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포르투갈] 사과, 복숭아, 살구, 바나나, 망고까지 - Esporão Reserva Branco 2017

까브드맹 2020. 6. 2. 10:00

Esporão Reserva Branco 2017

에르다데 두 에스포라옹(Herdade do Esporão)의 에스포라옹 헤세르바 브랑코(Esporão Reserva Branco) 2017은 포르투갈 남부의 알렌떼주(Alentejo) DOC에서 재배한 안따옹 바즈(Antão Vaz), 아린뚜(Arinto), 호뻬이루(Roupeiro)와 기타 포도 품종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포르투갈 수도인 리스본(Lisbon) 남동쪽 170㎞ 지점에 있는 에르다데 두 에스포라옹(Herdade do Esporão)은 포르투갈 남부의 알렌떼주에 있는 몬타도(Montado) 코르크참나무 숲의 일부를 구성하는 와이너리로 691.9 헥타르의 거대한 포도밭에서 약 40종의 포도를 재배합니다. 큰 일교차와 척박하고 다양한 토양, 독특한 생물학적 다양성 같은 특별한 환경은 에르다데 두 에스포라옹이 균형 잡힌 와인을 만들 수 있도록 해주죠.

와이너리의 지리적 경계는 1267년에 정해졌고 그 이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973년 호세 로퀘트(José Roquette)와 호아킴 반데이라(Joaquim Bandeira)가 포도밭과 부속 건물을 구매하면서 본격적으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첫 빈티지가 1985년에 나왔고, 1989년부터 시작한 수출은 오늘날 전 세계 50개국으로 늘어났습니다.

현재 레드와 화이트 와인은 물론이며 로제 와인과 빈티지 스파클링 와인인 에스포라옹 에스푸만테(Esporão Espumante), 늦게 수확한 포도로 만드는 디저트 와인인 에스포라옹 레이트 하베스트(Esporão Late Harvest) 등등 등등 10여 종이 넘는 와인을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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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에스포라옹 레세르바는 레드 와인인 틴토(Tinto)와 화이트 와인인 브랑코(Branco) 두 종류로 만듭니다. 레이블 디자인이 매년 달라져서 빈티지 별로 수집하는 재미가 있는 와인으로 포르투갈 토종 포도의 개성 있고 뛰어난 풍미를 맛볼 수 있죠. 가격과 비교해서 맛과 향이 뛰어난 가성비 좋은 와인이기도 합니다.

에스포라옹 헤세르바 브랑코 2017은 온도가 조절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오크통에 줄기를 제거한 안따옹 바즈와 아린뚜, 호뻬이루 등의 포도를 넣고 따로따로 발효해서 만들었습니다. 발효가 끝난 후엔 역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미국산 오크통, 프랑스산 오크통에 넣고 6개월 동안 숙성했죠.

 

 

3. 와인의 맛과 향

Esporão Reserva Branco 2017의 색

진한 레몬색입니다. 아주 무르익은 사과와 덜 익은 파인애플 같은 과일 향과 미네랄 느낌이 있습니다. 과일은 점차 복숭아와 살구 쪽으로 바뀌고, 흰나무와 나무 수지 향이 은은하게 풍기네요. 조금씩 연한 견과류 향이 나오다가 바나나와 망고 같은 열대과일 향이 올라오고, 바닐라와 흰꽃 향도 퍼집니다. 나중에는 서양배와 버터 향도 느껴집니다.

아주 진하면서 깔끔합니다. 구조는 든든하지만, 미네랄 때문인지 살짝 거친 느낌이 나죠.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점점 부드러워지면서 기분좋은 유질감이 두드러집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미네랄과 사과, 풀 기운이 뒤섞인 듯한 묘한 산미가 강렬합니다. 사과와 살짝 덜 익은 바나나 같은 열대 과일, 단맛이 적은 딱딱한 흰복숭아 같은 과일 풍미에 버터 풍미도 살짝 곁들여집니다. 미네랄이 두드러져서 그런지 짠맛도 약간 납니다. 알코올 기운이 강하지만 튀거나 거슬리지 않고 볼륨감을 늘려줍니다. 여운은 길며 그을린 견과류와 노란 과일, 짠맛이 이어집니다.

 

 

묘한 맛의 산미와 짭짤한 미네랄 풍미, 14.5%나 되지만 와인과 조화를 이루는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익숙한 향과 낯선 향의 변화하는 모습이 계속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와인입니다.

올리브기름을 듬뿍 두른 치즈와 닭고기 샐러드, 버터를 발라 구운 흰 살 생선 스테이크, 방어, 그릴에 구운 생선과 닭고기, 화이트소스를 쓴 조개 요리, 콤비네이션 피자, 타르타르소스를 얹은 생선가스 등과 잘 어울립니다.

디캔터(Decanter)에서 92점,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에서 90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5월 2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