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생산지

[칠레] 와인 생산지 개괄

까브드맹 2018. 5. 18. 10:00

칠레의 포도밭 모습

남미의 와인 강국인 칠레는 동쪽에 안데스산맥, 서쪽에 태평양이 있는 나라입니다. 남북의 길이가 4,000km나 되지만, 동서의 길이는 180km에 불과한 매우 기형적인(?) 국토를 갖고 있죠. 동쪽의 안데스산맥은 총 길이 7,000km, 평균 고도 4,000m에 달하는 매우 길고 높으며 험준한 산맥으로 칠레 국토를 따라 길게 뻗어 있습니다.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머금은 습기는 안데스산맥을 넘으면서 대부분 눈으로 내리는데, 이 눈이 녹은 물이 안데스산맥에서 바닷가로 흘러내리면서 칠레 곳곳에 강과 계곡을 만듭니다.

남북으로 국토가 아주 긴 칠레는 위도 차이가 매우 심해서 영토 안에 다양한 기후대가 나타납니다. 칠레의 기후는 크게 4가지로 나뉩니다. 북부는 사막기후, 중부는 지중해성 기후, 중부는 외곽 지역의 해양성 기후, 남부는 한대 기후의 빙하지대이죠. 와인 생산지는 당연히 포도 재배에 알맞은 지중해성 기후가 나타나는 중부와 그 외곽 지역에 몰려있으며, 와이너리도 주로 이곳에 있습니다. 중부 지역의 계곡들은 강이 흘러서 물 공급에 문제가 없고, 강 쪽으로 경사진 땅이 햇빛을 받기에 아주 좋아서 포도밭 대부분이 계곡을 따라 조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칠레 와인의 레이블을 보면 "~Valley" 표시가 많이 있는데, 이것은 와인에 사용한 포도를 재배한 포도밭이 레이블에 적힌 계곡에 있기 때문이죠.

칠레의 와인 생산지 지도
(이미지 출처 : http://www.chilean-wine.com/chileanwinecountry)

위의 그림은 칠레의 주요 와인 생산지를 보여줍니다. 주요 산지가 모두 다 'Valle de ~'식으로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는데, 'Valle'는 영어로 'Valley', 즉 '계곡'의 스페인어입니다. 이 산지 중에서 몇 군데만 특징을 간략히 살펴보자면,

1. 리마리 계곡(Limari Valley)

: 연중 온화한 기후, 여름의 뜨거운 태양, 리마리강 계곡에서 발생하는 안개 등으로 고급 와인을 생산하기 좋은 지역입니다.

2. 아콩카과 계곡

: 중부 지역의 북쪽에 있으며 아콩카과 계곡, 까사블랑카 계곡, 산 안토니오 계곡의 세 지역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1) 아콩카과 계곡(Aconcagua Valley)

: 재배하는 포도는 대부분 식용이며 와인 생산량은 별로 많지 않습니다. 샤도네이로 만든 고급 화이트 와인을 생산합니다.

2) 까사블랑카 계곡(Casablanca Valley)

: 칠레에서 가장 유명한 화이트 와인 생산지로 쇼비뇽 블랑의 품질이 가장 우수하며, 샤도네이의 품질도 우수합니다. 그 밖에 쎄미용, 게부르츠트라미너, 리슬링 등을 재배합니다.

3) 산 안토니오 계곡(San Antonio Valley)

: 가볍고 신선하며 과일 향이 풍부한 화이트 와인을 주로 생산합니다. 전체 생산량의 62%는 샤도네이와 쇼비뇽 블랑입니다.

3. 센트럴 계곡(Central Valley)

: 칠레 와인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곳으로 수출하는 칠레 와인의 40%가 이곳에서 나옵니다. 크게 마이포 밸리, 라펠 밸리, 쿠리코 밸리, 마울레 밸리로 나뉘는데 몇몇 작은 산지도 포함됩니다.

1) 마이포 밸리(Maipo Valley)

: 19세기부터 와인을 생산한 칠레 와인의 본 고장으로 전통 있는 와이너리가 많습니다. 칠레에서 가장 좋은 까베르네 쇼비뇽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메를로, 까르메네르, 샤도네이도 많이 재배합니다.

2) 라펠 밸리(Rapel Valley)

: 중부 지역에서 포도 재배지가 가장 넓은 곳으로 이상적인 와인 생산 조건을 갖춘 곳입니다. 뛰어난 까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 까르메네르 와인을 생산하는 꼴차구아 밸리 존(Colchagua Valley Zone)이라는 세부 지역이 있죠.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샤도네이, 쇼비뇽 블랑, 세미용 등을 재배합니다.

3) 쿠리코 밸리(Curico Valley)

: 19세기 초부터 와인을 생산한 곳으로 유명한 와인 회사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잘 알려진 몬테스(Vina Montes)사가 이곳에 있죠. 고도가 높고 다른 곳보다 기후가 훨씬 서늘해서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는 품질 좋은 포도를 많이 생산합니다. 주요 품종은 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까르메네르, 쇼비뇽 블랑입니다.

4) 마울레 밸리(Maule Valley)

: 칠레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로 다양한 토양 구조와 지중해성 기후 덕분에 여러 가지 포도 품종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대량 생산을 중요시하던 곳이라서 아직은 수확량이 많은 칠레 특산 포도인 빠이스(Pais)를 많이 재배합니다. 최근엔 까베르네 쇼비뇽이나 메를로 같은 국제 품종의 재배지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칠레의 특산 품종인 까르메네르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진 곳입니다. 

칠레 와인 중에서 생산지 이름이 센트럴 밸리(Central Valley)라고 표시된 와인 중 상당수가 이곳에서 수확한 포도를 사용합니다.

반응형

4. 이타타 계곡(Itata Valley)

: 스페인 식민지 시대부터 포도를 재배해서 포도 재배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칠레 내수 시장을 위한 빠이스 포도와 알렉산드리아 무스카델(Alexandria Muscatel) 같은 고전적인 품종을 많이 재배합니다. 주로 소규모 생산자가 와인을 생산하며 지역 내에서 대부분 소비됩니다. 따라서 이곳의 와인을 국내에서 마실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

5. 비오비오 계곡(Biobio Valley)

: 여름 기온이 비교적 낮고 연중 고루 비가 내리는 해양성 기후의 특성이 나타나는 곳입니다. 샤도네이, 게부르츠트라미너, 리슬링처럼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청포도 재배에 적합하며, 적포도 역시 피노 누아처럼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품종을 주로 재배합니다.

6. 말레코 계곡(Maleco Valley)

: 1995년에 새롭게 개발한 작은 지역으로 샤도네이 재배에 적합합니다. 약 5ha 정도의 포도밭에 샤도네이를 소량 재배하지만, 품질은 매우 뛰어나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