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뉴질랜드] 센트럴 오타고의 떼루아를 잘 보여주는 훌륭한 맛과 향 - Allan Scott Scott Base Pinot Noir 2018

까브드맹 2020. 4. 23. 12:52
반응형

● 생산 지역 : 뉴질랜드 > 남섬 >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

● 품종 : 피노 누아(Pinot Noir) 100%

● 어울리는 음식 : 파테(Patés), 살라미(Salami), 소고기와 양고기, 메추리 같은 야생 조류, 다크 초콜릿 무스(mousse), 참치 붉은 살 등 

뉴질랜드 남섬의 센트랄 오타고(Central Otago)는 공식적인 세계 최남단의 와인 생산지입니다. 이 지역에 유럽인들이 본격적으로 몰려든 시기는 1860년대의 센트랄 오타고 골드 러시(Central Otago Gold Rush) 때였습니다. 이때 이곳에 온 프랑스 출신의 광부인 장 데지레 페로(Jean Desire Feraud)는 곧 포도나무를 심고 상업용 와인을 소량 만들었죠. 그의 와인은 품질이 좋았는지 호주 와인 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답니다. 

19세기 말에 뉴질랜드 정부는 센트럴 오타고를 조사하려고 와인 메이커를 고용했습니다. 뉴질랜드 정부의 조사와 실험은 센트럴 오타고의 와인 생산 능력을 보여줬지만, 상업용 와인 생산은 오래 가질 못했습니다. 

그 후 1950년대부터 1970년대 말까지 개인 사업가의 노력과 뉴질랜드 농무부의 후원으로 센트럴 오타고에서 포도 농사가 다시 시작되었고, 1980년에는 상업용 포도 재배에 대한 충분한 경험과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포도 재배와 생산은 완만하게 늘어나다가 1990년대 중반부터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1996년의 와이너리 숫자는 11개로 뉴질랜드 전체 와이너리의 4,6%에 불과했지만, 2004년에 75개로 늘어나 16.2%가 되었습니다. 같은 시기에 포도밭 면적도 뉴질랜드 전체 포도밭의 1.4%인 92헥타르에서 5.1%인 1,062헥타르로 늘어났죠. 이렇게 와이너리 숫자와 포도밭 면적은 빠르게 증가했지만, 센트럴 오타고에선 일반 와인보다 고급 와인에 중점을 두었기에 실제 와인 생산량은 1996년에 뉴질랜드 전체 생산량의 0.5%에서 2004년에 0.9%로 증가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국내에서도 센트럴 오타고산 와인은 찾아보기 쉽지 않죠.

센트럴 오타고는 평균 해발 300미터의 대륙성 기후 지대로 강수량이 375~600㎜ 밖에 안됩니다. 여름은 뜨겁고 건조하며 짧은 가을은 서늘하고 햇살이 많이 내리쬐죠. 피노 누아(Pinot Noir)가 이러한 환경을 좋아하기에 이곳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포도는 당연히 피노 누아입니다. 전체 포도 재배 면적의 70%가 피노 누아 포도밭이죠. 

말보로 지역의 많은 와이너리가 센트랄 오타고에도 포도밭을 갖고 있으며, 앨런 스캇(Allan Scott)도 예외는 아닙니다. 앨런 스캇은 1973년에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와인 생산지로 말보로(Marlborough)가 떠오를 때 참여했던 개척자 중 한 명입니다. 지난 40년간 말보로에서 와인을 양조해왔고, 1990년대에 클라우디 베이(Cloudy Bay) 옆에 가족 경영 부티크 와이너리를 설립해서 자신의 열정과 경험이 담긴 와인을 생산해 왔죠.

 

Welcome - Allan Scott

BLACK IN FASHION Black Label Chardonnay and Pinot Noir is everything you come to expect of our White Label – elegant Charm and uncompromised Quality, with a touch more Provenance, Edginess and Sophistication for those who throw caution to the wind. ON SALE

allanscott.com

풍부한 양조 경험과 말보로의 떼루아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진 앨런 스캇의 소비뇽 블랑 와인과 피노 누아 와인은 비슷한 가격대의 뉴질랜드 와인 중 따라올 만한 와인이 거의 없을 만큼 훌륭합니다. 그런 앨런 스캇에게 센트랄 오타고는 또 다른 뛰어난 피노 누아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천혜의 땅으로 보였을 겁니다. 그리고 그의 선택과 노력으로 우리는 또 하나의 매력적인 피노 누아 와인을 맛볼 수 있게 되었죠. 

스캇 베이스 피노 누아(Scott Base Pinot Noir) 2018은 1994년에 조성한 스캇 베이스(Scott Base) 포도밭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로 만들었습니다. 모래와 미사토, 양토로 이루어진 계단식 포도밭에서 세심한 관리를 받으며 영근 피노 누아를 손으로 수확한 후 포도송이 채 발효했죠. 30일간 알코올 발효하면서 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 과일 성분을 뽑아냈고,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0개월간 숙성했습니다. 새 오크통 비율은 30%이죠. 숙성 후에 찌꺼기를 가볍게 걸러낸 후 병에 담았습니다.

참고로 레이블에 그려진 붉은 십자 표시는 십자가가 아니라 포도원 옆의 사거리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맑고 연한 루비색입니다. 말린 체리와 크랜베리 향에 향신료와 구수한 흙, 젖은 낙엽 향이 나오고, 동물 누린내와 버섯, 타임(thyme) 등의 향도 풍깁니다. 시간이 흐르면 태운 콩과 산딸기, 딸기, 사향, 팔각, 죽순, 연필심, 붉은 체리, 박하 같은 향들이 차례차례 올라옵니다. 다양한 종류의 향이 풍성하게 나오네요. 

매끄러우면서 스르륵 녹는 듯한 탄닌은 마치 실크처럼 부드럽고 탄력적입니다. 드라이하며 말린 붉은 체리와 크랜베리가 생각나는 새콤달콤한 산미가 침을 샘솟게 합니다. 붉은 베리류 과일의 맛이 진하고 부엽토와 낙엽, 버섯 등의 풍미가 다양한 맛을 느끼게 해 줍니다. 관능적이면서 순수한 모순적인 맛이 함께 하고 알코올은 딱 알맞은 기운을 지녔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어두운 흙과 젖은 낙엽, 동물성 풍미가 어우러지면서 더욱 복합적인 풍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여운은 길고 붉은 베리와 허브 풍미가 이어집니다. 

부드럽고 매끈하게 익은 탄닌과 말린 붉은 과일 맛이 나는 새콤한 산미, 알맞은 힘을 가진 13%의 알코올이 멋진 균형을 이룹니다. 붉은 베리류 과일의 풍미가 제일 강하지만, 다른 풍미들도 멋진 조화를 이뤄서 계속 손이 가도록 만듭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4월 17일 시음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