 잘 익은 사과와 노란 핵과류 향과 함께 사향과 약한 견과류, 꽃 향을 풍기고, 견과류 풍미도 차츰 올라옵니다.

진하고 매끄러우며 제법 묵직합니다. 구조는 둥글고 크며 치밀하군요. 촘촘하게 짜였고 매끄럽게 다듬은 목재 같은 느낌입니다.

드라이하며 오크 풍미에 가려진 산미가 마신 후에 침샘을 자극하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나무 풍미가 주로 나오고 미네랄의 짠맛과 견과류 풍미가 이어지네요. 딱딱한 핵과류 같은 과일 풍미는 와인 맛이 너무 건조해지는 걸 막아줍니다. 처음엔 다소 메마른 느낌이나 점차 부드럽고 고소해집니다. 알코올은 처음부터 끝까지 와인에 은근한 힘을 불어넣네요. 시간이 지나면 산도가 점점 두드러지며 노란 사과와 핵과류 같은 과일 풍미가 강해지고 감칠맛도 늘어납니다. 여운에선 나무와 미네랄, 견과류의 느낌이 길게 남습니다.

드러나진 않지만 충분한 산도와 13.5%의 알코올이 묵직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오랜 시간을 거쳐 너무 자극적인 향은 날아가고 거칠었던 표면이 반들반들해진 목재 가옥 같은 느낌을 주네요. 잘 만든 신세계 샤도네이 와인 같은 느낌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1월 1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