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7인 7색 (2013)

[7인 7색] 산들산들 시원한 가을 바람과 함께 - 깐티나 자카니니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 +1

까브드맹 2014. 1. 1. 06:00

이탈리아 와인 하면 흔히 토스카나 지방의 끼안티 와인이 떠오르고, 끼안티를 만들 때 사용하는 산지오베제 포도가 생각납니다. 하지만 몬테풀치아노 역시 이탈리아 와인에 많이 들어가는 포도입니다.

전통 품종인 몬테풀치아노는 산지오베제에 이어 이탈리아에서 두 번째로 많이 재배합니다. 재배지도 꽤 넓고 다양해서 이탈리아 정부에서 분류한 95개 와인 생산지 중 20개 지역의 DOC 와인에 이 포도를 쓰고 있죠. 특히 아부르쪼(Abruzzo), 라티움(Latium), 마르케(Marche), 몰리제(Molise), 움브리아(Umbria), 에밀리아 로마냐(Emilia-Romagna), 뿔리아(Pulia)와 토스카나(Toscana)에서는 몬테풀치아노로 만드는 훌륭한 DOC 레드 와인이 많이 나옵니다.

영국의 와인 전문가 오즈 클라크(Oz Clarke)는 몬테풀치아노에 대해 "둥글고 서양 자두맛이 나며 잘 익은 탄닌, 훌륭한 산도, 그리고 '낮은 가격표를 가진' 가진 무게감 있는 레드 품종”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마디로 가격 대비 훌륭한 품질을 을 가진 밸류 와인(value wine)을 만들 수 있는 포도라고나 할까요?

깐티나 자카니니 몬테풀치아노 다부르쪼(Cantina Zaccagnini Montepulciano d'Abruzzo)는 몬테풀치아노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와인입니다. 잘 익은 체리와 말린 자두 같은 과일 향이 풍부하고, 신선한 허브 향과 밀키(milky)한 풍미, 나무 느낌이 뒷받침을 하죠. 부드러운 탄닌과 자극적이진 않지만 풍부한 산미는 편안한 느낌을 전해주죠. 야외에서 산들산들 시원한 가을바람을 즐길 때 친구들과 함께 마시면 딱 좋습니다.

(2013년 9월 18일 작성되어 와인비전에 수록된 글입니다.)

반응형

[7인 7색] 네 가지 포도가 섞인 와인의 맛은 어떨까요? - 까사 라포스톨 칸토 데 아팔타

세계 각국엔 엄청나게 많은 요리가 있습니다. 세계 3대 요리라 부르는 중국, 프랑스, 터키 요리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요리를 보면 인간의 창의력은 정말 무궁무진한 것을 느끼게 되죠. 수많은 세계 각국의 요리를 분류하는 기준도 다양할 텐데, 식재료가 가진 고유한 특성을 잘 살려서 조리하느냐, 아니면 여러 가지 식재료를 섞어서 새로운 맛을 내느냐로 나눠볼 수 있을 겁니다. 일본 요리엔 전자에 속한 것이 많고, 우리나라 요리엔 후자의 것이 많다고 봅니다. 물론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고 대체로 그런 경향이 있다는 거죠.

와인의 종류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수많은 와인을 위의 기준에 따라 나눠보면 주로 한 가지 품종으로 만드는 버라이어탈 와인(Varietal Wine)과 여러 품종을 골고루 섞어서 만드는 블렌딩 와인(Blending Wine)으로 나눠질 겁니다. 보통 구세계는 블렌딩 와인, 신세계는 버라이어탈 와인을 주로 만든다고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블렌딩 와인이냐 버라이어탈 와인이냐는 와인 생산자의 양조 철학에 달린 문제일 뿐이죠. 

까사 라포스톨(Casa Lapostolle)의 칸토 데 아팔타(Canto de Apalta)는 신세계인 칠레의 블렌딩 와인입니다. 네 가지 품종을 섞어서 만들죠. 와이너리 말로는 까르메네르로부터 둥근 탄닌과 스파이시한 풍미, 메를로로부터 붉은 과일 풍미와 산도, 까베르네 소비뇽으로부터 복합성과 우아한 구조, 마지막으로 시라로부터 활력과 매력적인 향이 나오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정말일까요? 직접 드셔 보시고 판단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참고로 칸토 데 아팔타는 ‘아팔타의 노래(Song of Apalta)’라는 뜻입니다.

(2013년 9월 24일 작성되어 와인비전에 수록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