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가격을 넘어선 훌륭한 맛과 향 - Errazuriz Max Reserva Cavernet Sauvignon 2007

까브드맹 2010. 5. 3. 11:52

에라주리즈 맥스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2007

1. 에라주리즈(Errazuriz)

에라주리즈는 칠레의 대표적인 와이너리로 1870년부터 현재까지 약 130여 년 동안 고급 와인을 생산해 왔습니다. '최고의 땅에서 최고의 와인이 난다.'라는 창업자 돈 막시미아노 에라주리즈(Don Maximiano Errazuriz)의 철학에 따라 아콩카과(Aconcagua), 카사블랑카(Casablanca), 쿠리코(Curico), 마이포(Maipo) 밸리에서 선별된 포도로 고급 와인을 생산해 세계적으로 정평 있는 와이너리가 되었죠. 최근에는 2004년 베를린, 2005년 브라질, 2006년 동경, 2007년 토론토에서 열린 네 번의 비교 시음에서 프랑스 보르도의 특등급 와인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에라주리즈의 특급 와인인 세냐(Sena)는 알마비바(Almaviva), 돈 멜초(Don Melchor)와 함께 칠레 최고의 와인으로 손꼽히고 있죠.

2. 에라주리즈 맥스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 2007

에라주리즈 맥스 레세르바 까베르네 소비뇽은 칠레의 아콩카과 리젼(Aconcagua Region)에 있는 아콩카과 밸리(Aconcagua Valley)에서 재배한 까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91%에 까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6%,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2%, 쉬라즈(Shiraz) 1%를 섞어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에라주리즈의 중저가 와인이지만, 가격보다 상당히 좋은 품질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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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진한 블랙커런트와 블랙베리 향, 그리고 초콜릿과 바닐라 오크 향이 베이스로 깔립니다. 탄닌은 매우 강하며 입 안쪽을 강하게 조여줍니다. 여기에 신맛과 쓴맛이 어우러지고, 전반적으로 달지 않고 드라이합니다. 확실히 강한 풀 바디 와인으로 마신 후의 여운도 매우 긴 편이죠. 짠맛도 조금 느껴지는데, 아마 토양의 미네랄 성분 때문에 그런 맛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탄탄한 바디와 다양한 향, 긴 여운 등으로 가격 이상의 가치를 지녔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초콜릿과 바닐라 향이 더욱 짙어지고 부드러운 커피 향과 달콤한 시가 향도 추가됩니다. 그리고 밀키(milky)한 향이 코끝을 간질이네요. 20분 정도 시간이 지나면 탄닌의 떫은맛은 거의 사라지고, 매우 미끈하면서도 탄탄한 느낌이 납니다. 비로드나 비단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요? 아쉬운 것은 지속시간인데 한 시간 정도 지난 후에는 향과 맛의 힘이 많이 떨어집니다. 5만 원이 안 되는 와인에 너무 많은 것을 바라기는 그렇지만 처음의 인상적인 맛과 향이 오래 지나지 않아 사그라드는 것은 좀 아쉽군요. 와인을 많이 마셔보지 않은 분도 코르크를 따고 약 10분 정도 후에 마시면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와인입니다.

치즈 토핑을 듬뿍 얹은 피자, 파스타, 그라탱, 돼지고기를 재료로 한 중국 요리, 불고기 등과 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