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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오크 숙성한 뉴질랜드산 소비뇽 블랑 와인의 참맛 - Dog Point Vineyard Section 94 Sauvignon Blanc 2017

까브드맹 2020. 6. 20. 10:00

Dog Point Vineyard Section 94 Sauvignon Blanc 2017

도그 포인트 빈야드(Dog Point Vineyard)의 섹션 94 소비뇽 블랑(Section 94 Sauvignon Blanc) 2017은 뉴질랜드 남섬의 말보로(Marlborough) 지역에서 재배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은 청량하고 강렬한 풍미로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고, 우리나라에서도 좋아하는 분이 많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좋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이 많이 들어왔지만, 가장 핫한 와인을 꼽으라면 역시 도그 포인트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의 특징이라면 라임(Lime)을 비롯한 시트러스와 구즈베리(gooseberry) 같은 녹색 과일 풍미와 아스파라거스와 피망 같은 녹색 채소 풍미, 나무 새순과 잔디, 허브 같은 강렬한 식물성 풍미를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네랄 느낌도 들어 있죠.

도그 포인트 소비뇽 블랑은 이 중에서 특히 나무 새순과 허브, 아스파라거스 같은 식물성 풍미가 강하게 느껴졌던 와인입니다. 그렇다고 다른 풍미가 부족한 게 아니라 식물성 풍미가 특히 훌륭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뛰어난 품질에 힘입어서 도그 포인트는 매 빈티지마다 유명 평론가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 2013 빈티지 : 제임스 서클링(JS) 93점, 와인 인슈지애스트(WE) 90점

- 2014 빈티지 : 와인 인슈지애스트(WE) 92점

- 2015 빈티지 : 제임스 서클링(JS) 9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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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놀라운 소비뇽 블랑 와인인 도그 포인트를 만든 와인 메이커는 클라우디 베이 소비뇽 블랑(Cloudy bay Sauvignon Blanc)을 전 세계적으로 성공시켰던 제임스 힐리(James Healy)와 이반 서덜랜드(Ivan Sutherland)입니다. 두 사람은 합작해서 말보로 남쪽 계곡에서 포도를 재배하기에 가장 좋은 지역의 포도밭을 사들였죠. 그 포도밭은 말보로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밭 중 하나로 1970년대 후반에 처음 포도나무를 심은 곳입니다.

원래 이곳엔 사람의 손길을 벗어난 들개 떼가 모이던 장소가 있었다고 합니다. 들개 떼는 제거 되었지만, 그곳엔 "Dog Point"라는 지명이 붙었고, 이에 따라 와이너리 이름도 도그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2. 와인 양조

도그 포인트는 2009년부터 유기농으로 포도를 가꾸기 시작해서 현재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바이오그로(Biogro) 인증 포도원을 운영합니다. 바이오그로는 뉴질랜드 최고의 유기농 공인 인증이죠.

유기농 재배를 위해 도그 포인트에서는 가지치기한 포도나무 가지와 잎사귀를 뿌리 부분에 덮어서 유기농 퇴비로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침출수로 토양의 수분을 보존하고 구조를 개선하죠. 봄에는 해충을 퇴치하는 익충이 생길 수 있도록 포도나무 사이에 메밀과 파켈리아(phacelia)를 심습니다. 겨울에는 풀과 잡초의 성장을 관리하고 흙에 유기농 성분을 더해주려고 2,500마리의 양과 25마리의 수소를 풀어놓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포도들은 도그 포인트의 뛰어난 와인을 위한 훌륭한 재료가 됩니다.

도그 포인트의 섹션 94 소비뇽 블랑 2017은 섹션 94라고 부르는 포도밭 구역에서 수확한 소비뇽 블랑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손으로 딴 포도를 부드럽게 눌러서 즙을 짠 후 오래된 프랑스산 오크통에 담아 18개월간 알코올 발효하고 숙성했습니다. 100% 천연 효모를 사용했으며 정제하지 않고 최소한의 여과만 해서 병에 담았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Dog Point Vineyard Section 94 Sauvignon Blanc 2017의 색

중간 농도의 레몬색입니다. 레몬과 흰 복숭아, 향긋한 흰 꽃, 레몬그라스 같은 허브 향이 나오고, 점점 오크 숙성에서 유래한 바닐라와 부드러운 견과류 향이 올라옵니다.

부드럽고 진하면서 성깔이 느껴집니다. 미세하게 까끌까끌한 느낌이 있으며 구조는 진하고 탄탄합니다. 드라이하면서 잘 익은 노란 사과와 라임이 섞인 듯한 산미가 풍부합니다. 라임과 구즈베리 외에도 은은한 나무와 허브 풍미가 맛있게 어우러지고 미네랄 풍미도 충실합니다. 힘은 강인하나 나대지 않고, 우아한 느낌과 함께 야성적인 느낌도 함께 나옵니다. 독특하고 개성 있습니다. 여운에선 열대 과일과 허브 풍미가 길게 이어집니다.

 

 

부드럽고 충실한 산미와 13%의 알코올이 균형을 이루며 오크 숙성하지 않은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 와인과 다른 맛과 향이 재미있습니다.

각종 샐러드와 흰 살 생선회, 농어와 가자미 스테이크, 생선찜, 생선구이, 조개 요리, 닭꼬치와 닭갈비 등 닭고기 요리, 나물, 동남아 요리, 중국식 해물 요리, 생선전 등 각종 전, 연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리는 맛입니다.

2017 빈티지는 제임스 서클링(JS) 96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6월 1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