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와인 생산자인 헨트리 팜스(Hently Farms)에서 만드는 풀스 베이 더스티스 디자이어 쉬라즈(Fools Bay "Dusty’s Desire" Shiraz)는 사우쓰 오스트레일리아(South Australia)의 바로싸 밸리(Barossa Valley)에서 재배한 쉬라즈(Shiraz) 100%로 만드는 레드 와인입니다.
1. 이름의 유래
호주의 와인 생산자인 헨트리 팜스에서 만드는 풀스 베이 더스티스 디자이어 쉬라즈의 이름에는 재미난 유래가 있습니다. 와인 레이블에 왜 더스티스 디자이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설명하는 글이 있는데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당신은 더스티스 디자이어 쉬라즈라는 이름이 술에 절어 엉망진창인 생활 습관을 원하는 호주놈(Aussie bloke)의 이름을 따서 지은 것으로 생각할 겁니다. 우리가 이런 설명에 딱 맞는 일꾼을 농장에 데리고 있지만, 이 이름은 그에 관한 것은 아닙니다. 더스티는 우리의 충실한 농장견이에요. 친근하고 장난을 좋아하지만, 아주 열심히 일하고 도움이 되는 친구죠. 그 녀석이 바라는 것은 기분 좋은 토닥임과 무더운 하루의 끝자락에 물에서 헤엄치는 것이랍니다."
레이블에 그려진 작은 강아지가 바로 더스티인 모양입니다. 옆에 있는 친구는 아마 위에 언급한 바로 그 호주놈? 이렇게 와인 이름을 지은 사연을 레이블에 적어놓으면 나중에 소비자가 읽고 나서 쉽고 확실하게 이름을 기억할 수 있겠죠? 이런 작은 부분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유럽 와인을 신세계 와인이 따라잡은 원동력 중 하나일 거로 생각합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색이 매우 진해서 위에서 보면 마치 진한 가지색 같습니다. 눕혀서 살펴보면 퍼플빛을 띄죠. 14.5%의 높은 알코올 도수와 많은 추출물로 인해서 와인의 눈물 역시 진합니다. 필터로 거르지 않았는지 약간 탁한 구석이 있네요.
향이 매우 강해서 코안이 아릴 정도입니다. 블랙커런트와 블랙베리, 블랙 체리 같은 검은 과일 향과 감초의 달콤한 향이 주로 나오며, 초콜릿과 연기의 진한 향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강배전으로 볶은 커피 향도 나타납니다.
아주 진하고 강합니다. 탄닌은 매우 매끄럽고 탄탄하지만, 가끔 튀는 느낌을 줍니다. 향과 마찬가지로 맛도 너무 강해서 입안이 저릿저릿합니다. 풍미는 검은 과일 쪽이 강하지만, 후추와 정향의 알싸한 맛과 연기의 매캐한 풍미도 상당합니다. 호주 와인에서 흔히 맛볼 수 있는 박하나 유칼립투스의 달콤한 풍미가 거의 없는 것이 재미있군요. 아마 미국산 오크통보다 프랑스산 오크통에서 긴 시간 숙성한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연유처럼 부드러운 맛이 나면서 소나무의 그윽한 풍미가 나타납니다. 시간이 갈수록 강한 자극이 줄어들고 부드러워지면서 검은 과일과 나무 계열의 향이 잘 어울리기 시작하네요. 1시간 30분 정도 지나야 자극 없이 편하게 마실 수 있으니 되도록 천천히 마시세요. 힘 있는 와인답게 여운도 상당히 깁니다. 다만 여운의 느낌은 별로입니다.
병에 넣은 지 5년이 넘었지만, 맛 조절이 아직 안 된다고 할까... 너무 난폭한 힘이 뻗치는 와인입니다. 최소 2년은 더 지나야 각 요소의 균형이 잡히고 전체적인 맛도 가다듬어질 거로 생각합니다. 길이 안 든 망아지 같은 와인이지만, 잘 보관해두면 몇 년 후엔 꽤 근사할 것 같습니다. 숯에 구운 소고기 등심과 내장 요리, 양 갈비와 양고기 꼬치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3월 31일 시음했습니다.
와인 생산지인 바로싸 밸리에 관한 정보는 아래의 글을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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