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유기농 포도가 가진 향긋한 과일 풍미와 숙성을 통한 향신료 느낌 - Varvaglione 1921 12 e Mezzo Primitivo Biologico IGP 2016

까브드맹 2020. 10. 13. 12:00

Varvaglione 1921 12 e Mezzo Primitivo IGP 2016

바르발리오네(Varvaglione) 1921의 도디치 에 메쪼 프리미티보 비올로지코(12 e Mezzo Primitivo Biologico) 2016은 이탈리아 남부의 뿔리아(Puglia)주에 있는 타란토(Taranto) 지역에서 재배한 프리미티보(Primitivo) 포도로 만든 IGP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프리미티보

고고학자들은 인류가 기원전 7천 년경에 조지아(Georgia) 지역에서 양조용 포도인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종을 재배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와인 양조법도 개발한 것을 밝혀냈습니다.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법은 조지아에서 인근 여러 나라로 퍼져 나갔고, 흑해 건너편의 발칸 반도에 있는 크로아티아(Croatia) 지역에도 전파되었죠.

오랫동안 포도를 재배하면서 크로아티아에서도 몇 종류의 토종 품종이 생겨났습니다. 이 토종 포도들은 19세기 크로아티아 와인 산업의 기반이 되었고, 주변 국가로도 퍼져나갔죠. 그러나 19세기 말에 해충인 필록세라(Phylloxera)가 전 유럽의 포도밭을 휩쓸면서 거의 사라졌습니다. 2001년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해변에서 츨레냑 카스텔란스키(Crljenak Kaštelanski)라고 부르는 단 아홉 그루의 포도나무가 발견될 때까지 이 토종 포도들은 사람들에게 잊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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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0년대의 이탈리아 정부 문서에는 프리미티보란 포도 이름이 나와 있습니다. 프리미티보라는 이름은 프리마티부스(primativus), 혹은 프리마티치오(primaticcio)라는 단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프리미티보가 다른 포도보다 일찍 익기 때문에 붙은 것이랍니다.

이탈리아에서 프리미티보라는 이름이 기록되는 시기가 같은 품종인 진판델이 미국에서 기록되기 시작한 때보다 40년 정도 후여서 한때 진판델이 미국에서 이탈리아로 전파된 것이 아닌가 하는 가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크로아티아에서 프리미티보와 같은 품종인 츨레냑 카스텔란스키가 발견되면서 이러한 가설은 힘을 잃었죠. 현재 학자들은 프리미티보를 18세기에 이탈리아의 뿔리아 지방으로 들어온 츨레냑 카스텔란스키의 클론 품종이라고 생각합니다.

 

 

2. 와인 생산자

바르발리오네 1921은 뿔리아에서 100여 년 동안 프리미티보와 네그로아마로(Negroamaro), 알리아니꼬(Aglianico), 말바시아 네라(Malvasia Nera) 등의 토착 포도로 와인을 생산해왔습니다. 양조장은 살렌토(Salento)에 있으며 오늘날 뿔리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발전하는 회사 중 하나이죠.

바르발리오네 1921은 떼루아와 전통을 놓치지 않고 시장 동향과 소비자의 취향을 주시하면서 계속 발전해왔습니다. 60개 이상의 국가에 와인을 수출하며 국내외에서 많은 수상을 했죠. 2011년에는 90주년 기념으로 파팔레 오로(Papale Oro, 황금의 교황)라는 특별한 프리미티보 와인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도디치 에 메쪼 프리미티보 비올로지코 IGP 2016은 유기농으로 재배한 프리미티보 포도를 24~26℃의 온도에서 알코올 발효해서 만들었습니다. 알코올 발효에 이어 젖산 발효한 후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짧게 숙성해서 완성했죠.

 

 

3. 와인의 맛과 향

Varvaglione 1921 12 e Mezzo Primitivo IGP 2016의 색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타임(thyme)과 그을린 나무 향에 이어서 향신료와 검붉은 과일 향이 이어집니다. 육두구와 감초, 신선한 허브, 초콜릿과 바닐라 등의 향이 함께 나오네요.

매우 부드럽고 탄력적입니다. 탄닌의 양과 기운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습니다. 웅장하진 않지만 잘 짜인 구조는 부족함이 없습니다. 드라이하며 타임과 연기 풍미가 먼저 느껴집니다. 산미는 풍성하고 검붉은 베리 종류의 과일 풍미가 나옵니다. 향신료와 초콜릿, 바닐라처럼 오크 숙성을 거쳐 나오는 풍미가 맛있군요. 알코올은 지나치지 않으면서 와인에 충분한 활력을 줍니다. 여운은 길고 나무와 타임 풍미가 주로 남습니다. 붉은 베리류의 풍미도 옅게 이어지는군요.

 

 

매끄럽고 탄탄한 탄닌과 검붉은 풍부한 산미, 12.5%이면서 활력 있는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맛있고 여러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가격을 생각해보면 꽤 훌륭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미트 소스 파스타와 피자, 그릴에 구운 칠면조와 닭요리, 다양한 돼지고기 요리, 소시지, 데리야키 소스를 얹은 일본식 고기 요리, 잠발라야, 부리또, 타코, 제육볶음, 불고기와 갈비구이, 갈비찜, 신선한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9월 1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