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책 이야기

술을 부르는 시 7 - 곡강_曲江

까브드맹 2010. 1. 11. 01:38

곡강_曲江

두보

一片花飛 減却春      일편화비 감각춘    한 점 꽃잎 날아도 봄은 줄어드는데

風飄萬點 正愁人      풍표만점 정수인    바람, 회오리에 근심 드는 것을 어쩌랴!

且看欲盡 花經眼      차간욕진 화경안    눈앞을 스쳐 사라져 가는 꽃들 보면서

莫厭傷多 酒入脣      막염상다 주입순    지나치기 쉬운 술, 입술에 들어오니 마시길 마다하랴

江上小堂 巢翡翠      강상소당 소비취    강가의 작은 정자에 작은 새 깃들고

苑邊高塚 臥麒麟      원변고총 와기린    부용원 근처 높은 무덤에 기린의 석상이 누워 있네

細推物理 須行樂      세추물리 수행락    이 세상이치 잘 살펴 모름지기 즐기며 살지니

何用浮名 絆此身      하용부명 반차신    뜬 이름으로 이 몸 매어 무엇하리.


이 시는 첫 줄에 "一片花飛 減却春" 이 한줄로도 그 소임(?)을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시가 이토록 봄이 지나가는 것을 간단하면서도 안타깝게 표현했을까요?

제가 아는 바, 들은 바가 적어서 잘 모릅니다만 단 일곱자로 그 안타까움을 이토록 절절히 읊은 시는 없는 것 같습니다.

네, 그렇죠. 꽃잎 하나 나는 그 찰나에도 봄은 줄어듭니다.

당연한 것을 읊었지만 그 당연함이 왜 이리도 가슴 시리도록 처절한지-!

아아.... 올 봄에는 정말이지 꽃 구경을 가면서 당대의 두 시성_詩聖의 시를 읊어봐야겠습니다.

물론 옆에는 향기좋은 술 한 잔이 있어야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