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부르고뉴 남부의 샤르도네 와인이 보여주는 강인하고 다양한 맛과 향 - Domaine Vincent Girardin Pouilly-Fuissé Les Vieilles Vignes 2014

까브드맹 2020. 10. 15. 17:21

Domaine Vincent Girardin Pouilly-Fuissé Les Vieilles Vignes 2014

도멘 뱅상 지라르뎅(Domaine Vincent Girardin)의 뿌이-퓌세 레 비에이 비뉴(Pouilly-Fuissé Les Vieilles Vignes) 2014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마꼬네(Mâconnais) 지구에 있는 뿌이-퓌세 AOC에서 재배한 샤르도네(Chardonnay) 포도로 만든 마을(Communales)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도멘 뱅상 지라르뎅

뱅상 지라르뎅(은 1980년 불과 19세의 나이에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포도밭 2헥타르를 갖고 시작한 부르고뉴 꼬뜨 드 본의 와인 생산자입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양조 기술을 바탕으로 부르고뉴 전역의 포도밭 22헥타르에서 그랑 크뤼 와인 10종과 프르미에 크뤼 와인 43종을 생산하는 도멘으로 성장시켰죠. 전 세계의 와인 평론가들이 그의 와인을 격찬했으며, 특히 화이트 와인에서 뛰어난 솜씨를 보여줬습니다.

안타깝게도 뱅상 지라르뎅은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은퇴하게 되었고, 2012년에 오랜 동료였던 쟝-삐에르 니에(Jean-Pierre Nié)에게 도멘과 포도밭을 매각했죠. 쟝-삐에르 니에는 도멘을 인수한 후에도 이름을 바꾸지 않았으며, 그의 양조 철학을 반영한 와인을 계속 생산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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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생산지

마꼬네 지구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남쪽에 있습니다. 마꼬네라는 이름은 중심지인 마꽁읍에서 유래한 것이며, 마꽁으로 부를 때 있죠. 기후는 북쪽의 꼬뜨 도르(Côte d'Or) 지역과 비슷하지만, 지형이 더 완만해서 포도 농사뿐만 아니라 낙농업을 하는 곳도 많습니다.

화이트 와인용 청포도인 샤르도네는 마꼬네 지구에서 가장 널리 재배하는 중요한 포도로 마꼬네 북쪽 지역에 "샤르도네"라는 이름의 마을이 있을 정도입니다. 석회암으로 이뤄진 언덕과 알칼리성 찰흙으로 구성된 마꼬네의 대지는 샤르도네를 재배하기에 무척 알맞아서 이곳에선 샤르도네로 만든 훌륭한 화이트 와인이 많이 나옵니다.

 

 

3. 와인 양조

뿌이-퓌세 레 비에이 비뉴 2014는 마꼬네에 있는 퓌세(Fuissé), 솔루트레-뿌이(Solutré-Pouilly), 베르지송(Vergisson), 샹트레(Chaintré) 마을 주변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샤르도네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이 포도밭들은 점토와 석회암, 자갈로 이루어져 샤르도네를 기르기에 아주 좋죠.

포도를 기압 프레스에 넣고 천천히 가볍게 눌러서 포도즙을 짠 후 야생 효모와 함께 500ℓ 크기의 프랑스산 오크통에 넣고 알코올과 젖산 발효를 했습니다. 새 오크통 비율은 10%입니다. 발효가 끝나면 이스트 잔해인 리(lees)와 함께 14개월간 숙성한 후 병에 담기 한 달 전에 모든 오크통의 와인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 넣고 섞었습니다. 와인이 안정되면 가볍게 여과한 후 서양 음력으로 과일의 날에 병에 넣었습니다.

 

 

4. 와인의 맛과 향

Domaine Vincent Girardin Pouilly-Fuissé Les Vieilles Vignes 2014의 색

맑고 깨끗하면서 연한 연둣빛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더 진해집니다. 잘 익은 사과와 서양 배, 덜 익은 파인애플 향이 차례로 나옵니다. 설익은 모과 향도 조금 있고요. 이어서 흰 나무와 나뭇진, 석회와 미네랄, 흰꽃 향이 올라옵니다. 이윽고 신선한 버터와 바닐라, 삶은 콩 향을 풍기다가 견과류 향이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허브인 딜의 향도 있습니다.

매끄럽고 진하며 제법 무게가 느껴집니다. 잘 짜인 구조가 튼튼하군요. 드라이하고 묵직하며 모과 같은 산미와 미세한 탄닌 기운이 함께 느껴집니다. 산미의 느낌은 날카롭지 않고 은은하군요. 과일과 나무, 나무진, 기름진 맛과 흰 꽃, 버터 풍미가 함께 나옵니다. 힘과 복합적인 풍미가 좋으며 마신 후에 입에 슬며시 맴도는 노란 과일의 단 풍미가 훌륭하군요. 처음엔 약간 뻣뻣하던 질감도 시간이 지나면 부드럽고 매끄러워집니다. 여운은 길고 과일과 견과류, 버터, 흰 꽃 등등 다양한 느낌이 남습니다.

 

 

부드럽고 넉넉한 산미와 13%이면서 그 이상의 힘찬 기운을 보여주는 잘 익은 알코올, 다양하게 나오는 복합적인 풍미의 균형과 조화가 아주 훌륭합니다. 시간을 들여서 천천히 마셔야 하는 와인입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각종 샐러드, 버터와 크림을 사용한 농어와 연어 스테이크, 훈제 연어, 유부초밥, 흰 살 생선구이와 생선찜, 조개 요리, 감자 요리, 고다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10월 1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