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평범하지만 친구처럼 행복해지는 - Ruffino Chianti 2007

까브드맹 2010. 5. 2. 23:44

루피노 끼안티 2007

1. 루피노(Ruffino)

루피노는 이탈리아 끼안티 와인의 대표 주자입니다. 1877년에 이탈리아 토스카나(Toscana)에서 시작된 루피노는 1881년 밀라노 전시회에서 금메달을 수상하고, 1884년 니스 전시회에서도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1895년 보르도 전시회에서도 금메달을 수상하여 이탈리아 토스카나 와인을 전 유럽에 알렸습니다.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던 루피노는 2차 세계대전 후에 끼안티 클라시코(Chianti Classico),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와 같은 토스카나의 유명 와인 생산지의 포도원을 매입했고, 여기서 우아하고 훌륭한 와인들을 생산해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현재 루피노는 토스카나의 7개 주요 포도원과 9개의 작은 포도 재배지를 포함하여 총 1,500 헥타르의 땅을 갖고 있으며, 이중 600 헥타르의 포도원에서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국내에도 2만 원 전후의 대중적인 와인부터 20만 원이 넘는 고급 와인까지 다양한 루피노 와인이 수입되어 있어 마트나 와인 샵에서 쉽게 루피노 와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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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시음기

루피노 끼안티 DOCG는 2만 원 전후의 가격으로 살 수 있는 대중적인 끼안티 와인입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주의 끼안티(Chianti) 지역에서 수확한 산지오베제(Sangiovese) 90%와 까나이올로(Canaiolo) 10%로 만드는 DOCG 등급 와인이죠.

잔에 따르면 옅고 맑은 루비빛의 색과 가벼운 체리 향, 새콤한 딸기 향, 그리고 앵두의 느낌이 나옵니다. 살짝 단 기운과 함께 부드럽고 마시기 편한 농도의 바디를 지녔고, 쉽고 편안하게 넘어가는 질감이 특징이죠. 탄닌의 떫은맛은 끝에서 약하게 느껴질 뿐입니다. 산도와 탄닌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며 입 안에서 짜릿한 느낌을 주는데, 고급 와인에서 느껴지는 큰 감동은 아니지만 평범하면서 잔잔한 기쁨을 주는 느낌입니다. 입에서 자그마한 행복이 솟구치는 듯하죠. 약간의 신맛을 이겨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맛있는 와인으로 마실수록 즐겁고 손이 가는 부담 없는 스타일입니다.

잘 생기지도, 돈이 많지도, 똑똑하지도 않고 평범하지만 같이 있으면 즐거운 친구, 행복해지는 친구랄까요? 언제 어느 음식을 먹든 곁들여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친밀감이 느껴지는 와인입니다. 중저가의 대중적 와인이다 보니 맛과 향을 끝까지 유지하는 힘은 약한 편이지만, 친구랑 함께 마신다면 "마신 지 한 시간도 안되어 다 비워버릴 듯한 기세.jpg"의 와인이므로 별 문제 안될 듯합니다.

치즈 토핑을 듬뿍 얹은 피자, 파스타, 그라탱,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중국 요리, 불고기 등과 잘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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