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프랑스] 과일, 흙, 두엄, 향신료, 낙엽, 묵은 백김치, 나무 눈 등등 무척 다양한 향의 변화 - Yann Durieux Domaine Recrue des Sens Les Grands Ponts 2015

까브드맹 2018. 12. 30. 12:00

Yann Durieux Domaine Recrue des Sens Les Grands Ponts 2015

얀 두리으(Yann Durieux)가 운영하는 도멘 레크루 데 상스(Domaine Recrue des Sens)의 레 그랑 퐁(Les Grands Ponts) 2015는 프랑스 부르고뉴(Bourgogne)의 꼬뜨 도르(Côte d’Or) 지역에 있는 오뜨-꼬뜨 드 뉘(Hautes-Cotes de Nuits) AOC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지역(Régionales) 등급의 내추럴 와인(Natural Wine)입니다.

내추럴 와인은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서 화학적, 기술적 사용을 최소화한 와인입니다. 내추럴 와인은 양조 단계에서도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유기농(organic) 와인이나 생체역학(biodynamic) 와인과 구별되죠.

1. 와인 생산자와 와인 양조

도멘 프리외르 로크(Domaine Prieure Roch)에서 10년 이상 일하며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의 모든 과정을 익힌 얀 듀리으는 부르고뉴에서 자신의 자취를 뚜렷히 남기고 있는 젊은 와인 생산자입니다. 그는 와인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와인은 어떤 성향을 띠어야 하는지에 관한 매우 강한 견해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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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고뉴에서 덜 유명한 와인 생산지인 오뜨-꼬뜨 드 뉘의 "새로운" 와인 생산자로 오뜨-꼬뜨 드 뉘에서 떼루아가 매우 훌륭한 밭을 사거나 빌려서 와인을 만듭니다. 그러나 도멘이 성장하면서 쥬브레-샹베르땅(Gevrey-Chambertin) 같은 고급 와인 생산지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죠.

오뜨-꼬뜨 드 뉘는 최고의 와인을 만들기엔 다소 모호한 곳인 것 같지만, 도멘 드 라 로마네 꽁티(Domaine de la Romanee Conti)가 이웃 마을에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는 이곳의 떼루아(terroir)에 대한 신념을 갖고 위대한 와인 생산지 옆에 포도원을 세운 것입니다.

도멘 레크루 데 상스의 레 그랑 퐁 2015는 오뜨-꼬뜨 드 뉘의 산허리에 있는 작은 포도밭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로 만들었습니다. 현재 생산량이 오크통 2개일 정도로 적습니다. 오크통에서 24개월간 숙성합니다.

 

 

2. 와인의 맛과 향

Yann Durieux Domaine Recrue des Sens Les Grands Ponts 2015의 색

약간 탁한 연한 루비색입니다. 지린내가 약간 나오며 레드 체리 같은 과일 향에 흙과 두엄, 향신료, 낙엽 등의 향을 풍깁니다. 묵은 백김치 같은 시큼한 향도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나무 눈 같은 매콤하고 풋풋한 향이 나오고 시원한 향신료나 한약재 같은 향도 풍깁니다.

질감과 탄닌이 부드럽습니다. 구조는 얌전하지만 잘 짜였네요. 그래도 마시는 내내 은근한 힘이 느껴집니다. 마시면 투박한 산미와 짠맛이 입에 쫙 퍼집니다. 쿰쿰한 맛이 나고 두엄과 마구간 풍미가 퍼지지만, 이게 묘하게 매력적입니다. 곯은 과일이나 시큼한 발효 식품 같은 풍미가 나오고 구수한 흙 느낌도 있습니다. 여운은 길고 퇴비와 묵은 동치미 같은 느낌을 길게 남깁니다.

 

 

독특한 산미와 부드럽고 힘 있는 탄닌, 알코올의 균형이 좋고, 무척 다양한 향의 변화가 재미있습니다.

이 와인과 어울리는 음식은 소고기와 송아지 고기, 멧돼지와 사슴 같은 들짐승, 닭 같은 가금류, 메추라기 요리 등입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비싸더라도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8년 12월 18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