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얼마든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와인 - Domaine Vincent Dureuil-Janthial Rully En Guesnes 2015

까브드맹 2020. 5. 21. 10:00

Domaine Vincent Dureuil-Janthial Rully En Guesnes 2015

도멘 뱅상 듀레이-장티알(Domaine Vincent Dureuil-Janthial)의 룰리 "엉 게엔"(Rully "En Guesnes") 2015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꼬뜨 샬로네즈(Côte Chalonnaise)에 있는 룰리(Rully) AOC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꼬뮈날(communales, 마을)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와인 생산자

도멘 뱅상 듀레이-장티알은 엄청난 재능을 가진 30대 중반의 뱅상 듀레이가 운영하는 와이너리입니다. 뱅상 듀레이의 가문은 1500년대 이후 줄곧 꼬뜨 샬로네즈에서 살았고. 그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땅에서 지칠 줄 모르고 포도를 재배하죠. 포도가 한창 자랄 즈음엔 하루에 거의 14시간을 일할 정도입니다.

엄청나게 공들여서 기른 포도로 뱅상 듀레이는 놀라운 품질의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생산합니다. 그러나 놀랍고 믿을 수 없이 뛰어난 부르고뉴 와인을 만들지만, 양조 단계에선 살짝 손댈 뿐입니다. 좋은 포도가 좋은 와인으로 변화해가는 과정을 조금 도와줄 뿐이죠.

뱅상 듀레이는 샤르도네(Chardonnay)와 피노 누아 두 종류의 포도에 모두 정통합니다. 이는 부르고뉴에서도 매우 드문 일이며 와인 생산자로서도 놀라운 일이죠. 그의 와인은 균형이 잘 잡혔고, 정확하며, 떼루아의 표현에 있어서 수정처럼 명확합니다. 또한 미네랄 풍미가 늘 돋보이죠. 그래서 그의 와인은 모든 빈티지가 감동적이며 시장에서 높은 대우를 받습니다. 실제로 꼬뜨 샬로네즈의 유명 레스토랑이 보유한 와인 리스트에는 뱅상 듀레이의 와인이 늘 상단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현재 완전히 유기농으로 전환했으며, 포도밭에서 화학 살충제와 제초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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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양조

우리에게 아직 낯선 마을 이름일 수 있는 룰리는 부르고뉴 꼬뜨 샬로네즈에 있는 AOC입니다. 룰리와 샤니(Chagny) 마을을 아우르는 곳으로 모두 23개의 1등급 포도밭(Climats)이 있죠. 오랜 역사를 가진 곳으로 1939년에 AOC를 받았습니다.

룰리의 레드 와인은 진홍빛 루비색으로 특별한 섬세함과 우아함이 돋보이며 라일락, 제비꽃, 산딸기, 체리 향을 기분 좋게 풍깁니다. 어릴 때에는 맛과 향이 좀 닫혀 있지만, 구조는 탄탄하고 과일 풍미가 가득하죠. 매년 70만 병 가량 생산합니다.

도멘 뱅상 듀레이-장티알이 만드는 룰리 "엉 게엔"(Rully En Guesnes) 2015는 1등급 밭인 르 메익스 카도(Le Meix Cadot)가 나누는 두 개의 구획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앞에 붙는 전치사 En은 오래된 형태인 Es, 또는 Ez로 표기될 때도 있죠. Guesnes은 습지대를 뜻하며 이 구획에 물이 있음을 암시합니다.

규정에 따라 수확한 후 두 개의 정선 테이블에서 질이 낮은 포도를 골라냈습니다. 줄기를 제거한 다음 원추형 나무통에 넣고 발효했습니다. 발효하기 전에 1주일 동안 포도를 서늘한 곳에 둬서 과일 풍미가 두드러지게 했습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나면 19세기에 지어진 저장고에서 젖산 발효하면서 12개월간 숙성합니다. 이때 새 오크통의 비율은 33%입니다. 오크 숙성이 끝나면 다시 스테인리스 스틸 통에서 6개월간 숙성한 후 음력에 맞춰 병에 담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Domaine Vincent Dureuil-Janthial Rully En Guesnes 2015의 색

중간 농도의 루비색으로 테두리엔 가넷빛이 살짝 돕니다. 아주 진한 체리 향에 숯과 그윽한 흙, 생나무, 견과류 등의 향이 섞여 있습니다. 그러나 온전히 열리지 않아서 체리과 숯 향을 제외하면 미미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죽 같은 동물성 향과 향긋한 토마토, 신선한 고기와 고소한 깨 같은 향이 올라옵니다.

아주 치밀하면서 깨끗한 탄닌이 매력적입니다. 깔끔한 구조는 얇은 쇠처럼 탄탄합니다. 드라이하며 깨끗하고 새콤한 산미가 가득합니다. 깨끗하게 잘 익은 레드 체리와 허브, 아주 잘 그을린 나무 풍미가 나옵니다. 그러나 아직 너무 어려서 충분히 열리려면 시간이 아주 많이 필요하네요. 하지만 장래성을 생각하면 가슴이 두근두근할 정도입니다. 순결한 와인의 기운은 딱 알맞습니다. 여운에선 붉은 체리와 산딸기, 허브 풍미가 은은하게 이어지며 숯 느낌도 살짝 나옵니다.

 

 

어리지만 심지가 굳고, 깨끗하면서 청초한 맛입니다. 치밀하고 얇은 탄닌과 새콤하고 넉넉한 산미, 알맞은 기운의 섬세한 알코올이 이루는 균형과 조화가 나무랄데 없습니다. 술인데 술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조화롭군요.

아직 마시기에 일러서 향과 풍미가 다채롭고 풍성하게 나오지 않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얼마든지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 와인입니다.

소고기 스테이크, 로스트비프, 소고기 카르파초, 소고기 리조토, 고기를 넣은 버섯 요리, 참치 붉은 살, 숙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20년 5월 13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