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까바(CAVA)
까바는 스페인에서 전통 방식(Methode Traditionelle)으로 생산하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국내에선 대부분 3만 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고, 거품과 탄산의 압력, 맛과 향 등등 여러 부분에서 다른 곳의 스파클링 와인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국내에서는 오래전부터 프레시넷(Freixenet)의 꼬동 네그로(Cordon Negro)와 까르타 네바다(Carta Nevada)가 까바의 존재를 알려왔고, 몇 년 전부터는 뻬레 벤투라(Pere Ventura), 깜포 비에호(Campo Viejo) 등의 까바가 국내 와인 애호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죠. 이런 까바 중에서 끌로 몽블랑(Clos Montblanc)의 까스띠요 데 몽블랑(Castillo De Montblanc, 하얀 산의 성)은 2만 원 전후의 저렴한 가격에 강한 압력의 탄산, 깔끔한 맛과 향으로 뛰어난 품질을 보여줍니다. 까딸루냐(Catalunya)의 마까베우(Macabeu) 50%에 샤렐-로(Xarel-lo) 30% , 빠레야다(Parellada) 20%를 넣어서 만들었습니다.
2. 와인 시음기
황톳빛이 어려있는 옅은 노란색으로 마치 가을에 잘 익은 벼를 생각나게 합니다. 향을 맡아보면 초록색 사과와 흰 복숭아의 향이 나며 살짝 파인애플과 자몽 향도 풍기는 듯합니다. 길고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거품과 입안에서 느껴지는 힘은 어지간한 스파클링 와인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맛을 보여줍니다. 물론 샴페인과 비교하면 품질이 떨어지지만, 까스틸로 드 몽블랑을 살 수 있는 돈으로는 도저히 샴페인을 구입할 수 없겠죠? 맛은 다소 시고 쓰며 드라이한데 입안의 침샘을 자극해 침이 솟구치게 합니다. 그래서 식전주로 마시면 딱 좋습니다. 마신 후의 여운은 샴페인보다 짧지만 깔끔하고 우아한 맛으로 입안을 개운하게 해줍니다. 세련되고 깔끔한 샴페인이 도시의 아가씨라면 까스틸로 드 몽블랑은 다소 촌스럽지만, 태양 아래에서 풋풋하고 밝게 빛나는 아리따운 시골 아가씨라고나 할까요? 주머니가 무거울 땐 샴페인을, 주머니가 가벼울 땐 까스틸로 드 몽블랑을 드시길 적극적으로 권합니다.
까스틸로 드 몽블랑을 만들 때 사용하는 포도는 스페인의 토착 품종인 샤렐-로, 빠레야다, 마까베우입니다. 처음에는 세 품종을 탱크 안에서 따로 발효하다가 나중에는 한 병에 합쳐서 발효하며 총 숙성 기간은 18개월입니다. 마까베우로 만든 와인은 가끔 눈에 띄는데 나머지 두 품종으로 만드는 단일 품종 와인(Varietal Wine)은 아직 본 적이 없군요.
식전주나 해산물, 특히 오징어와 문어, 조개, 멍게 같은 어패류와 함께 먹으면 좋습니다. 생산자의 홈페이지에는 "가급적 식전주로 마시거나 생선과 채소로 된 지중해 스타일의 식사에 맞는다."라고 나와있습니다. 2010년 4월 3일에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