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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샤토 바따예의 또 다른 한 쪽 - 샤토 오-바따예(Chateau Haut-Batailley)

까브드맹 2018. 12. 30. 08:00

샤토 오-바따예의 레이블
(이미지 출처 : https://specsonline.com/wp-content/uploads/2018/11/000000852879.jpg)

1. 샤토 오-바따예의 역사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분류(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의 5등급 샤토인 샤토 오-바따예는 프랑스 보르도의 뽀이약(Pauillac) 마을에 있습니다. 이 샤토는 1932년에 프랑소아(François)와 마흐셀 보리(Marcel Borie) 형제가 구매했고, 1942년에 유산 상속에 따른 문제를 방지하려고 2개의 포도원으로 분리되기 전까지 샤토 바따예(Château Batailley)의 일부였죠.

샤토 바따예
(샤토 바따예입니다)

상속 과정에서 현재 샤토 바따예에 속하지 않은 작은 부분이 프랑소아 보리에게 넘겨졌고, 그는 보르도 그랑 크뤼 4등급 와인인 샤토 뒤아르-밀롱(Chateau Duhart-Milon)으로부터 구매한 땅을 샤토 오-바따예의 포도밭과 합쳤습니다.

1953년에 프랑소아 보리가 사망한 후에 딸인 프랑소아즈 드 브레스트-보리(Françoise de Brest-Borie)가 샤토 오-바따예를 물려받았지만, 경영은 그녀의 오빠이며 샤토 뒤크뤼-보까이유(Château Ducru-Beaucaillou)의 주인인 장-유젠 보리(Jean-Eugène Borie)가 맡았죠. 보리 가문은 샤토 오-바따예와 샤토 뒤크뤼-보까이유 뿐만 아니라 샤토 그랑-퓌-라꼬스테(Château Grand-Puy-Lacoste)도 소유한 보르도의 와인 명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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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샤토 오-바따예의 와인

와인 시장에서 샤토 오-바따예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샤토에 양조장만 있을 뿐 그럴듯한 건물이 없고, 유명한 샤토들을 따라 놓인 와인 길(Route du Vin)에서 멀리 떨어졌기 때문이죠. 또한, 강한 향과 묵직한 질감, 긴 여운을 가진 다른 뽀이약 와인과 달리 가볍고 지나치게 부드러운 것도 샤토 오-바따예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와인이 가볍다 보니 다른 뽀이약 와인은 보통 10년 정도 지나야 충분히 숙성하지만, 샤토 오-바따예는 대부분 10년이 훨씬 못 되어도 충분히 숙성하곤 합니다. 그래서 뽀이약 와인의 진하고 탄탄한 맛을 좋아하는 분에게 샤토 오-바따예는 별로 매력적인 와인이 못됩니다. 이렇게 농축미와 힘이 전체적으로 떨어지지만, 로버트 M. 파커 Jr는 샤토 오-바따예의 2000, 1996, 1995 빈티지는 농축미가 뛰어나고 움켜쥐는 힘이 있다고 말합니다.

재미있게도 샤토 오-바따예는 국내 와인 샵에서는 종종 보입니다. 명색이 그랑 크뤼여서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와인이면서, 다른 그랑 크뤼보다 싼 편이라 제법 많이 구매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래 보관할 필요 없이 이른 시일 안에 마실 수 있고, 맛이 가볍고 부드러운 것도 국내 와인 소비자에겐 장점으로 작용하는 것 같고요.

 

 

3. 샤토 오-바따예의 포도밭

총 22헥타르의 포도밭 중에서 65%는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25%는 메를로(Merlot)를, 나머지 10%는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을 재배합니다. 포도나무의 식재 밀도는 헥타르당 1만 그루로 촘촘하며, 수확량은 헥타르당 50헥토리터로 다른 그랑 크뤼와 비슷합니다.

기계를 쓰지 않고 손으로 수확하며, 온도 조절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발효조에서 16~20일간 알코올 발효하고 포도 껍질에서 색소와 탄닌을 추출하는 침용 과정을 거칩니다. 그 후 16~20개월간 오크 숙성하는데, 이때 새 오크통의 사용 비율은 30~50% 정도입니다. 숙성을 마친 후엔 가볍게 여과한 다음 병에 담아 시장에 내놓죠. 시음 적기는 병에 담은 후 4~20년 사이입니다.

같은 마을의 그랑 크뤼인 샤토 퐁테-카네(Chateau Pontet-Canet)의 시음 적기가 생산 후 8~30년 정도, 샤토 린쉬-무싸(Chateau Lynch-Moussas)가 생산 후 4~10년 사이인 것과 비교하면 숙성 능력은 중간 정도 됩니다.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분류에 속한 5등급 와인과 기타 유명 그랑 크뤼 와인의 연간 생산량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분류에 속한 5등급 와인과 기타 유명 그랑 크뤼 와인의 연간 생산량)

샤토를 대표하는 그랑 뱅(Grand Vin)인 샤토 오-바따예의 생산량은 매년 약 1만 상자(11만 병)이며, 세컨드 와인인 샤토 라 투르 다스픽(Chateau La Tour d'Aspic)의 매년 약 1,700상자(3,500병) 정도입니다.

샤토 오-바타예의 시음기는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프랑스] 나무와 향신료와 과일향의 삼중주 - Chateau Haut-Batailley 2007

● 생산 지역 : 프랑스 > 보르도(Bordeaux) > 오-메독(Haut-Medoc) > 뽀이약(Pauillac)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5%, 메를로(Merlot) 25%,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 ● 등급 : AOC Pauillac ● 어

aligalsa.tistory.com

 

[프랑스] 역시 나무와 향료와 과일향의 삼중주 - Chateau Haut-Batailley 1999

● 생산 지역 : 프랑스 > 보르도(Bordeaux) > 오-메독(Haut-Medoc) > 뽀이약(Pauillac)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5%, 메를로(Merlot) 25%,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 ● 등급 : AOC . Bordeaux Wine

aligalsa.tistory.com

※ 국내의 많은 웹사이트에서 샤또 오-바따이로 표기하고 있지만, 샤토 오-바타예가 더 맞는 발음이므로 오-바타예로 적습니다.

<참고 자료>

1. 영문 위키피디아 샤토 오-바따예 항목

2. 로버트 파커 저, 손진호 외 역, 로버트 파커의 보르도 와인, 서울 : (주)바롬웍스, 2007

3. 와인 21닷컴 샤토 오-바따예 2007 항목

4. 기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