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노스 디베르티도스(Vinos Divertidos)의 라 모띠또 빈티지 가르나차(La Motito Vintage Garnacha) 2017은 스페인의 아라곤(Aragon) 광역자치주에 있는 깔라따유드(Calatayud) 지역에서 재배한 가르나차 포도로 만든 DO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비노스 디베르티도스는 소규모 가족 경영 와이너리에서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토착 품종을 갖고 소비자에게 와인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사적인(?) 프로젝트입니다. 그러기 위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면서 즐거움과 편안함의 철학을 전달하는 와인을 공들여 만들죠.
비노스 디베르티도스의 와인은 주위를 이끄는 젊은 영혼들을 위해 만들어집니다. 그들은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을 목표로 하지 형식과 관례에 너무 골머리를 썩히는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죠. 그래서 정말 마시기 쉬우면서 다른 잔에 따라 타인을 초대하게 만드는 비범하고 기발한 와인을 만듭니다. 비노스 디베르티도스의 사람들은 친구들이 즉석에서 저녁 식사를 하도록 용기를 북돋워주는 와인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2. 와인 양조
스페인 북동부의 깔라따유드 DO에서 기른 가르나차로 만드는 라 모띠또 빈티지 가르나차 2017은 비노스 디베르티도스의 철학을 충실히 구현한 와인입니다.
깔라따유드 DO는 해발 550~1,000m의 고지대로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 지역입니다. 일교차가 매우 커서 포도에 산미와 향이 잘 축적되고 강수량도 연간 300~500㎜에 불과해 과즙이 쉽게 묽어지지 않습니다. 토양엔 석회 성분과 돌이 많고 영양분은 빈약합니다. 구조는 엉성해서 물 빠짐이 좋죠. 그래서 양조용 포도 재배에 알맞습니다. 다만 동절기 날씨가 매우 추워서 늦가을부터 늦봄까지 약 6개월간 서리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규정상 흑포도 7종과 청포도 4종을 재배할 수 있으나 주로 흑포도를 키웁니다. 흑포도 중 절반 이상이 가르나차 띤타(Garnacha Tinta) 포도이죠.
시에라 데 파르도스(Sierra de Pardos) 산맥의 해발 1,000m 고도에 있는 언덕 위 포도밭은 도저히 포도가 자랄 수 없을 것 같지만, 붉은 진흙으로 이루어진 밭에서 기른 어린 가르나차 포도로 와인을 만들었습니다. 붉은 과일의 풍미를 강조하려고 오크 숙성은 하지 않았죠.
3. 와인의 맛과 향
조금 어둡지만 깨끗한 루비색입니다. 잘 익은 딸기와 레드 체리, 블루베리 같은 달콤한 과일 향이 나오고, 잠시 뒤 타임(thyme) 같은 허브와 은은한 마른 흙, 팔각 같은 향신료, 싱그러운 풀 향이 올라옵니다. 시간이 지나면 산딸기와 레드 체리 향이 점점 강해지고, 부드러운 유제품과 바닐라 같은 향도 살며시 풍깁니다.
조금 가볍고 부드럽습니다. 탄닌은 제법 탄력적이며 떫은맛이 거의 없군요. 구조는 가볍지만, 엉성한 구석은 없습니다. 딸기 같은 붉은 베리 종류의 풍미가 살짝 달게 느껴지지만 풍성한 산미 덕에 질리지 않게 마실 수 있습니다. 타임 같은 허브와 향신료 풍미는 와인을 단순하게 만들지 않는군요.
마시기 좋고 편안하며 다양한 음식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중저가 가르나차 와인에서 종종 느끼는 풀 비린내와 너무 탄 나무 맛도 거의 안 나옵니다. 알코올도 처음엔 강렬하지만 금방 부드러워지며 편안해지네요. 잘 익은 산딸기와 체리 같은 붉은 과일과 타임 느낌이 남는 여운은 제법 긴 편입니다.
14.5%나 되는 알코올 기운이 처음엔 너무 강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알맞게 바뀝니다. 가볍고 부드러우며 탄력적인 탄닌과 풍성한 붉은 과일의 산미도 훌륭한 균형을 이루네요. 잘 만든 중저가 가르나차 와인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붉은 과일 풍미가 충만하고 편안한 와인을 좋아하는 분께 추천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타파스와 파스타, 피자,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고기 볶음, 난자완스와 깐소새우 같은 중식, 치킨 같은 닭고기 요리, 붉은 과일 케이크, 돈가스 등등 다양합니다.
2017 빈티지는 국제 와인 경연대회인 그르나슈 뒤 몽드(Grenaches du Monde) 2018에서 은메달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1년 1월 19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