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냐 콘차 이 토로(Vina Concha y Toro)의 돈 멜초르(Don Melchor) 1998은 칠레 센트럴 밸리 리전(Central Valley Region)의 하위 생산지인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으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콘차 이 토로(Concha Y Toro)는 칠레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입니다. 여러 단계의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며, 우리나라에선 "악마의 와인"이란 별명을 가진 까시예로 델 디아블로(Casillero del Diablo)로 많이 알려진 회사이기도 하죠.
돈 멜초르는 칠레 역사의 황금기에 활동했던 정열적인 정치가이며 콘차 이 토로를 설립한 돈 멜초르 드 콘차 이 토로(Don Melchor de Concha y Toro)를 기념하여 만든 와인입니다. 양토(loam)와 돌로 이뤄진 해발 650m의 푸엔토 알토(Puente Alto) 포도밭에서 자란 까베르네 소비뇽을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에서 10일 동안 발효하고, 20일간 포도 껍질에서 색소와 탄닌을 추출해서 만들었습니다. 발효가 끝난 후 각 통의 와인을 시음하고 혼합한 다음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13개월간 숙성했죠. 새 오크통 사용 비율은 68%입니다.
병에 담긴 채 35년 이상 숙성 가능합니다. 영국의 유명 와인 잡지인 디캔터(Decanter) 점수는 95점입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중간보다 조금 진한 가넷 색입니다. 색이 매우 예쁘네요. 블랙 체리와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 향이 나오고 향긋하고 우아한 소나무 향을 풍깁니다. 정향과 육계피, 감초 같은 질 좋은 향신료 향과 견과류 향도 있습니다.
부드럽고 우아합니다. 잘 짜인 구조는 비단처럼 섬세하네요. 드라이한 맛에 우아하고 섬세하며 조심스러운 신맛이 딱 적당합니다. 향과 달리 맛에선 말린 검붉은 과일 풍미가 가득하고, 향긋한 나무 풍미와 정향, 육계피 같은 정교한 향신료 풍미가 좋습니다. 비릿한 식물성 풍미나 조잡한 맛은 전혀 없네요. 아름다운 처녀신 같은 느낌입니다. 우아하면서 길게 이어지는 여운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만족스러운 맛입니다.
드라이한 맛과 마른 과일을 비롯한 향긋한 과일 풍미, 강도와 양에서 딱 알맞은 산미, 13.3%의 적당한 알코올, 우아한 여운까지 모든 면에서 거의 완벽합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같은 붉은 육류, 돼지고기와 닭고기 같은 백색 육류, 미트 소스 파스타, 고기 파이(pâté), 소와 염소젖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아주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3년 9월 14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