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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상쾌하고 크리스피(crispy)하며 미네랄의 청량한 느낌 - Weingut Wieninger Chardonnay Classic 2018

까브드맹 2020. 11. 11. 16:49

Weingut Wieninger Chardonnay Classic 2018

바인구트 비닝어(Weingut Wieninger) 비너 샤르도네 클래식(Wiener Chardonnay Classic) 2018은 오스트리아의 빈(Wien) 지역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로 만든 콸리타츠바인(Qualitätswein)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오스트리아 와인

독일의 이웃 국가인 오스트리아는 조상이 같은 게르만 민족이고 언어도 거의 같으며 역사적으로도 관련이 깊습니다. 그래서인지 레드 와인보다 화이트 와인을 더 많이 생산하는 것도 독일과 비슷하죠. 다만 독일은 리슬링(Riesling)이 대표적인 품종이지만, 오스트리아는 그뤼너 벨트리너(Grüner Veltliner)의 재배량이 가장 많습니다.

독일보다 더 먼저 절대 왕정과 중앙 집권 체계를 이룬 오스트리아는 오랫동안 좋은 와인을 생산해 왔습니다. 알프스 산맥 때문에 오스트리아 와인 산지는 동부에 몰려있고, 프랑스의 AOC나 이탈리아의 DOC와 비슷한 열 곳의 DAC(Districtus Austriae Controllatus) 지역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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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DAC는 아래와 같습니다.

① 바인비르텔(Weinviertel) DAC : 그뤼너 벨트리너 포도로만 만들어야 합니다.

② 미텔부르겐란트(Mittelburgenland) DAC : 블라우프랑키쉬(Blaufrankisch) 포도로만 만들어야 합니다.

③ 트라이젠탈(Traisental) DAC : 리슬링(Riesling)과 그뤼너 벨트리너를 써야 합니다.

④ 크렘스탈(Kremstal) DAC : 리슬링과 그뤼너 벨트리너를 써야 합니다.

⑤ 캄프탈(Kamptal) DAC : 리슬링과 그뤼너 벨트리너를 써야 합니다.

⑥ 라이타베르크(Leithaberg) DAC : 2010년 9월부터 그뤼너 벨트리너, 바이쓰부르군더(Weißburgunder), 샤르도네, 노이부르거(Neuburger), 블라우프랑키쉬 포도로 만들 수 있습니다.

⑦ 아이젠베르그(Eisenberg) DAC : 2010년 9월부터 블라우프랑키쉬 포도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⑧ 노이지들러(Neusiedlersee) DAC : 품종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클라식(Klassik) 와인은 100% 쯔바이겔트(Zweigelt), 리저브 뀌베 블랜드(Reserve Cuvée Blend) 와인은 최소 60%의 쯔바이겔트를 써야 합니다.

⑨ 비너 게미슈터 잣츠(Wiener Gemischter Satz) DAC : 포도밭 한 곳에서 기른 최소 3개의 청포도를 섞어서 만들어야 합니다.

⑩ 쉴허란트(Schilcherland) DAC : 블라우어 빌트바허(Blauer Wildbacher)를 써야 합니다.

또한 비엔나 동남쪽의 노이지들러 호수(Neusiedler See) 주변은 아침 안개가 많아서 노블 롯(Noble Rot)이 자주 발생합니다. 그래서 노블 롯에 걸린 포도로 만드는 달콤한 디저트 와인으로 유명하죠.

 

 

오스트리아 와인 산업은 1986년에 터진 "부동액 와인 사건(The Antifreeze scandal)"으로 거의 붕괴된 적이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와인 중개업자들이 묽고 시큼한 와인에 부동액의 성분인 디에틸렌 글리콜(Diethylene Glycol)을 섞어서 판매한 것이죠. 와인에 이 성분을 넣으면 단맛이 생기고 묵직한 느낌도 들어서 마치 고급 와인처럼 느껴지는데, 화학적 검사로 밝혀내기가 무척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걸리지 않고 잘 넘어갈 뻔했는데... 일당 중 한 명이 세금 문제로 부동액 가격에 클레임을 거는 바람에 들통나고 맙니다. 이로 인해 오스트리아 와인의 해외 시장은 무너졌고, 몇몇 국가는 아예 오스트리아 와인을 전면 수입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죠.

