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나 로마나(Ômina Romana)의 오미나 로마나 까베르네 소비뇽(Ômina Romana Cabernet Sauvignon) 2014는 이탈리아 중부의 라찌오(Lazio)주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 포도로 만든 IGP 등급의 레드 와인입니다.
1. 라찌오 와인
오미나 로마나 까베르네 소비뇽 2014는 라찌오주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 포도로 만들었습니다. 이탈리아 중부의 동쪽에 있는 라찌오주는 로마가 있는 지방입니다. 2,500년이 넘는 옛날부터 라틴인과 에트루리아인이 포도농사를 짓고 와인을 만들어 온 곳이죠.
두 민족에게 와인은 자연의 힘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드러나는 가장 고귀한 음료였습니다. 그들은 와인 양조에 관한 폭넓은 경험을 가졌지만, 와인이 숙성하는 과정은 여전히 신성한 수수께끼로 남아 있어서 뛰어난 빈티지는 신의 선한 뜻과 "좋은 징조(라틴어로 omina)"에 달렸다고 믿었습니다. 예를 들어, 폭풍이 없는 더운 여름은 아주 훌륭한 포도가 열릴 것을 예고하는 신들의 표시로 간주되었죠. 그래서 일부 지역에선 포도 농사가 놀랄 만큼 좋은 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사냥의 여신 다이아나에게 봉헌하는 사원을 세우곤 했습니다. 이런 사원은 오미나 로마나가 있는 곳에서 몇 킬로 미터 떨어지지 않은 네미(Nemi) 호숫가 근처에도 있죠.
고대 로마시대부터 알려진 라찌오 와인은 몸에 좋은 효과가 있다고 인정받았습니다. 로마 황제와 귀족들은 라찌오에서 와인을 구매했고, 이후 교황들도 즐겨 마셨죠. 또한 로마 병사들이 식민지에서 가져온 포도 묘목이 라찌오를 통해 로마의 정복지로 빠르게 퍼져나가기도 했습니다.
2. 와인 양조
오미나 로마나 까베르네 소비뇽 2014는 오미나 로마나의 포도밭에 깔린 화산 토양과 독특한 기후의 영향을 충분히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잘 익은 포도를 규정에 따라 수확한 후 줄기를 제거하고 선반에서 상태가 안 좋은 포도를 골라냈습니다. 그런 다음 가볍게 으깨서 탱크에 넣고 48시간 동안 차가운 온도에 뒀습니다. 이렇게 하면 과일 풍미가 두드러지게 되죠. 이걸 저온침용(Cold Maceration)이라 합니다. 이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10~15일간 포도껍질과 씨에서 색소와 탄닌을 뽑아내면서 알코올 발효했습니다.
알코올 발효가 끝난 다음 두 번 사용한 프랑스산 오크통에 와인을 담아 날카로운 사과산을 부드러운 젖산으로 바꿔주는 젖산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12개월 동안 오크 숙성을 했죠. 이때 이스트 잔해를 제거하지 않고 함께 둬서 와인의 풍미과 질감을 높혔습니다. 숙성이 끝난 다음 여러 오크통의 와인을 섞어서 품질을 균일하게 한 다음 병에 담았습니다. 병에 담긴 와인을 다시 12개월 동안 숙성하면서 안정시켰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이 와인은 금요일에 코르크를 딴 것을 다음 주 월요일 저녁에 시음했습니다.
제법 진한 루비색입니다.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과 나무, 먼지 향이 나오고 구수한 검은흙 향도 있습니다. 소고기 같은 동물성 향도 살짝 풍기네요.
혀와 입에 닿는 느낌이 부드럽고 매끄럽습니다. 탄탄하고 충실한 구조를 가진 미디엄 바디 와인으로 드라이하며 말린 검은 과일을 씹을 때 맛볼 수 있는 것 같은 산미가 맛있습니다. 블랙커런트 같은 검은 과일 풍미와 볶은 견과류나 연유 같은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가 가득합니다.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진하며 그윽하군요. 알코올 기운도 좋아서 입에 충만한 느낌을 줍니다. 여운에선 검은 과일 느낌과 함께 부드러운 견과류와 유제품의 맛이 길게 남습니다.
부드럽고 탄탄한 탄닌과 검은 과일이 생각나는 풍성한 산미, 13.5%의 강인한 알코올이 좋은 균형을 이룹니다. 검은 과일과 나무, 흙, 견과류 등등의 풍미도 서로 잘 어울립니다.
함께 먹기 좋은 음식은 소고기와 양고기 스테이크, 로스트비프, 등심을 비롯한 각종 소고기 구이, 미트 소스 파스타와 피자, 숙성 치즈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20년 2월 10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