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액세서리
술을 마시다 보면 액세서리가 많이 필요해집니다. "술 하고 잔만 있으면 되는 거 아냐?"라고 하실지도 모르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소주를 맥주잔에 따라 마시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맥주를 소주잔에 따라 마신다... 어울린다고 생각하시나요? 맥주맛이 제대로 나올까요?
더구나 맛뿐만 아니라 향을 즐기는 것이 중요한 와인의 경우 잔의 선택에 따라 느낌이 크게 달라지게 되니 와인에 따른 다양한 잔을 구비해놓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소한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의 3종류가 필요하고 여유가 된다면 보르도, 부르고뉴, 끼안티 지역의 잔도 각각 준비해 두는 것이 좋죠. 또, 코르크를 따기 위한 오프너도 필요하고요, 아직 열리지 않은 영(young)한 와인을 위한 디캔터도 필요합니다. 고량주도 소주잔에 마시는 것보다는 더 작은 고량주 잔으로 마시는 것이 더 맛있게 느껴지고, 맥주도 기다란 전용잔에 마시는 것이 더 맛고 있고 운치도 있답니다.
이러다 보니 주류시장은 술뿐만 아니라 관련 액세서리 시장도 많이 발전해 왔고 앞으로도 더 발전할 겁니다. 박람회장의 액세서리 전시물들도 지금까지는 와인에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앞으로는 다른 술들에 따른 특별한 액세서리들이 더욱 많이 나올 거라 생각됩니다. 이번 박람회에도 다양한 주류 관련 액세서리가 나왔는데 그중 재미있던 것들의 사진을 올려봅니다.
2. 와인 관련 액세서리
와인 액세서리의 기본은 잔이죠. 인천 앞바다에 샤또 페트뤼스가 떠올라도 잔이 없으면 못 마시는 법입니다. 전통의 와인글라스 명가 슈피겔라우(Spiegelau). 독일 제품인데, 지금은 오스트리아의 리델(Riedel)과 합병되었습니다.
일반 크리스탈 글라스가 납을 섞는데 비해 티타늄을 섞은 크리스탈 글라스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쇼트 즈위젤(Schott Zwiesel). 사람에 따라 좋고 나쁨이 갈리는데 탄탄한 내구성으로 레스토랑에서는 상당히 선호하는 제품입니다. 3만 원짜리 와인 5만 원에 파는데 2만 원짜리 크리스탈 글라스 하나 깨고 가면 남는 게 없지요~
쇼트 즈위젤을 수입하고 있는 (주)라이프맥스의 부쓰입니다.
와인잔 외에도 여러 가지 예쁜 제품들을 취급하고 있네요.
가전업체에 하이얼이 있다고 하면 와인잔에는 마누(Manu)가 있다고 할까요? 품질은 아직 뒤처지지만 중저가 와인잔 시장에서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올리고 있는 마누 크리스탈. 질이 충분치 않으면 양으로라도 밀어붙이려는 듯 굉장히 다양한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와인잔과 다양한 디캔터들.
화학 실험 도구처럼 보이는 이 기묘한 물건의 정체는 디캔터입니다. 와인을 넣어두고 아래의 꼭지를 돌려 따라 마시는 구조.
그런데 한쪽 꼭지는 장식인 것 같은데.... 왜 달아놨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술 취해서 가짜 꼭지를 돌렸다가 와인 안 나온다고 열받아서 행패 부리면 낭패....
공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이 기묘한 물건의 정체는 '자동 와인 분배기'입니다. 좌측의 디캔터에 와인을 따라놓으면 기계가 돌아가면서 잔마다 일정량의 와인을 따라준다고 합니다. 흐음~ 고가 와인을 마실 때 네가 더 많이 마셨니, 내가 더 적게 따라졌니 하면서 싸울 일은 없겠지만(그런데 그런 걸로 싸우시는 분들이 계시던가요? 전 아직 보질 못해서) , 연회장 같은 곳이라면 모를까 조그마한 바 같은 곳에서는 설치 곤란한 물건이로군요.
