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화려한 레이블 안에 들어있는 과일 풍미 가득하고 마시기 편한 와인 - Bibi Graetz Casamatta Rosso 2009

까브드맹 2012. 8. 23. 06:00

비비 그라츠 까사마타 로쏘 2009

까사마타 로쏘(Casamatta Rosso) 2009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Toscana) 주에서 수확한 산지오베제(Sangiovese) 포도 100%로 만드는 IGT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아지엔다 아그리콜라 데스타마타

아지엔다 아그리콜라 데스타마타는 비비 그라츠(Bibi Graetz)가 이탈리아 피렌체시가 바라보이는 피에솔(Fiesole) 지방의 구릉 지대에 만든 와이너리입니다. 비비 그라츠는 "쿨 와인메이커(Cool Winemaker)", 또는 "토스카나의 떠오르는 젊은 별 중 하나"라는 평판을 받는 신예 와인 생산자로 그의 와인은 모두 슈퍼 투스칸 와인으로 분류됩니다. 아지엔다 아그리콜라 데스타마타에 관한 더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포스트를 참조하세요.

"모든 사람에게 나의 와인 맛을 알리고 싶다"라는 생각을 가진 비비 그라츠가 비싼 가격 때문에 쉽게 마시기 어려운 테스타마타 대신 경제적인 가격에 사서 마실 수 있게 만든 대중적인 와인이 까사마타(Casamatta) IGT입니다. 이 와인은 오크통이 아니라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숙성하죠. 수입사의 자료에는 스틸 통에서 숙성한 후 테스타마타를 숙성한 오크통으로 옮겨서 병에 담을 때까지 숙성한다고 나왔지만, 이에 관한 자료는 홈페이지에서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오크 숙성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아서 과일 향은 풍부하지만, 탄닌은 매우 부드러운 현대적인 스타일의 마시기 쉬운 와인이 되었습니다. 까사마타의 이러한 특성은 소비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레드 와인에서 과일과 나무 풍미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 입장에선 그다지 좋지 않네요.

반응형

 

2. 와인의 맛과 향

와인을 잔에 따르면 아직 빠져나가지 못한 탄산가스가 남아있는 듯 자잘한 거품이 많이 나옵니다. 테두리의 색깔은 퍼플색으로 아직 어린 빛을 띠죠. 달콤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체리 종류의 과일 향이 나오며 자두 향도 약간 있습니다. 오크 향은 별로 나오지 않고요. 무르익지 않은 포도를 사용해서 와인을 만들면 조금 비릿한 식물성 향이 나오곤 하는데, 이 와인에서는 말린 김이나 파래 같은 향으로 표현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바닐라 향도 살짝 올라오지만, 동시에 알코올 냄새도 강하게 퍼집니다.

입에서 처음 느끼는 질감은 자잘한 거품으로 이루어진 탄산가스 느낌입니다. 발효 후 숙성 기간이 그리 길지 않았을 것 같고, 병에 담은 후에 천연 코르크가 아닌 플라스틱 코르크로 막았기에 와인에 녹아있던 탄산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남은 것 같습니다. 만일 레드 와인에서 탄산가스 느낌이 나는 걸 싫어하는 분이라면 탄산가스 기운이 걷힐 때까지 조금 기다려야 할 겁니다. 가벼운 무게와 얇은 질감이 느껴집니다. 탄닌 기운은 아주 약합니다.

 

 

첫맛은 달지 않고 이탈리아 와인치고 산도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탄닌의 기운도 아주 약해서 편안할 뿐이지 인상적인 부분은 없습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서양자두와 베리류의 과일 풍미가 많이 나오며, 오크 같은 그윽한 나무 풍미는 아주 적습니다. 전체적으로 편안한 맛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단맛이 조금씩 나옵니다. 미국에서 많이 팔렸다는데, 가볍고 편해서 미국인이 좋아할 만한 맛과 향입니다. 전체적인 느낌이 옐로우 테일 쉬라즈(Yellow Tail Shiraz)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마치 콜라 같은 와인입니다. 탄닌이 매우 적어서 살짝 차갑게 마셔도 좋습니다. 여운은 제법 있고 느낌은 단조롭습니다.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라는 점에서 살펴보면 와인의 각 요소는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다양한 음식과 함께 마시기 좋은 와인입니다.

스파게티와 피자 같은 이탈리아 음식, 파전과 해물전 같은 한식, 게살수프와 고추잡채, 가상두부 같은 중식 등과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D로 맛과 향이 부족한 와인입니다. 2011년 6월 2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