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강하고 거친 대신 부드럽고 탄탄한 느낌 - Domaine Jessiaume Pommard La Combotte 2016

까브드맹 2020. 7. 29. 10:00

Domaine Jessiaume Pommard La Combotte 2016

도멘 제시옴(Domaine Jessiaume)의 뽀마르 라 꽁보트(Pommard La Combotte) 2016은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꼬뜨 드 본(Côte de Beaune)에 있는 뽀마르(Pommard) AOC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마을(Communale)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1850년에 문을 연 도멘 제시옴은 부르고뉴 꼬뜨 드 본의 상트네(Santenay)에서 오랫동안 와인을 만들면서 주변 와인 생산자들의 와인도 유통했습니다. 레이블에 "Domanine"이 적힌 와인은 도멘 제시옴에서 만든 것이고 "Maison"이 표시된 와인은 다른 생산자가 만들어서 네고시앙(négociant)인 메종 제시옴에서 판매하는 와인이죠. 레이블에 "Domanine"이 적힌 이 와인은 도멘에서 만든 것이라는 걸 알 수 있죠.

그러다가 2006년 스코틀랜드의 사업가인 데이비드 머레이경(Sir. David Murray)이 도멘을 인수했고, 제시옴 가문은 2013년까지 포도밭과 양조장 관리에 필요한 모든 것을 넘겨줬습니다. 새로운 경영진은 2014년부터 도멘의 방향을 새롭게 바꿨습니다. 떼루아를 존중하는 우아하고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는 걸 목표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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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위해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각종 장비를 새로 설치하면서 와이너리를 혁신적으로 바꿔 나갔습니다. 사람의 손으로 포도 수확과 포도알 고르기를 하고 포도를 발효조에 채울 때 사용할 작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습니다. 배양 효모가 아니라 천연 효모로 와인을 양조하고, 부드럽게 포도를 으깰 수 있는 조절 장치를 달았습니다.

2016년에는 포도 재배를 유기농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3년간의 노력으로 2019에 첫 유기농 와인이 나왔죠. 더 이상 화학 비료와 살충제를 쓰지 않으면서 일반 와인보다 아황산염(sulfite)을 덜 쓰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메종 제시옴의 철학에서 시작한 이러한 변화는 환경과 소비자, 생산자의 가치를 존중하는 와인을 만들려는 마음에서 나온 것입니다.

 

 

2. 와인 양조

뽀마르 마을 안에는 부르고뉴에서 가장 높은 등급의 포도밭인 그랑 크뤼 밭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등급인 프르미에 등급의 포도밭 28개가 있고, 몇몇 뛰어난 1등급 와인은 그랑 크뤼 와인에 못지않은 평가를 받기도 하죠.

레 뤼지앙(Les Rugiens)이라 부르는 뽀마르의 흙은 철분이 풍부해서 붉은색을 띱니다. 여기에서 자란 피노 누아로 만든 와인은 색이 짙고 탄닌과 알코올이 강하죠. 그래서 꼬뜨 드 본의 레드 와인 중 가장 힘차며 탄닌도 많습니다. 도멘 제시옴의 뽀마르 라 꽁보트 2016은 뽀마르 마을의 라 꽁보트 포도밭에서 기른 피노 누아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2016년 9월 21일 손으로 수확한 포도를 선반에서 고른 후 줄기를 제거하고 탱크에 넣었습니다. 5일간 낮은 온도에 둬서 과일 풍미가 살아나도록 한 후 약 3주 동안 알코올 발효하며 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냈습니다. 발효가 끝나면 중력을 이용해서 와인을 오크통에 넣고 14개월 동안 숙성했습니다. 이때 새 오크통은 쓰지 않았습니다. 2018년 8월 1일 필터로 여과하지 않고 병에 담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Domaine Jessiaume Pommard La Combotte 2016의 색

중간 농도의 루비색입니다. 레드 체리와 레드 커런트 같은 붉은 과일과 부드러운 나무 향이 나옵니다. 흙냄새와 향긋한 향신료 향도 살짝 나오고 고기 향도 조금 풍깁니다.

부드럽고 탄탄한 탄닌이 풍성해서 입에 가득 차는 느낌을 줍니다. 구조도 크고 잘 짜였습니다. 드라이하지만 붉은 과일의 단 풍미와 산미가 풍성하군요. 과일과 식물 풍미가 팽팽한 균형을 이루고 나무와 향신료 풍미가 은은하게 맛을 받쳐줍니다. 알코올 기운은 충실합니다. 여운은 길고 붉은 과일과 푸릇푸릇한 식물 풍미가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이어집니다.

 

 

탄탄하고 부드러운 탄닌과 붉은 과일의 풍성한 산미, 13%의 충실한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과일과 식물, 나무, 향신료가 조화를 이루는 맛과 향도 훌륭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와 로스트비프,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같은 고기찜과 갈비찜, 버섯을 넣은 소고기 요리, 소고기 리소토,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7월 2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