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예 크레도(Celler Credo)의 미라니우스(Miranius) 2018은 스페인의 뻬네데스(Penedes) 지역에서 재배한 자렐-로(Xarel-lo) 포도로 만든 DO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쎄예 크레도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뻬네데스에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이곳은 자렐-로 포도의 특성과 장점을 해석하고 탐구하는 사람들을 설명하려고 자렐리스트(Xarel·lists)라는 용어를 사용할 만큼 자렐-로 포도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중해 지역 포도인 자렐-로는 낯설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포도로 만든 와인을 드셔 보신 분은 많습니다. 마까베우(Macabeo)와 빠레야다(Parellada)와 함께 섞어서 만드는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인 까바(CAVA)를 통해서 말이죠.
자렐-로는 쎄예 크레도 와인에서 반복되는 주제이며, 생산 와인의 공통된 소재입니다. 와인은 이스트 잔해인 리(lees)와 함께 숙성하며, 이산화황을 넣지 않고 포도 껍질과 줄기의 성분을 와인에 집어넣는 등 조상들에게 배운 기술을 오늘날에도 사용하고 있죠. 자렐-로 포도는 쎄예 크레도 그 자체입니다.
쎄예 크레도는 스스로를 생명(bio)과 운동(dynamics)의 수비자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포도를 가꾼다는 이야기죠. 화학 비료와 살충제, 제초제 없이 테루아의 특성이 드러나는 화이트 와인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2. 와인 양조
미라니우스는 "우리 포도밭으로 모험을 떠나서 포도의 달콤한 향기에 기뻐하는 영리한 여우"라고 합니다. 어딘가 이솝 우화 같은 이야기에 나오는 여우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재배한 자렐-로 100%로 만들었습니다. 섬세한 맛과 향을 위해 수확량을 적게 했고 수확은 당연히 손으로 했습니다. 양조 과정에서 달걀흰자 같은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에 채식주의자들도 문제없이 마실 수 있는 비건 와인(Vegan Wine)이며, 고유의 풍미를 보존하려고 병에 담을 때 필터로 걸러내지 않아서 천연 앙금이 가라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병조차 390g 무게의 에코 바틀(Eco Bottle)을 사용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조금 연한 레몬색입니다. 덜 익은 배와 백도 복숭아, 레몬, 사과 같은 과일 향과 흰 채소 향이 나오고, 재밌게도 향긋한 파 냄새도 살짝 풍깁니다.
가볍고 연하며 부드럽습니다. 가볍지만 구조는 허술하지 않네요.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처음엔 탄산 기운이 약하게 올라옵니다. 넉넉하지만 순한 산미는 레이블의 여우처럼 귀여운 느낌을 주죠. 덜 익은 흰 복숭아와 배 같은 과일 풍미에 흰 채소 풍미가 더해집니다. 미네랄 느낌도 있고, 점차 레몬 같은 시트러스 과일과 사과 풍미가 나옵니다. 신선하면서 가볍고 깨끗한 와인으로 알코올은 얌전하면서도 충실한 기운을 줍니다. 마신 후엔 깨끗한 산미가 깔끔한 맛을 남겨주고 흰 채소와 흰 과일 풍미가 느껴집니다.
순하지만 귀엽고 넉넉한 산미와 11%의 순한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흰 과일과 흰 채소, 미네랄 등의 풍미는 가볍고 신선하면서 조화로운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풀 바디 한 샤르도네 와인이나 향이 너무 강한 소비뇽 블랑 와인 말고, 여름철에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음식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으면서 부담 가지 않은 화이트 와인을 찾는다면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치즈 샐러드, 소금만 사용한 흰 살 생선구이, 초밥, 흰 살 생선회, 월남쌈, 닭죽과 해물죽, 클램 차우더, 복지리와 대구지리, 조개탕과 조개 요리 등입니다.
2018 빈티지는 로버트 파커 점수 91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2월 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