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남아공] 남아프리카 공화국 레드 와인의 상징, 피노타주의 맛 - Beyerskloof Pinotage 2006

까브드맹 2011. 1. 29. 09:05

베이어스클루프 피노타주 2006

1. 베이어스클루프 피노타주 2006

피노타주(Pinotage)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대표하는 포도이지만, 국내에선 남아프리카 공화국 와인이 인기 없다 보니 피노타주 와인은 다양하게 들어와 있지 않습니다. 대략 10여 종 정도 찾아볼 수 있고, 절반 이상이 4만 원 미만이라서 피노타주의 맛과 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와인을 찾기는 쉽지 않죠. 그렇지만 베이어스클루프(Beyerskloof) 와이너리의 피노타주 와인은 중저가 와인으로 피노타주의 특성을 잘 느낄 수 있는 맛과 향을 가졌습니다.

최고급 와인 생산지인 스틸렌보쉬(Stellenbosch)에서 가장 좋은 기후와 토양을 가진 보트래리(Bottelary) 계곡에 있는 베이어스클루프는 "남아공 제일의 피노타주 와인 생산자"로 일컬어집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재배한 질 좋은 포도를 엄격하게 선별한 다음 최신 와인 양조 기술로 피노타주를 비롯한 여러 종류의 뛰어난 레드 와인을 생산하죠. 와인 양조를 맡은 베이어스 터틀러(Beyers Tutler)씨는 영국에서 열리는 “국제주류품평회(IWSC, International Wine &ampamp Spirit Competition)”에서 1994년과 1999년에 “The Pichon Longueville Comtesse de la Lalande Trophy for the Best Blended Red Wine”을 수상하면서 같은 상을 두 차례나 받은 유일한 인물로 유명합니다.

인지도가 낮은 남아공 와인은 가격 대비 뛰어난 와인이 많습니다. 가격에 거품이 낀 유명 와인보다 남아공 와인을 대표하면서 가격도 합리적인 피노타주 와인을 마셔보는 것도 좋은 선택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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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색은 맑고 깨끗한 루비 빛입니다. 풍부한 검은 과일 향에 매운 훈연 향과 향신료 향이 함께 나옵니다. 처음엔 엉성하지만, 점차 자리를 잡아가며 꽤 세련된 모습을 보여주죠. 과일과 향신료 향이 조화를 이루면서 점점 고급스러운 향을 뿜어냅니다. 시간이 흘러도 검붉은 과일의 향긋한 향을 계속 맡을 수 있군요.

전체적으로 질감이 탄탄하며, 혀와 잇몸에 달라붙는 탄닌을 느낄 수 있습니다. 14%의 강한 알코올은 입안에 화끈한 느낌을 주죠. 향과 마찬가지로 질감도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더욱 부드러워집니다. 처음엔 탄닌의 강한 수렴성 때문에 입안이 조여드는 듯한 느낌과 약간 짠맛이 납니다. 기름지고 향이 강한 소 곱창 요리가 끌리는 맛이죠. 언뜻 송진의 풍미도 스쳐 지나가는데 오크 숙성을 통해 배어 나온 걸 겁니다.

 

 

피노타주 와인의 특성인 검은 과일 풍미와 그을린 나무(Smoke) 느낌이 강하게 드러나는 와인으로 시간이 갈수록 부드럽고 탄탄한 비단 같은 질감과 함께 점점 진해지는 검은 과일 향과 여러 종류의 향신료 향, 나무 향이 어우러지고, 은근한 단맛이 퍼져 나오는 매력적인 모습이 드러납니다. 와인을 마신 후엔 말린 자두나 크랜베리를 씹었을 때 입에 남는 맛과 비슷한 느낌이 계속 이어지죠. 시간과 함께 점점 맛이 좋아지므로 천천히 마시는 게 좋습니다. 강한 맛과 비교해서 여운은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아쉽군요.

피노타주의 개성이 잘 드러나는 향과 맛을 가졌고 질감과 여운도 특별히 흠잡을 데 없습니다. 다만 아직 억센 기운이 조금 남아있으니 3~4년 정도 더 보관했다가 마시는 게 좋습니다. 꽤 뛰어난 품질이지만, 2만 원대 중반이란 좋은 가격은 인기 없는 남아프리카 공화국 와인이기 때문일까요? 고기 요리와 함께 먹을 때에도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와인입니다.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카르파치오, 각종 파스타와 피자, 조금 매콤하게 조리한 육류, 소고기 등심구이, 소 곱창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1월 24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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