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책 이야기

술을 부르는 시 4 - 장진주(將進酒)

까브드맹 2009. 8. 9. 08:56

將進酒

- 李白

君不見                (군불견 )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黃河之水天上來   (황하지수천상래)   황하의 물이 하늘에서 내려와

奔流到海不復回   (분류도해불부회)   세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러 다시 돌아가지 못함을

君不見                (군불견)                그대는 보지 않았는가

高堂明鏡悲白髮   (고당명경비백발)   멋진 저택에서 거울에 비친 백발을 슬퍼하는 것을 

朝如靑絲暮成雪   (조여청사모성설)   아침에 푸른 실처럼 검던 머리 저녁에 흰눈처럼 되었네

人生得意須盡歡   (인생득의수진환)   인생의 뜻을 얻었으면 모름지기 즐기기를 다할지니

莫使金樽空對月   (막사금준공대월)   금 술동이를 부질없이 달빛 아래 두지 말라

天生我在必有用   (천생아재필유용)   하늘이 반드시 쓸 곳이 있어 나를 내었고

千金散盡還復來   (천금산진환부래)   천금의 돈도 다 쓰고나면 다시 돌아오게 마련이다

烹羊宰牛且爲樂   (팽양재우차위락)   양을 삶고 소를 잡아 또한 즐겨보세

會須一飮三百杯   (회수일음삼백배)   모름지기 한번 마시면 삼백잔은 마셔야지

岑夫子 丹丘生     (잠부자 단구생)     잠선생이여, 단구선생이여

進酒君莫停        (진주군막정)         그대들은 술잔을 들어 멈추지 마시게나

與君歌一曲        (여군가일곡)         그대들을 위해 노래 한 곡 부르리니

請君爲我傾耳聽   (청군위아경이청)   그대들은 나를 위해 귀를 기울여 들어주시게나

鐘鼓饌玉不足貴   (종고찬옥부족귀)   좋은 음악도 좋은 음식도 다 하잘 것 없으니

但願長醉不用醒   (단원장취불용성)   다만 바라는 것은 길게 취해 깨지 않는 것이라네

古來聖賢皆寂寞   (고래성현개적막)   옛 성인이나 현인은 모두 잊혀지지만

惟有飮者留其名   (유유음자류기명)   오직 술마시는 자만이 그 이름을 남겼다네

陳王昔時宴平樂   (진왕석시연평락)   그 옛날 진왕은 평락관에서 잔치를 할 때

斗酒十千恣歡謔   (두주십천자환학)   한 말에 만냥하는 술도 실컷 마시며 즐겼거늘

主人何爲言少錢   (주인하위언소전)   주인이 어찌 돈이 없다 하겠는가

經須沽取對君酌   (경수고취대군작)   당연히 술을 사서 그대들에게 권하겠네

五花馬 千金裘     (오화마  천금구)    오색빛나는 말과 천금이나 나가는 갖옷도

呼兒將出換美酒   (호아장출환미주)    아이불러 나가 술과 바꾸어 오게 해

與爾同銷萬古愁   (여이동소만고수)    그대들과 더불어 만고의 시름을 녹여보리라

대륙의 호방한 기개가 느껴진다고나 할까, 삼백잔의 술을 어찌 다 마실지 모르겠습니다. 소주로 계산하면 한 병에 7.5잔이 나오니까 40병 분량이군요. 으음.... 노가다 뛰시면서 좀 드신다 하시는 분들에겐 무리한 수치는 아닐 듯 합니다. 혼자서는 어려워도 둘이나 셋이 붙어서 마신다면 가능할지도..ㅋㅋ

여러 한시를 들여다 봐도 이백만큼 술에 관해서 시를 잘 짓는 사람은 드문 것 같습니다. 시에 아주 취흥이 뚝뚝 묻어나지요. 일요일이고 날씨도 좋으니 어디 계곡에서 친구랑 닭백숙에 술 한 잔 걸치고 싶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