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독일] 붉은 과일에 싱그러운 허브와 향신료를 살짝 곁들인 느낌 - Weingut Aldinger Spätburgunder 2016

까브드맹 2020. 1. 8. 11:05

Weingut Aldinger Spatburgunder 2016

바인구트 알딩어(Weingut Aldinger)의 슈패트부르군더(Spätburgunder 2016은 독일의 뷔르템베르크(Württemberg)에서 재배한 슈패트부르군더(Spätburgunder) 포도로 만든 VDP. 굿츠바인(Gutswein) 등급의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바인구트 알딩어는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Baden-Württemberg) 주의 슈투트가르트(Stuttgart)에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슈투트가르트 일대의 여러 포도밭이 있고, 다양한 떼루아에서 재배한 리슬링(Riesling)과 슈패트부르군더, 렘베르거(Lemberger) 등을 포함한 12종의 포도로 여러 가지 와인을 생산하죠.

바인구트 알딩어 슈패트부르군더 와인은 와이너리의 가장 대중적인 슈패트부르군더 와인입니다. 뷔르템베르크의 포도밭에서 수확한 슈패트부르군더 포도로 만들었죠. 독일 남쪽에서 흐르는 마인(Main)강과 다뉴브(Danube)강 사이에 있는 뷔르템베르크는 최근 30년간 와인 생산량이 2배나 늘어난 신흥 와인 생산지입니다. 화이트 와인도 만들지만, 전체 생산량의 66%가 레드 와인일 만큼 전통적인 레드 와인 생산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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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슈패트부르군더는 피노 누아(Pinot Noir)를 독일에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Late Burgundian"가 되는데 "(익는 것이) 늦은 부르고뉴" 정도의 뜻이 됩니다. 피노 누아는 조생종이지만, 더 일찍 익는 프루부르군더(Frühburgunder = Early Burgundian)가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은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탈리아에서는 피노 누아를 피노 네로(Pinot Nero)라고 부르는데 프랑스처럼 포도의 색깔을 따라서 붙인 것입니다. Nero와 Noir는 영어로 Black이라는 뜻이거든요.

수확한 포도를 5일간 차가운 탱크에 둬서 과일 향이 더 잘 나오도록 냉장 침용(cold maceration)한 후에 3주간 천천히 발효하면서 탄닌과 색소를 뽑아냈습니다. 숙성은 오크통에서 4개월간 했습니다.

 

 

독일에는 VDP(파우데페)라는 와인 협회가 있습니다. 풀어서 쓰면 Verband Deutscher Prädikats- und Qualitätsweingüter이고 "독일 프라디카츠(Prädikat) & 콸리테츠바인(Qualitätswein) 생산자 협회"라는 뜻입니다. 1910년에 설립했으며 독일 최고의 와인 생산자 200여 개가 참여하고 있죠. 이들이 만드는 와인은 독일 전체 와인 생산량의 4%가량을 차지합니다. 병목에 아래와 같은 독수리 마크를 달고 있어서 쉽게 알아볼 수 있죠.

VDP 마크
(이미지 출처 : https://www.vdp.de/en/der-vdp/the-history-of-the-vdp/)

VDP에서는 독일 와인 법과 별개로 자신들만의 등급을 제정해서 사용합니다. 이 와인은 VDP 등급에서 가장 낮은 굿츠바인으로 부르고뉴와 비교하면 부르고뉴 지역(Régionales) 등급 와인 정도쯤 됩니다. 수확량이 헥타르당 75헥토리터를 넘으면 안된다는 규정을 따라서 만든 것이죠.

3. 와인의 맛과 향

Weingut Aldinger Spatburgunder 2016의 색

가운데는 조금 연한 루비색, 테두리는 석류석 빛이 완연합니다. 딸기와 덜 익은 레드 체리 같은 과일 향을 주로 풍깁니다. 풀잎과 향신료 향도 약하게 나오네요. 시간이 지나면 흙과 동물성 향 같은 숙성 향도 약하게 올라옵니다.

부드럽고 깔끔하며 가볍습니다. 구조도 짜임새 있고 좋습니다. 다만 탄산 기운이 약하게 있어서 시간을 두고 날려버려야 합니다. 드라이하며 딸기와 산딸기가 떠오르는 산미가 귀엽습니다. 붉은 과일의 단 풍미가 살짝 나오고 연기의 쓴맛도 기분 좋게 나타납니다. 허브와 향신료 느낌도 있군요. 알코올의 기운은 탄닌과 산도의 수준에 맞춰서 적당합니다. 신맛은 마시는 내내 점점 좋아집니다. 제법 여운도 있고 딸기와 덜 익은 체리, 허브 느낌을 남겨줍니다.

 

 

부드럽고 얇은 탄닌과 귀엽고 풍성한 산미, 12.5%의 알코올이 알맞게 균형을 이룹니다. 맛있고 깨끗한 붉은 과일 중심의 풍미에 향신료와 허브 풍미가 살짝 곁들여진 맛도 좋습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그릴에 굽거나 삶은 닭고기 요리, 이베리코 흑돼지, 돼지고기와 상추쌈, 미트 소스를 사용한 파스타와 피자, 차돌박이, 표고버섯볶음과 새송이 구이, 육전과 동그랑땡 같은 한식, 까망베르와 브리처럼 부드러운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20년 1월 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