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헝가리] 꿀, 설탕에 절인 살구, 오렌지 마말레이드... 디저트의 단짝 - Chateau Dereszla 5 Puttonyos Tokaji Aszú 2013

까브드맹 2021. 1. 31. 11:08

Chateau Dereszla 5 Puttonyos Tokaji Aszú 2013

샤토 데레슬라 5 푸토뇨스 토카이 아쥬(Chateau Dereszla 5 Puttonyos Tokaji Aszú) 2013은 헝가리의 토카이-회갈야(Tokaji-Hegyalja) 지역에서 재배한 푸르민트(Furmint)와 하르스레벨루(Hárslevelu) 포도로 만든 스위트 와인입니다.

1. 토카이 아쥬

노블 롯(Noble Rot, 고귀한 부패)을 일으키는 보트리티스 시네레아(Botrytis Cinerea, 귀부 균)를 이용해서 만드는 귀부(貴腐) 와인은 디저트용 스위트 와인 중에서 가장 유명합니다. 귀부 와인의 대표 주자로는 보르도의 가론(Garonne) 강에 인접한 쏘테른(Sauternes) 마을의 "쏘테른"이 있죠.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유명하면서 기록상 최초의 귀부 와인은 헝가리 토카이-회갈야(Tokaji-Hegyalja) 지역에서 나오는 "토카이 아쥬(Tokaji Aszú)"입니다.

토카이 와인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로는 칼뱅파 수도사 라즈코 마테 셉시(Laczkó Máté Szepsi)의 일화가 전해집니다. 그는 터키가 헝가리를 침공하자 피난을 갔고, 전쟁이 끝난 후 돌아와 보니 수확기가 지난 포도는 곰팡이가 끼고 건포도처럼 말라있었습니다. 포도를 그냥 버리기 아까웠던 셉시는 이걸로 와인을 만들었고 마치 꿀처럼 황홀한 단맛을 가진 와인을 얻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때가 1630년으로 역사상 최초로 귀부 와인을 만든 해로 알려져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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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노블 롯에 영향을 받은 포도를 뜻하는 아쥬(aszú)로 만든 와인에 대한 언급이 이미 1576년에 완성된 <파브리키우스 발라즈스 식사이의 전문 용어집(Nomenklatura of Fabricius Balázs Sziksai)>에 등장하는 것으로 봐서 토카이 아쥬 와인의 탄생은 더 오래되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최근에 발견된 아쥬의 목록은 위의 언급보다 5년이나 앞서 있습니다.

와인 레이블에 적힌 5 푸토뇨스(Puttonyos)는 단맛을 내기 위해 드라이 화이트 와인에 들어가는 귀부화된 포도의 양을 뜻합니다. 귀부화된 포도의 수확에 사용되는 20㎏ 들이 바구니인 프토니(puttony)에서 나온 말입니다.

푸토뇨스는 3~6단계로 나뉘며 각 단계별 잔당 함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 3 Puttonyos : 60g/ℓ

• 4 Puttonyos : 90g/ℓ

• 5 Puttonyos : 120g/ℓ

• 6 Puttonyos : 150g/ℓ

 

 

2. 와인 생산자와 와인 양조

샤토 데레슬라는 1406년의 기록에 나올 만큼 오래된 와이너리입니다. 헝가리 왕국 시절부터 공산국가, 민주국가 시대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지며, 2016년에는 헝가리인들이 모든 지분을 소유하게 되었죠.

5 푸토뇨스 토카이 아쥬 2013은 푸르민트 70%와 하르스레벨루 30%를 사용해서 만듭니다. 푸르민트는 견과류와 꿀 향이 나오며 하르스레벨루는 산도가 두드러지고 향신료 풍미도 약간 나오게 하죠.

3. 와인의 맛과 향

Chateau Dereszla 5 Puttonyos Tokaji Asz&uacute; 2013의 색

중간 농도의 예쁜 금색입니다. 말린 과일과 설탕에 절인 살구 같은 핵과류,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향이 나오고, 스위트 와인의 초반에선 으레 나오는 성냥 황 냄새도 약간 있습니다. 말린 망고와 말린 구아바 향과 꿀, 노란 꽃 같은 달콤한 향과 약한 허브 향이 퍼지고, 은은한 나무와 밀랍 향도 풍깁니다.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깔끔합니다. 실크처럼 매끄러우며 구조도 좋습니다. 설탕에 절인 살구와 황도 같은 단맛과 속살이 아주 노란 사과의 새콤한 산미가 잘 어우러졌습니다. 말린 파인애플이나 살구 같은 맛에 로즈마리나 애플민트 같은 허브 풍미가 우아한 느낌을 주며, 풍부한 산미와 어우러진 알코올은 와인에 싱그러운 활력을 줍니다. 여운에선 노란 과일의 단맛과 산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꽃과 허브 풍미도 약하게 남습니다.

 

 

농축된 과즙 같은 달콤한 맛과 잘익은 사과나 핵과류의 새콤한 산미가 균형 잡힌 맛을 보여줍니다. 달콤한 디저트 와인이지만, 계속 마셔도 질리지 않을 듯 합니다.

과일과 생크림 케이크, 크렘 브륄레(crème brûlée), 마카롱, 패스츄리 같은 각종 디저트, 말린 과일, 바닐라 아이스크림, 설탕에 재거나 졸여서 만든 정과(正果) 같은 디저트와 잘 맞고 고르곤졸라 같은 블루치즈 종류도 훌륭한 안주가 됩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1월 28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