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역시 나무와 향료와 과일향의 삼중주 - Chateau Haut-Batailley 1999

까브드맹 2012. 9. 3. 06:33

샤토 오-바따예 1999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분류(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의 5등급 샤토인 샤토 오-바따예는 프랑스 보르도의 뽀이약(Pauillac) 마을에 있습니다. 샤토 오-바따예 1999 빈티지는 뽀이약의 포도밭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포도 65%에 메를로(Merlot) 25%와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를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1. 샤토 오-바따예 1999

샤토 오-바따예는 1932년에 프랑소아(François)와 마흐셀 보리(Marcel Borie) 형제가 구매했고, 1942년에 유산 상속에 따른 문제를 방지하려고 2개의 포도원으로 분리되기 전까지 샤토 바따예(Château Batailley)의 일부였죠. 샤토 오-바따예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링크 글을 참조하세요.

1999년 보르도 지역은 전체적으로 기후가 불순했습니다. 습도가 너무 높고 비정상적으로 더웠기에 훌륭한 걸작이라고 할 만한 와인이 많이 생산되지 못했죠. 특히 9월 20일 이후 한동안 비가 내리면서 수확을 서둘렀던 뽀므롤의 샤토 라플뢰르(Chateau Lafleur)나 그라브의 샤토 오-브리옹(Chateau Haut Brion)을 뺀 많은 샤토에서 쓸만한 포도를 수확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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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포도 수확량은 많았기에 각 샤토에서는 예년보다 훨씬 엄격하게 선별 작업을 했죠. 이로 인해 안 좋았던 빈티지인데도 뛰어난 와인을 만든 샤토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마고(Margaux) 마을의 많은 샤토가 안정된 품질의 와인을 생산했기에 준 정상급의 1999년 보르도 와인 중 상당수를 이곳에서 찾아볼 수 있죠.

8, 9월의 높은 기온은 와인의 맛과 향에 영향을 미쳐서 1999 빈티지의 보르도 와인은 달콤한 풍미와 낮은 산도, 실크처럼 부드러운 탄닌을 가졌습니다. 반면에 불쾌한 풀 맛이나 거친 맛은 나타나지 않는 편이죠. 다만 처음에는 맛과 향이 좋으나 뒤로 갈수록 뭔가 허전하고, 여운에서 탄닌 맛이 강하며, 알코올 풍미가 심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이러한 단점을 갖게 된 것은 역시 수확기에 많이 내린 비로 인해 포도즙이 묽게 되었기 때문이죠.

샤토 오-바타예(Chateau Haut-Batailley) 1999 빈티지도 이러한 영향을 받아 그리 뛰어난 편이 못됩니다. 로버트 M 파커 Jr는 1999 빈티지에 대해 87점을 줬고, 다음과 같은 평가를 내렸습니다.

"1999년 산은 여운이 앙상하고, 응축되어 있긴 하지만, 우아하고 달콤하며 향기로운 블랙커런트 향이 토스트, 삼나무, 말린 허브의 향과 어우러진다. 미디엄 바디의 뽀이약 와인이며, 생산 후 10년 동안 가장 맛이 좋다. 최종시음 2002년 3월"

 

 

2. 와인의 맛과 향

샤토 오-바따예 1999의 코르크
코르크의 모습. 와인의 색소가 끝부분에만 모여 있고, 전체적으로 매끈하고 깨끗해서 보관 상태가 좋은 걸 알 수 있습니다.

중심은 루비색이며, 주변부는 살짝 가넷 색을 띱니다. 체리와 라즈베리, 자두 같은 검붉은 과일 향이 나오며 블랙커런트 향도 살짝 풍깁니다. 시원한 허브 향이 있고, 오크와 삼나무 같은 나무 향과 함께 백단(白檀)처럼 향긋한 나무에서 우러나오는 나무 수지 향이 아주 좋습니다. 나무 수지 향에서 파생되는 향냄새도 느낄 수 있습니다.

무려 13년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탄닌의 떫은맛이 남아 있습니다. 이로 인해 입을 조여주는 감각을 느낄 수 있죠. 중간 이상의 무게와 밀도를 지녔고, 탄탄하고 강한 구조는 얇은 철판 같은 느낌을 줍니다. 오-바타예의 시음 적기는 생산 후 4~20년 정도이므로 이 와인의 탄닌이 충분히 숙성했을 시간이지만, 구매 후 바로 와인셀러에서 보관했기에 아직도 어린 모습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아직 더 두어야 하며 5년 정도 지난 후엔 더 좋은 맛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산도는 높고 풍부하며 잘 숙성되었습니다. 입에 강렬한 인상을 주고, 체리와 자두의 풍미와 함께 블랙커런트의 느낌도 살짝 나옵니다. 시원하고 향긋한 나무 수지 맛도 잘 어우러져 있죠. 지금도 맛있지만, 몇 년 뒤엔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듯합니다. 여운이 제법 길게 이어지고 느낌도 좋으나, 남는 느낌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와인과 빈티지 자체의 한계인 듯하군요.

각 요소의 균형은 좋으나 그 이상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합니다. 아쉬움이 남습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등심구이와 안심, 갈비, 양 갈비, 고기 스튜, 경성 치즈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2년 7월 14일 시음했습니다.

다른 빈티지의 샤토 오-바따예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프랑스] 나무와 향신료와 과일향의 삼중주 - Chateau Haut-Batailley 2007

● 생산 지역 : 프랑스 > 보르도(Bordeaux) > 오-메독(Haut-Medoc) > 뽀이약(Pauillac) ● 품종 :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65%, 메를로(Merlot) 25%,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0% ● 등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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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샤토 바따예의 또 다른 한 쪽 - 샤토 오-바따예(Chateau Haut-Batailley)

1. 샤토 오-바따예의 역사 1855년 보르도 와인 공식 등급 분류(Bordeaux Wine Official Classification of 1855)의 5등급 샤토인 샤토 오-바따예는 프랑스 보르도의 뽀이약(Pauillac) 마을에 있습니다. 이 샤토는 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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