이건 와인 이동용 비닐백입니다. 평상시엔 공기를 빼고 접어두었다가 필요할 때 공기를 넣고 와인을 담아서 들고 다니는 거죠. 와인 파손의 우려가 없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워 놓은 모습. 소재가 비닐이라 단열재로써의 효과도 조금 있을 것 같습니다.
명품 소믈리에 나이프인 샤토 라규올(Château Laguiole). 옆에 붙이는 장식재의 소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제일 비싼 것은 매머드 상아라더군요. 주문이 들어오면 러시아로 재료를 구하러 간다는 전설이...ㅎㄷㄷ 메이플이나 올리브 같은 나무로 된 것은 20만 원 전후될 겁니다.
그 외에 다양한 액세서리들입니다.
액세서리 세일도 하고 있는데 나무통 안에 들어있는 것들은 무조건 1만 원이랍니다. 그런데 5,000원 짜리도 1만 원에 파는 것은 아니겠죠?
이건 철판으로 만든 인형들인데, 와인병과 결합하면
이렇게 변신합니다.
와인뿐만 아니라 위스키병을 이용한 제품도 있습니다.
자동차도 있고 트레일러도 있고...
1865 전용 트레일러군요.
이 작품들은 독일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일일이 수공으로 만든 것들이라 합니다. 와인바 같은 곳에서 장식용으로 사용하면 좋을 듯하군요.
마지막으로 좀 엽기적인 작품입니다. 새...?일까요?
3. 기타 액세서리
와인색 목걸이와 귀걸이를 취급하는 부쓰도 있었는데... 이게 왜 주류하고 관련이 있는 거죠? 색깔이 관련 있다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흠... 그런데 은색과 와인빛이 어울려 꽤 예쁘군요. 남자분들은 여자친구하고 구경하러 갈 때 요 주의!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정체는 '폭탄주 제조 보조기'입니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더니 별별 물건이 다 만들어져 나오는군요.
폭탄주가 제조된 모습. 부쓰에서 폭탄주 한 잔 하고 가라는 것을 뿌리치느라고 고생 좀 했습니다.
이건 천연과즙을 넣어만든 사탕들입니다.
일드인 "밤의 상해"에도 PPL로 나온 모양입니다. 근데 배우는 누구죠?
카페베네에서도 판매되는 듯.
사진이 좀 희미하게 나왔지만 케이스 디자인이 예술이군요.
사탕을 먹고 나서 케이스만 따로 수집해도 좋을 듯.
아우... 이건 꽤 귀여워요.
시식용 아싸이베리향 사탕입니다. 그런데 아싸이베리는 항산화 작용이 뛰어나지만 열매의 대부분이 씨앗으로 이뤄져 있어 과육이 적은 데다가 맛도 별로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석류를 넣어서 맛을 보충했다고 하네요. 새콤달콤, 시원한 데다가 뒷맛도 깔끔합니다. 껌 대신 식후에 한 알씩 먹어도 좋을 듯하네요.
이건 호주산 와인초콜릿입니다. 와인을 달여서 알코올 성분은 날려 보낸 후 초콜릿과 섞어서 만들었다는데, 안에다가 건포도도 집어넣어서 씹는 맛도 좋습니다.
좌측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메를로, 쉬라즈, 피노 누아맛(?) 초콜릿입니다. 상당히 맛있더군요. 박람회에 왔던 와인광이자 초콜릿광인 지인에게 꼭 시식해 보라고 귀띔해 줬답니다. 초콜릿과 와인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 번 드셔보세요.
휴~ 이렇게 해서 총 4회에 걸친 '서울국제주류박람회' 포스트를 마쳤습니다. 역시나 음식과 관련된 박람회는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고, 마실 것도 많고, 쓸 것도 많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