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고대 품종이 보여주는 섬세하고 우아한 느낌 - Terredora di Paolo Aglianico IGT 2009

까브드맹 2019. 2. 5. 12:00

Terredora di Paolo Aglianico IGT 2009

떼레도라 디 파올로(Terredora di Paolo)의 알리아니꼬(Aglianico) IGT 2009는 이탈리아 깜빠니아(Campania)주에서 재배한 알리아니꼬(Aglianico) 포도로 만든 IGT(Indicazione Geografica Tipica, 생산 지역 표시 와인)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떼레도라 디 파올로

떼레도라 디 파올로는 이탈리아 남부 깜빠니아주의 아벨리노(Avellino)에 있는 와인 생산자입니다. 설립자인 월터 마스트로베라르디노(Walter Mastroberardino)는 아버지 안젤로(Angelo)와 형 안토니오(Antonio)와 함께 깜빠니아의 와인 르네상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마스트로베라르디노 가문은 깜빠니아에서 11대째 와인을 생산해왔지만, 필록세라(Phylloxera)와 1, 2차 세계 대전, 경제 대공황 등으로 와이너리가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안토니오와 월터 형제는 황폐해진 와이너리를 되살리려고 밤낮으로 노력했죠. 20년에 걸쳐 지역의 가장 좋은 포도밭을 꾸준히 구매하는 한편 당시 이탈리아 와인 생산자 사이에서 유행하던 국제 품종을 선택하지 않고 남부 이탈리아의 고대 품종인 피아노(Fiano)와 그레꼬 디 투파(Greco di Tufa), 알리아니꼬를 되살리기 위해 힘썼습니다.

반응형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탈리아 정부는 1992년에 알리아니꼬 포도로 만드는 타우라시(Taurasi) DOCG를 제정했고, 2003년에는 피아노 디 아벨리노(Fiano di Avellino) DOCG와 그레꼬 디 투파 DOCG를 제정했죠. 영국의 유명 와인 평론가인 휴즈 존슨(Hugh Johnson)은 고대 품종의 부활을 위해 노력한 안토니오의 업적을 기려 그에게 "진정한 포도 재배 고고학자(True viticultural archaeologist)"란 칭호를 헌정합니다.

안타깝게도 두 형제는 아버지가 사망한 후에 갈라섭니다. 안토니오는 가문과 와이너리 이름을 물려받고, 월터는 가문의 가장 훌륭한 포도밭을 상속받죠. 그 후 1994년에 월터는 떼레도라 디 파올로를 설립합니다. 경험과 전통을 결합하면서 떼레도라는 자신의 역사와 지역 포도밭의 현대적인 혁신, 기술 지식, 존경스러울 만큼 헌신적인 와인 양조팀을 소개해왔고, 가장 품질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전통적인 포도 재배법을 홍보해왔습니다. 떼레도라 와이너리는 월터의 아내인 도라 마스트로베라르디노(Dora Mastroberardino)에게 헌정되었고, 현재 파올로(Paolo), 루치오(Lucio), 다니엘라(Daniela) 세 자녀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2. 와인 양조

떼레도라 디 파올로의 알리아니꼬 2009는 떼레도라 디 파올로의 클래식스(Classics) 씨리즈에 속한 와인입니다. 깜빠니아주 이르피니아(Irpinia)와 산니오(Sannio)에서 재배한 알리아니꼬 포도로 만들었죠. 알코올 발효와 젖산 발효, 숙성은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이뤄졌습니다. 레드 와인치고 낮은 편인 16℃에서 마시라고 생산자는 이야기합니다.

2009 빈티지는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의 와인 애드버킷(Wine Advocate)에서 88+점, 스티븐 탄저(Stephen Tanzer)의 IWC(International Wine Cellar)에서 90점을 줬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중간보다 조금 옅은 루비색입니다. 체리와 자두가 떠오르는 과일 향을 풍기고 타임(thyme) 같은 허브와 나무, 식물성 향이 나옵니다. 나중엔 고소한 견과류와 기름진 향을 풍깁니다.

 

 

거칠지 않은 탄닌이 탄탄한 느낌을 줍니다. 유리처럼 얇은 구조감은 섬세하고 우아합니다. 드라이하며 홍차처럼 씁쓸한 맛이 납니다. 산미는 풍부한 과일 풍미와 함께 도드라지네요. 체리와 신 자두, 붉은 사과 같은 과일 풍미가 강렬하며, 약간 있는 식물성 풍미도 인상 깊습니다. 과일 풍미가 강하지만, 전체적으로 복합적인 와인입니다. 마신 후 이어지는 여운도 길고 과일 위주의 느낌도 좋습니다.

인상적인 산미와 드라이하고 씁쓸한 맛, 섬세하며 부드러운 탄닌, 적당한 알코올의 균형과 조화가 좋습니다.

함께 마시기 좋은 음식은 차가운 햄, 올리브유와 채소, 치즈를 사용한 지중해 요리, 닭고기 요리, 미트 소스 파스타와 알리오 올리오 파스타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3년 7월 26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