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칠레] 형제들만 못했던 와인 - Santa Alicia Reserva Shiraz 2006

까브드맹 2009. 11. 2. 09:39

산타 알리샤 레세르바 쉬라즈 2006

1. 칠레산 쉬라즈 와인

산타 알리샤 레세르바 급은 까베르네 소비뇽, 쉬라즈, 메를로, 말벡, 샤르도네, 소비뇽 블랑, 로제, 까르메네르의 총 8종이 생산됩니다. 이 중에 제가 접했던 레드 와인은 까르메네르와 말벡을 제외한 3종이었고, 까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마시고 나서 매우 만족했습니다. 그래서 내친김에 쉬라즈까지 구매해서 시음을 해보았지요.

산타 알리샤 레세르바 쉬라즈 2006은  칠레 센트럴 밸리(Central valley)에 속한 마이포 밸리(Maipo Valley)에서 재배한 쉬라즈 100%로 만들었습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앞서 마셨던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가 가격 대비 매우 만족할 만한 품질을 보여줬다면, 쉬라즈는 그냥저냥 한 평작 수준에 머무른 것 같습니다. 요리하고 함께 마신다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와인만 놓고 마신다면 개인적으로 그다지 손길이 가는 와인은 아니네요. 앞서 마신 와인들의 품질을 생각하고 너무 큰 기대를 해서인지도 모르지요.

까베르네 소비뇽 와인은 원래 어느 지역에서도 일정 이상의 품질을 보여주고, 칠레 메를로 와인은 우수한 품질을 보여주지만 칠레 쉬라즈 와인은 몬테스 알파 시라를 포함한 몇몇 와인을 제외하고는 아직 이렇다 할 만족감을 준 적이 없었습니다. 물론 제 경험이 아직 짧아서 일지도 모르지만, 3~4만 원 이하의 칠레 쉬라즈 와인으로 만족했던 기억은 없군요. 호주나 론 지역의 시라/쉬라즈 와인이 2~3만 원 급에서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것들이 종종 보이는 한편, 칠레 쉬라즈 와인이 그 정도의 품질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떼루아의 문제일까요, 칠레 와이너리들이 아직 쉬라즈의 특징을 잘 잡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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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 시음기

코르크를 뽑고 와인을 잔에 따라 향을 맡아보니 과일이 농익어가는 단내 나는 향에 약간의 군내 나는 흙냄새가 느껴졌습니다. 첫맛은 쓰고 떫은데요, 마실 때 온도가 조금 높은 편이었는데도 이 정도로 떫다면 온도를 내렸을 때는 더 떫은맛이 강할 듯싶습니다. 입안을 자극하는 스파이시한 느낌이 쉬라즈 품종의 특징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느낌은 오히려 조금 약한 듯합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니 단맛이 강해지는데, 쓴맛에 둘러싸인 단맛이라고나 할까? 단맛을 감싸고 있던 쓴맛의 껍질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녹아내리면서 내부의 단맛이 돌출되는 느낌입니다. 이는 앞서 마셨던 까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아마도 와인의 컨셉을 그렇게 잡은 모양인 듯합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흐르고 나니 담배 향이 슬슬 배어 나옵니다. 쓴맛은 많이 사라지고 단맛이 나면서 와인의 질감은 점점 부드러워지네요. 하지만 좀 더 시간이 지나고 나니 다시 쓴맛이 단맛을 누르고 지배적으로 되어갑니다.

소고기 스테이크, 소고기 등심, 양고기 등과 어울립니다. 2009년 11월 1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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