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시간이 갈수록 더욱 좋아지는 맛과 향 - Casa La Joya Gran Reserve Merlot 2006

까브드맹 2011. 1. 23. 08:04

까사 라 호야 그란 리저브 메를로 2006

1. 비냐 비스케르트(Vina Bisquertt)

까사 라 호야 그란 리저브 메를로를 만든 비냐 비스케르트는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와이너리입니다. 합리적인 가격에 훌륭한 품질의 와인을 생산하며 뻬띠로호(Petirrojo), 라 호야(La Joya), 에코스 드 루로(Ecos De Rulo), 제우스(Zeus) 등의 와인 브랜드를 갖고 있죠. 국내에선 라 호야 와인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라 호야 쇼비뇽 블랑은 매우 훌륭한 맛을 보여주죠. 

비스케르트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140㎞ 떨어진 꼴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의 중심지에 약 1천 에이커의 포도밭을 갖고 있습니다. 포도밭은 태평양에서 동쪽으로 약 60㎞ 떨어진 곳에 있으며, 서쪽의 안데스산맥에서 눈이 녹아내리는 맑은 물을 이용한 관개 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합니다. 봄부터 수확 시기까지 비가 오지 않고 풍부한 햇볕이 계속 내리 쪼이며, 밤낮의 일교차가 25도씩이나 되는 날이 6개월 동안 계속되는 등 포도 재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춘 곳이죠. 그래서 꼴차구아 밸리는 칠레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최적의 포도 재배지입니다. 

이런 완벽한 자연조건 속에서 무르익은 포도는 충분한 당도와 높은 산도, 풍부한 탄닌을 갖고 있어서 부드럽고 풍부하며 균형 잡힌 와인을 생산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습니다. 이곳에서는 라피뜨-로스 바스코스(Lafite-Los Vascos), 몬다비-에라주리즈(Mondavi-Errazuriz) 등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이너리와 합작하는 회사가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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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까사 라 호야 그란 리저브 메를로는 라펠 밸리(Rapel Valley)에 있는 꼴차구아 밸리(Colchagua Valley)에서 수확한 메를로(Merlot) 100%로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루비색이면서 테두리에 가넷 빛도 눈에 띕니다. 초반엔 붉은 과일과 피망, 생나무의 조금 비릿한 향이 나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비린 냄새는 사라지고 붉은 과일 향과 그윽한 나무 향이 주로 나오며 땅콩버터 같은 고소한 향도 함께 납니다.

매끈하고 탱탱한 질감과 14.5%의 알코올이 입안에 강렬하고 화끈한 느낌을 줍니다. '메를로' 하면 생각나는 부드럽고 달콤한 느낌은 처음엔 찾아볼 수 없죠. 오히려 강인하고 탄탄한 맛을 보여줍니다. 입안에 닿는 화끈한 느낌과 함께 아직 숙성이 부족한 듯 풋풋한 풍미가 있으며 약간 짠맛도 납니다. 달콤한 과일 향보다 생나무와 풀잎의 싱싱하고 비린 맛이 더 두드러지죠. 아직 덜 열렸다는 인상을 줍니다.

 

 

천천히 마시다 보면 점차 과일 풍미가 강해지며 드라이했던 맛이 조금 달아지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2시간 정도 지나면 강했던 맛이 부드러워지면서 달콤한 풍미와 적당한 산미, 과일 향을 더욱 강하게 느낄 수 있죠. 맛과 향이 꺾이지 않고 꽤 오래 유지되므로 시간이 갈수록 편안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코르크를 딴 다음 한 잔 따라 놓은 상태에서 최소 30분 이상 뒀다가 마셔야 하며, 1시간 정도 지난 후에 향과 맛이 더 좋아집니다. 여운은 매끈하고 힘차며 풍미도 상당히 길게 이어집니다.

탄력 있고 매끄러운 질감과 입안에서 강렬하게 느껴지는 맛, 긴 여운 등이 두드러지만, 달콤한 과일 풍미가 부족한 것이 아쉽네요. 호불호가 나뉠 맛이라서 3만 원대 후반~4만 원대 초반의 가격은 비쌀 수도 있고 적당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품질을 놓고 판단해 보면 적당한 가격이라고 봅니다. 

그릴에 구운 소고기와 양고기 요리, 각종 꼬치 구이, 구운 채소 요리, 소고기와 양 갈비 등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1년 1월 20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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