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샹피(Maison Champy)의 샹볼-뮈지니(Chambolle-Musigny) 2015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도르(Côte d'Or)에 있는 꼬뜨 드 뉘(Côte de Nuit) 지역의 샹볼-뮈지니(Chambolle-Musigny) AOC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마을(Communales)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와 생산지
메종 샹피는 1720년에 에드메 샹피(Edme Champy)가 본(Beaune)에 세운 네고시앙(Negociant)입니다. 현재 부르고뉴에서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로 오랜 역사와 훌륭한 전통을 가진 곳이죠. 19세기의 위대한 화학자이자 미생물학자인 루이 파스퇴르와 인연이 깊으며, 파스퇴르가 액체를 100℃ 이하의 온도로 가열해서 병원균과 비내열성 부패균, 변패균 등을 부분적으로 살균하는 저온살균법(Pasteurisation)을 연구한 곳도 당시 가장 혁신적인 와이너리 중 하나였던 메종 샹피였죠.
샹볼-뮈지니는 프랑스 부르고뉴의 꼬뜨 드 뉘에 있는 와인 생산지입니다. 그랑 크뤼 포도밭인 뮈지니(Musigny), 본 마르(Bonnes Mares)와 함께 25개의 프르미에 크뤼(1er Cru) 포도밭이 있죠. 프르미에 크뤼 포도밭 중에서 사랑, 또는 연인들이란 뜻인 "레 자무레즈(Les Amoureuses)"와 "매력"이란 뜻의 레 샤름(Les Charmes)이 유명합니다.
샹볼-뮈지니의 레드 와인은 꼬뜨 드 뉘의 레드 와인 중 가장 여성적이어서 꽃향기가 나는 우아한 스타일로 묘사되곤 합니다. 실뱅 피티오와 장 샤를 세르방이 함께 지은 부르고뉴 와인이란 책에선 샹볼 뮈지니 와인에 대해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의 전형이다. 빛깔은 적당하게 진하고 산딸기, 딸기잼, 제비꽃 향, 숲 속 이끼 향 등이 풍부하게 발산된다. 와인 자체는 감미로운 맛과 부드러운 탄닌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그다지 시큼하지 않고 풍부한 맛을 준다. 프르미에 크뤼의 와인들은 농도가 더 짙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단단한 느낌을 준다. 그랑 크뤼의 와인들은 힘과 견고함(본 마르)을, 다른 한편으로는 유연함과 풍만함, 세련된 맛(뮈지니)을 두드러지게 보여준다."
라고 나와있죠.
2. 와인의 맛과 향
조금 연한 루비색입니다. 싱그러운 풀 줄기와 연한 붉은 과일 향이 나옵니다. 풋풋한 허브 향과 함께 속살이 하얀 나무의 향이 있습니다. 타임(thyme)과 그을린 나무 향도 풍깁니다.
매끄럽고 탄력적이며 다소 원초적인 느낌입니다. 탕탕 튀는 구조는 강인한 강철 같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면서 덜 익은 붉은 과일의 싱그러운 산미가 가득합니다. 맛있는 딸기와 산딸기, 레드 체리 같은 붉은 과일 풍미가 가득하고, 타임(thyme)과 식물성 풍미가 훌륭하네요. 와인 기운이 힘차고 강하지만 억센 건 아닙니다. 여운은 길고 덜 익은 딸기와 레드 체리, 허브 풍미가 입에 남습니다.
매끄럽고 탄력적인 탄닌과 싱그럽고 맛있는 산미, 강인한 13%의 알코올이 멋진 조화를 이루는 와인으로 샹볼-뮈지니 와인의 특성을 잘 보여줍니다.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섬세하게 조리한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와 로스트비프,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같은 고기찜, 버섯을 넣은 소고기 요리, 등심과 안심을 비롯한 소고기 구이,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2월 1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