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생산지

[이탈리아] 베네토 > 발폴리첼라(Valpolicella)

까브드맹 2018. 3. 18. 17:30

발폴리첼라(Valpolicella)의 하늘과 땅

발폴리첼라(Valpolicella)는 가장 마시기 편한 이탈리아 와인 중 하나일 겁니다. 가볍고 신선하며 드라이한 레드 와인으로 새콤한 산미를 가졌으며, 약간 달콤한 느낌이 들 때도 있죠. 아무 때나 편하게 마시기 좋은 가볍고 향긋한 테이블 와인으로 식전주로 마셔도 좋고 주요리와 함께 먹어도 좋아 식사 전반에 걸쳐 잘 어울립니다. 

베네토주 발폴리첼라 지방의 위치

이탈리아 북동부의 가르다(Garda) 호수 동쪽에 베네토(Veneto) 지방이 있으며, 베네토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가 베로나(Verona)시입니다. 발폴리첼라는 베로나시 북쪽에 있는 큰 마을이며, 이 마을에서 생산하는 레드 와인의 이름이기도 하죠. 따로 떨어진 두 개의 계곡을 포함한 발폴리첼라 마을의 이름은 12세기 중반의 문서에서 찾아볼 수 있지만, 이름의 어원은 알려지지 않습니다. 학자들은 아마 '많은 지하창고의 계곡(the valley of many cellars)'을 뜻하는 라틴어인 'Vallis Cellis'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할 뿐이죠. 

가르다 호수 주변엔 빙퇴석으로 된 자갈이 많이 깔려있고, 아디제 유역의 평원 일대는 충적토와 함께 백운석으로 된 자잘한 자갈이 많습니다. 동쪽과 인근의 소아베(Soave) 지역엔 화산토도 깔려있죠. 기후는 남쪽과 동쪽을 향해 아디제(Adige) 강 유역에 다다를 때까지 점점 따뜻해집니다. 아디제 북쪽과 연결된 작은 구릉지에 있는 포도밭에는 구슬 모양의 자갈돌들이 깔려 있어 포도 재배에 유리합니다. 포도 성장기의 기온은 평균 23.6℃이며 강수량은 860mm 내외이죠.

발폴리첼라는 남동쪽의 아드리아해와 서쪽의 가르다(Garda) 호수의 영향으로 기온은 서늘하지만, 날씨는 고른 편입니다. 가장 서늘한 곳은 레시니(Lessini) 산의 북쪽 기슭으로 알프스산맥에서 남쪽으로 부는 차가운 바람을 그대로 받는 곳이죠. 하지만 이 바람 덕분에 포도알에 산미가 잘 축적되어 예로부터 좋은 와인을 생산했고, 지금은 전통 생산지를 뜻하는 끌라시코(Classico)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끌라시코 지역엔 발폴리첼라를 만드는 일곱 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일곱 마을 이름은

1. 뻬스칸티나(Pescantina)

2. 산 삐에트로 인 깔리아노(San Pietro in Cariano)

3. 네그라(Negrar)

4. 마라노 디 발폴리첼라(Marano di Valpolicella)

5. 푸마네(Fumane)

6. 산땀브로지오 디 발폴리첼라(Sant’Ambrogio di Valpolicella)

7. 산타나 달프래도(Sant’Anna d’Alfaedo)

입니다. 이 마을들에서 수확한 포도를 와인은 레이블에 'Classico'라는 표시를 넣을 수 있죠. 끌라시코 지역의 포도밭은 해발 150~450미터 사이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위의 일곱 마을뿐만 아니라 베로나의 구릉 지대에 있는 일라시(IIIasi)와 메짜네 디 소토(Mezzane di Sotto) 등의 14개 마을에서 생산하는 와인도 발폴리첼라 와인에 들어갑니다. 특히 베로나시 북쪽의 협소한 계곡과 구릉지대로 이뤄진 발판테나(Valpantena)에서 만드는 고급 와인은 발폴리첼라 발판테나(Valpolicella Valpantena)라고 불리며 인기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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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폴리첼라는 꼬르비나 베로네제(Corvina Veronese)와 론디넬라(Rondinella), 몰리나라(Molinara) 포도로 만듭니다. 세 포도를 혼합할 때 코르비나 베로네제를 40~80%가량, 론디넬라를 5~30%가량 넣죠. 발폴리첼라에서 재배한 다른 적포도를 넣을 순 있지만, 규정상 15% 이상 넣을 수 없습니다. 또한, 품종별로 10% 이내로 써야 합니다. 발폴리첼라의 알코올 도수는 보통 11%입니다. 만약 1년 이상 숙성하고 알코올 도수가 12% 이상이면 '발폴리첼라 수페리오레(Valpolicella Superiore)'가 되죠. 발폴리첼라 와인은 생산량이 꽤 많습니다. 전체 이탈리아 DOC 와인을 통틀어서 끼안티 다음에 자리매김할 정도이죠. 발폴리첼라는 와인 산업이 크지만, 풍광이 좋아서 '베로나의 진주'라고 불리며 전원 휴가를 위한 빌라가 많은 곳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