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스페인] 레이블의 여우 그림과 어울리는 순하고 귀여운 화이트 와인 - Celler Credo Miranius 2018

까브드맹 2020. 5. 29. 15:44

Celler Credo Miranius 2018

쎄예 크레도(Celler Credo)의 미라니우스(Miranius) 2018은 스페인의 뻬네데스(Penedes) 지역에서 재배한 자렐-로(Xarel-lo) 포도로 만든 DO 등급의 화이트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쎄예 크레도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뻬네데스에 있는 와이너리입니다. 이곳은 자렐-로 포도의 특성과 장점을 해석하고 탐구하는 사람들을 설명하려고 자렐리스트(Xarel·lists)라는 용어를 사용할 만큼 자렐-로 포도에 관심이 많습니다. 지중해 지역 포도인 자렐-로는 낯설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포도로 만든 와인을 드셔 보신 분은 많습니다. 마까베우(Macabeo)와 빠레야다(Parellada)와 함께 섞어서 만드는 스페인 스파클링 와인인 까바(CAVA)를 통해서 말이죠.

자렐-로는 쎄예 크레도 와인에서 반복되는 주제이며, 생산 와인의 공통된 소재입니다. 와인은 이스트 잔해인 리(lees)와 함께 숙성하며, 이산화황을 넣지 않고 포도 껍질과 줄기의 성분을 와인에 집어넣는 등 조상들에게 배운 기술을 오늘날에도 사용하고 있죠. 자렐-로 포도는 쎄예 크레도 그 자체입니다.

쎄예 크레도는 스스로를 생명(bio)과 운동(dynamics)의 수비자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포도를 가꾼다는 이야기죠. 화학 비료와 살충제, 제초제 없이 테루아의 특성이 드러나는 화이트 와인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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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미라니우스는 "우리 포도밭으로 모험을 떠나서 포도의 달콤한 향기에 기뻐하는 영리한 여우"라고 합니다. 어딘가 이솝 우화 같은 이야기에 나오는 여우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합니다.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재배한 자렐-로 100%로 만들었습니다. 섬세한 맛과 향을 위해 수확량을 적게 했고 수확은 당연히 손으로 했습니다. 양조 과정에서 달걀흰자 같은 동물성 재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에 채식주의자들도 문제없이 마실 수 있는 비건 와인(Vegan Wine)이며, 고유의 풍미를 보존하려고 병에 담을 때 필터로 걸러내지 않아서 천연 앙금이 가라앉아 있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병조차 390g 무게의 에코 바틀(Eco Bottle)을 사용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Celler Credo Miranius 2018

조금 연한 레몬색입니다. 덜 익은 배와 백도 복숭아, 레몬, 사과 같은 과일 향과 흰 채소 향이 나오고, 재밌게도 향긋한 파 냄새도 살짝 풍깁니다.

가볍고 연하며 부드럽습니다. 가볍지만 구조는 허술하지 않네요. 달지 않고 드라이하며, 처음엔 탄산 기운이 약하게 올라옵니다. 넉넉하지만 순한 산미는 레이블의 여우처럼 귀여운 느낌을 주죠. 덜 익은 흰 복숭아와 배 같은 과일 풍미에 흰 채소 풍미가 더해집니다. 미네랄 느낌도 있고, 점차 레몬 같은 시트러스 과일과 사과 풍미가 나옵니다. 신선하면서 가볍고 깨끗한 와인으로 알코올은 얌전하면서도 충실한 기운을 줍니다. 마신 후엔 깨끗한 산미가 깔끔한 맛을 남겨주고 흰 채소와 흰 과일 풍미가 느껴집니다.

순하지만 귀엽고 넉넉한 산미와 11%의 순한 알코올이 균형을 이룹니다. 흰 과일과 흰 채소, 미네랄 등의 풍미는 가볍고 신선하면서 조화로운 맛과 향을 보여줍니다.

 

 

풀 바디 한 샤르도네 와인이나 향이 너무 강한 소비뇽 블랑 와인 말고, 여름철에 시원한 그늘 아래에서 음식 없이 가볍게 마실 수 있으면서 부담 가지 않은 화이트 와인을 찾는다면 제격이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치즈 샐러드, 소금만 사용한 흰 살 생선구이, 초밥, 흰 살 생선회, 월남쌈, 닭죽과 해물죽, 클램 차우더, 복지리와 대구지리, 조개탕과 조개 요리 등입니다.

2018 빈티지는 로버트 파커 점수 91점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2월 5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