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칠레산 저가 메를로 와인
값싼 칠레산 메를로 와인은 탄닌이 많이 들어간 와인을 싫어하는 분이라면 좋아할 만한 것이 많습니다. 미국 메를로 와인만큼 달진 않지만, 다른 품종의 레드 와인과 비교해서 맛이 단 편이라 드라이한 맛을 싫어하는 분도 쉽게 드실 수 있죠. 하지만 칠레산 메를로 와인이라도 가격이 2만 원대 중반을 넘어가면 탄닌이 상당히 강한 것이 종종 있으니 구매할 때는 이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칠레 센트럴 밸리 리젼(Central Valley Region)의 메를로(Merlot) 포도로 만드는 운두라가 버라이어탈 메를로도 탄닌이 부드럽고 살짝 단맛이 돌아서 드라이하고 뻑뻑한 와인을 싫어하는 분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맑고 깨끗한 빛이지만, 색이 아주 진하진 않습니다. 잔 그릇 아래의 받침대가 보일 정도죠. 테두리의 색뿐만 아니라 와인이 전체적으로 루비 빛입니다. 향은 넉넉하게 나옵니다. 생나무 줄기의 나무 향이 먼저 올라오고 이어서 송진 냄새가 희미하게 나타납니다. 이어서 블랙베리 향과 붉은 체리 향이 약간 섞인 과일 향이 나옵니다.
미디엄 바디로 무게감은 중간 정도입니다. 질감은 부드럽고 제법 입안을 채우는 느낌입니다. 살짝 단맛이 있고 산도는 중간 정도입니다. 약간 달고 부드러운 맛이 입안에 스며들면서 과일과 오크 풍미가 적당히 어우러져 초보자도 쉽게 마실 수 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체리 같은 붉은 과일 풍미가 더욱 선명해집니다.
그러나 향과 풍미가 단순해서 와인만 마시면 부족한 부분이 많으니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만약 음식과 함께 마시면 좀 더 나은 맛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여운은 길지 않고 깊이도 얕습니다. 다만 부드럽고 편한 느낌을 줍니다.
향, 질감, 맛, 여운의 4요소가 무난히 균형을 이루지만, 뭔가 힘이 빠진 듯 활력이 약합니다. 생산한 지 2년도 안 되었는데 말이죠.
미트 소스를 얹은 피자와 파스타, 삼겹살과 목살 같은 돼지고기, 달고 짭짤한 불고기, 닭백숙과 보쌈 등 다양한 음식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E+로 맛과 향이 보잘것없는 와인입니다. 그래도 가격을 생각하면 적당한 품질입니다. 2011년 3월 1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