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규정

[레이블] 레이블 읽기 - 미국 와인

까브드맹 2017. 9. 27. 07:00

프랑스 와인 위주로 레이블을 살펴봤는데, 이번엔 신세계 와인으로 옮겨가 보죠. 신세계 와인의 큰 축인 미국 와인의 레이블입니다.

쉐이퍼 나파벨리 메를로 2013

① Shafer : 쉐이퍼. 와인 이름입니다. 포도밭 이름이 와인 이름이 되는 일이 많습니다. 

② 2013 : 빈티지입니다. 포도 수확 연도.

③ Napa Valley : 포도밭이 있는 지역. 일종의 지역 명칭입니다. 미국은 프랑스의 AOC 법을 본떠서 1980년에 토양과 기후에 따라 지역을 구분한 AVA(American Viticulture Area, 미국 포도 재배 지역 제도)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현재 127개 지역이 AVA로 지정되었으며 연방 정부는 정책적으로 AVA 지역을 넓히고 있죠. AVA는 지역이나 고장의 이름을 따서 표시하며, 프랑스와 같이 산지별로 엄격한 생산조건은 규정하진 않습니다. 또한, AVA 사이에는 떼루아의 우열과 소비자들의 선호도는 있을지언정, 등급으로 구분하진 않습니다. 센트럴 밸리(Central Valley) 보다 나파 밸리에서 더 우수한 와인이 나오고 소비자들의 선호도도 높지만 두 지역 사이에 등급 차이는 없다는 이야기이죠. 다만 레이블에 AVA 표시를 하려면 그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를 85% 이상 사용해야 합니다.

Merlot : 메를로. 이 와인에 주로 사용된 포도입니다. 단일 품종 와인일지라도 하나의 품종만 100% 사용하는 일은 드뭅니다. 실제로 이 와인의 블렌딩 비율은 메를로 84%, 까베르네 쇼비뇽 8%, 말벡 8%입니다. 그런데도 메를로로 표시한 것은 미국 와인 법에 주로 사용한 품종을 표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죠. 다만 주마다 그 기준은 달라서 오레곤(Oregon)주는 레이블에 표시한 품종을 95% 이상 사용해야 하며, 워싱턴(Washington)주는 85% 이상, 캘리포니아와 다른 주는 75% 이상 사용해야 하죠.

⑤ Produced & Bottled by Shafer Vineyards, Nana, CA : “캘리포니아 나파에 있는 쉐이퍼 빈야즈(포도원)에서 생산하고 병입했음”이라는 뜻입니다.

나머지 중요 표시인 알코올 도수와 용량은 모두 백 레이블에 표시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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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살펴볼까요?

크리스티앙 무엑스 도미누스 나파 밸리 2012

① Dominus : 도미누스. 와인 이름입니다. 라틴어로 ‘신’이라는 뜻. 

② Napa Valley : 포도밭이 있는 지역.

③ 2012 : 빈티지입니다. 

④ Estate Bottled : 포도원에서 병에 넣었다는 뜻으로 프랑스의 미 정 부떼이유 오 샤토(Mis en bouteille au chateau)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⑤ Christian Mouiex : 포도원 소유주인 크리스티앙 무엑스의 서명입니다.

⑥ Alc. 14.5% By Vol. 750㎖ : 알코올 도수와 용량 표시입니다.

⑦ Contains Sulfites : 아황산염(이산화황)이 함유되었다는 표시입니다. 아황산염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으므로 반드시 표시하게 되어 있죠. 대부분 백 레이블에 표시합니다.

⑧ Produced and Bottled by Dominus Estate, Yountville, California, U.S.A : “미국 캘리포니아 욘트빌의 도미누스 이스테이트에서 생산하고 병에 넣었음”이라는 뜻입니다.

 

 

이 와인에는 품종 표시가 없습니다. 캘리포니아 와인 법에서 따라 75%를 넘게 사용한 포도 품종이 없어서 안 적은 것일까요? 도미누스는 보르도의 다섯 포도를 사용해서 만듭니다. 2012 빈티지는 까베르네 소비뇽을 93%, 까베르네 프랑을 2%, 쁘띠 베르도를 5% 사용했죠. 1992 빈티지에서 까베르네 소비뇽의 사용이 60%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빈티지에서 까베르네 소비뇽의 비율은 80%가 넘습니다. 따라서 특정 포도의 혼합 비율은 문제가 아닙니다. 도미누스의 레이블에 품종 표시가 없는 것은 이 와인이 메리티지(Meritage) 와인이기 때문입니다. 메리티지는 메리트(Merit, 장점)와 헤리티지(Heritage, 유산)을 합친 합성어로 단일 품종 와인(Varietal Wine)보다 여러 포도 품종을 섞어서 만드는 쪽이 와이너리를 대표하는 최고의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 와인 생산자들이 만드는 와인들입니다. 보통 프랑스 보르도 지방 품종을 섞어서 만들죠. 국내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메리티지 와인으로는 조셉 펠프스(Joseph Phelps)의 인시그니아(Insignia)가 있습니다. 레이블에 “Red Table Wine”이라고 적혀 있지만, 일반 테이블 와인으로 생각하면 안 되죠.

조셉 펠프스(Joseph Phelps)의 인시그니아(Insign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