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독일] 부르고뉴 레드 와인을 깜짝 놀라게 하는 독일 피노 누아 와인 - Bernhard Huber Bieneberg “R” Spatburgunder 2012

까브드맹 2021. 4. 24. 13:09

● 생산 지역 : 독일 > 바덴(Baden)

● 품종 : 슈패트부르군더(Spätburgunder) 100%

● 등급 : Q.b.A. VDP. Grosse Lage, Grosses Gewächs

● 어울리는 음식 :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서양식 소고기 찜인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ignon), 양고기 직화구이와 양꼬치, 이베리코 흑돼지처럼 지방이 적은 돼지고기 요리, 꼬꼬뱅 같은 닭고기 요리, 양고기 스튜, 소고기 카르파치오, 육사시미, 연성 치즈 등

바인것 베른하르트 후버(Weingut Bernhard Huber)는 독일 바덴(Baden) 주에 있습니다. 

포도밭 면적이 15,820헥타르에 달하는 바덴은 독일에서 라인헤센(Rheinhessen)과 팔츠(Pfalz) 다음 가는 와인 생산지입니다. 남쪽의 보덴제(Bodensee)부터 북쪽의 트라우버(Trauber)까지 약 400킬로미터에 걸쳐서 포도밭이 이어지죠. 독일 최남단의 와인 생산지로 기온이 따뜻한 바덴은 오크통에서 숙성한 풀 바디 슈패트부르군더 와인을 많이 생산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슈패트부르군더는 피노 누아 포도의 독일 이름입니다.

(이미지 출처 : http://o-winie.pl/co-wiedziec/kraje-i-regiony/niemcy/)

1987년까진 재배한 포도를 포도생산자 협동조합에 팔기만 했던 바인것 베른하르트 후버는 후버가 1987년부터 자기 이름을 붙인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습니다. 

후버의 레드 와인은 여러 와인 경연 대회에서 상을 받았고, 그는 1990년대 초에 독일 레드 와인 혁명을 이끈 최고의 레드 와인 생산자 중 한 명으로 추앙받습니다. 1977년에 독일우수와인양조협회(VDP)의 회원이 되었고, 1991년에는 프랑스식 오크통인 바리끄(Barrique)를 사용한 와인 숙성과 개발, 완성을 목표로 하는 독일 바리퀘-포럼(Deutsches Barrique-Forum)의 창설 회원이 되었죠. 

독일 바리퀘-포럼의 목표는 프랑스식 양조법을 사용해서 독일의 떼루아에서 자란 우수한 피노 누아 포도로 뛰어난 와인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베른하르트 후버는 이 목표를 100% 이상 달성한 뛰어난 와인을 만들어냈죠. 그의 와인은 부르고뉴의 고급 와인과 비교해서 손색이 없으며, 가격을 생각하면 훨씬 뛰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https://www.weingut-huber.com/index.php

Sehr geehrte Damen und Herren, liebe Weinfreunde, wir hoffen Sie hatten einen guten Start ins neue Jahr und wünschen Ihnen alles erdenklich Gute und vor allen Dingen viel Gesundheit. Eine Weinabholung ist nach vorheriger Bestellung und mit Anmeldung weite

www.weingut-huber.com

바인것 베른하르트 후버 비넨베르크 슈패트부르군더 "R" 2012은 바덴에 있는 말터딩겐(Malterdingen) 마을의 비넨베르크(Bienenberg) 포도밭에서 자라는 60년 이상의 오래된 슈패트부르군더에 열린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독일우수와인양조협회(VDP)의 기준으로 프랑스의 그랑 크뤼 등급과 같은 그로쓰 라게(Grosse Lage) 와인으로 10일간 알코올 발효 후 바리끄에 넣고 서늘한 곳에서 6개월간 숙성했습니다. 그 후 중고 오크통으로 옮겨서 18개월 동안 숙성한 후 병에 담았죠. 참고로 VDP 기준의 등급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굿츠바인(Gutswein) : 헥타르당 7,500리터 이하로 생산 제한

② 오르츠바인 (Ortswein): 지역 내의 지역 품종 사용

③ 에르스테 라게 (VDP Erste Lage) : 헥타르당 6,000리터 이하로 생산 제한

④ 그로쓰 라게 (VDP Grosse Lage): 최상위 등급으로 헥타르당 5,000리터 이하로 생산제한. 

비넨베르크 슈패트부르군더 "R" 2012은 미국의 와인 평론가인 스티븐 탄저(Stephen Tanzer)의 IWC(International Wine Cellar)에서 91점을 줬습니다.

가넷 빛이 살짝 도는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마늘종과 그을린 나무, 검붉은 체리, 신선한 고기 향이 먼저 나오고 검은 올리브와 미네랄, 철분, 살짝 말린 베리 종류의 향이 이어집니다. 여기에 꽃과 사향, 산사에서 풍기는 나무와 향이 어우러진 냄새, 한약재 향도 섞여 있군요. 잔향에서는 말린 장미와 산딸기, 졸인 간장, 발사믹 등의 향도 올라옵니다. 

매끄럽고 부드러우며 탄력적인 느낌은 최고급 비단의 촉감 같습니다. 우아하고 세련된 구조가 기품 있는 귀부인을 떠올리게 합니다. 

드라이하면서 무르익은 붉은 과일의 둥글둥글한 산미가 풍성합니다. 마늘종과 그을린 나무처럼 매콤한 느낌에 검붉은 체리와 건조한 나무, 마른 견과류 풍미가 있고 유제품이나 볶은 견과류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도 약간 나옵니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와인으로 갈수록 맛이 좋아지네요. 알코올의 힘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습니다. 

마신 후엔 검붉은 과일과 말린 과일의 풍미가 길게 이어지고, 맛과 향에서 느껴지던 다양한 느낌도 함께 섞여 나옵니다. 무엇보다 깨끗하게 마무리되는 맛이 훌륭하군요. 

우아하면서 힘을 잃지 않은 탄닌과 다양한 베리류 과일의 풍성한 산미, 와인 전체를 잘 받쳐주는 13.5%의 알코올이 보여주는 균형이 너무 좋습니다. 코와 입에서 느껴지는 다채로운 맛과 향도 아주 훌륭하군요.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10월 2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