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더스 인 암스(Brothers in Arms) 와이너리의 브라더스 인 암스 쉬라즈(Brothers in Arms Shiraz) 2003은 호주의 플레리유 페닌슐라 지구(Fleurieu Peninsular Zone)에 있는 랭혼 크릭(Langhorne Creek)에서 재배한 쉬라즈(Shiraz)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보관과 재고 문제로 우리가 와인 샵에서 구매하는 와인은 대부분 마시기에 이른 것들입니다. 장기숙성해야만 하는 고급 와인은 특히 더 그렇죠. 그래서 많은 분이 장기숙성한 고급 와인의 진정한 매력을 모를 때가 많습니다.
만일 이런 고급 와인이 절정의 시기에 있을 때 마신다면 그 맛과 향은 얼마나 훌륭할까요? 얼마 전 마신 브라더스 인 암스 쉬라즈 2003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브라더스 인 암스 쉬라즈 2003을 만든 브라더스 인 암스 와이너리는 1882년 윌리엄 폼비(William Formby)가 남호주 랭혼 크릭의 메탈라 빈야드(Matala Vineyard)를 구매하고, 1891년에 아들인 아서 폼비(Arthur Formby)가 포도나무를 재배하면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심은 포도나무는 지금도 잘 자라며 매년 포도송이가 열리며, 포도밭 면적은 85헥타르나 됩니다. 85헥타르 중 쉬라즈와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밭이 각각 40헥타르이고, 나머지 포도밭에는 말벡(Malbec)과 쁘띠 베르도(Petit Verdot)가 자라죠.
2. 와인 양조
브라더스 인 암스 와이너리에서는 셈퍼 피델리스(Semper Fidelis), 사이드 바이 사이드(Side by Side), 아비터(Arbiter) 등등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며, 국내에선 킬리빙빙(Killibinbin) 씨리즈와 폼비스 런(Formby's Run)이 유명하죠. 하지만 브라더스 인 암스를 대표하는 와인은 브라더스 인 암스 까베르네 소비뇽과 브라더스 인 암스 쉬라즈입니다.
브라더스 인 암스 쉬라즈 2003은 메탈라 빈야드에서 자라는 올드 바인 쉬라즈(Old Vine Shiraz)의 포도로 만드는 싱글 빈야드 와인입니다. 당분과 산미가 진하게 농축된 포도를 발효한 후 프랑스와 미국산 바리끄(barriques) 오크통에서 15개월간 숙성하죠. 새 오크통의 비율은 50%이며 나머지 50%는 1~2년 된 중고 오크통입니다.
2008년 샌프란시스코 와인 경연대회(San Fransisco Wine Competition)에서 은상을 받았고, 와인스테이트 매거진 월드 그레이티스트 쉬라즈 챌린지 "V"(Winestate Magazine World's Greatest Shiraz Challenge "V") 2010에서 3 스타를 받았죠.
3. 와인의 맛과 향
매우 진한 석류석 색입니다.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과 구수한 흙, 부드러운 초콜릿, 우아하고 향긋한 오크와 삼나무 향을 풍깁니다. 상쾌한 박하 향도 조금 나오고, 호주 와인답게 시원하고 달콤한 유칼립투스 향도 있군요. 점차 진한 산딸기와 크랜베리 향이 올라오고, 녹색 후추 같은 시원한 향신료 향도 퍼집니다. 제비꽃 향도 나타납니다. 우아하고 다양하며 질리지 않는 향의 변화가 아주 매력적인 와인으로 지금 절정의 상태입니다.
부드럽고 매끈하면서 마신 후엔 탄탄한 질감과 굳건한 탄닌을 느낍니다. 구조는 매우 치밀하고, 지나치게 억세지 않으면서 굳센 힘을 가졌습니다.
드라이하면서 조금 짠 맛과 함께 검은 과일의 신맛이 풍성하게 나옵니다. 서양 자두와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의 달콤한 풍미와 함께 박하와 유칼립투스의 시원하고 단 풍미가 맛있습니다. 여기에 다크 초콜릿과 향긋한 타임(thyme), 잘 그을린 나무, 태운 짚의 풍미는 복합적인 맛을 만들어냅니다. 굳건하고 탄탄하지만, 무뢰배처럼 억세지 않고 잘 훈련된 기사처럼 노련하고 절제된 강인한 힘입니다. 점차 붉은 과일의 산미와 달콤한 풍미가 두드러지고, 다양한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루며 어우러져 더욱더 맛있어집니다. 여운은 매우 길고 박하와 유칼립투스 느낌이 주로 나옵니다. 검은 과일 풍미도 함께 나오고요.
아주 잘 숙성했고 아직도 힘이 살아있는 탄탄한 탄닌과 풍성하고 진한 산미, 14.5%이나 입에는 알맞은 알코올이 멋진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지금 마시기에 최적의 상태입니다. 마시는 내내 계속 변화하는 맛과 향이 아주 흥미를 돋웁니다. 모던 스타일 이전의 올드 스타일 쉬라즈 와인의 매력적인 맛을 느끼고 싶은 분께 추천합니다.
시중에선 브라더스 인 암스 쉬라즈 2005를 주로 보실 수 있을 겁니다. 2005도 빈티지가 좋고 멋진 와인이지만, 너무 진하고 강해서 아직 마시기엔 이릅니다. 적어도 5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봅니다.
이 와인과 잘 어울리는 음식은 양고기와 소고기 바비큐처럼 직화로 구운 고기 요리, 곱창과 내장 요리,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육류 요리, 채소 구이,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9년 12월 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