그러나 오스트리아 와인 산업계는 이에 낙담하지 않고 오스트리아 와인을 부활시킬 방법을 찾아서 노력했습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새로운 법을 만들어서 포도와 와인 품질을 엄격하게 규제했습니다.

와인 생산자들은 1990년대의 시장 유행에 따라 레드 와인이나 드라이한 화이트 와인 쪽으로 생산 방향을 바꾸는 한편, 중개업자를 배제하고 떼루아의 특성을 반영한 와인을 만들어서 직거래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로 인해 품질이 높아지면서 와인 가격도 비싸졌지만, 소비자들은 기꺼이 오스트리아 와인을 구매해서 와인 시장을 함께 살려나갔습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와인은 거의 오스트리아 국내에서 소비되며, 수출 시장에서도 높은 품질과 비싼 가격을 인정합니다.

 

 

2. 와인 생산자와 와인 양조

바인구트 비닝어는 오스트리아 빈을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1990년에 그 해 최고의 오스트리아 와인 메이커 상을 받았고, 2013년에 빈 바인(Wien Wein)이라는 빈 와인메이커 조합을 만들면서 오스트리아 빈 와인의 부흥을 이끌고 있는 곳이죠.

비잠베르크(Bisamberg)와 누스버그(Nussberg)의 포도밭에서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포도를 길러 뛰어난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을 생산하죠. 현재 세계 각지 45개국에 수출합니다.

비너 샤르도네 클래식 2018은 비잠베르크의 포도밭에서 기른 샤르도네 포도로 만듭니다. 10월 초순부터 중순까지 수확한 포도를 수평 압착기(pneumatic press)에 넣고 조심스럽게 즙을 짜냈습니다. 포도즙의 85%는 스테인리스 스틸에, 15%는 프랑스와 슬로베니아산 큰 오크통에 넣고 알코올 발효했습니다. 오크통에서 발효한 와인은 젖산 발효를 했고,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의 와인은 하지 않아서 상쾌한 산미를 살렸죠. 각각 5개월간 숙성한 후에 함께 섞어서 병에 담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Weingut Wieninger Chardonnay Classic 2018의 색

연한 레몬색입니다. 시트러스 종류의 과일과 청사과, 복숭아 향이 풍성하고 아카시아 같은 흰꽃 향이 매혹적입니다. 이러한 향들이 얽혀 향수처럼 향긋합니다. 돌 냄새와 함께 이스트 향도 살짝 나옵니다.

미네랄 느낌이 나오며 깔끔하고 깨끗합니다. 샤르도네이지만 너무 무겁지 않고 발랄하면서 상쾌합니다. 드라이하고 과일의 새콤한 산미가 풍성합니다. 청사과와 덜 익은 복숭아, 서양배 같은 과일 풍미가 있고 흰 채소의 아삭아삭 시원한 느낌도 있습니다. 상쾌하고 크리스피(crispy)하며 미네랄 풍미가 청량한 느낌을 더해줍니다. 자연스러면서 발랄한 기운을 가진 와인으로 시간이 지나면 모난 부분이 둥글어지면서 더 나은 맛과 향이 나옵니다. 여운은 좋고 청사과와 미네랄 느낌이 남습니다.

풍성한 과일의 산미와 12.5%의 알코올이 알맞은 균형을 이룹니다. 마시기 좋고 다양한 음식과 어울리는군요.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치즈 샐러드, 타르타르 소스를 얹은 연어회, 참치 김밥, 굴전과 동태전, 흰 살 생선구이 같은 가벼운 생선 요리, 조개찜, 새우찜과 새우튀김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10월 2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