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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류]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Amarone della Valpolicella)

까브드맹 2018. 6. 3. 08:00

꼬르데 지아라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 DOCG 2014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Amarone della Valpolicella), 줄여서 아마로네(Amarone)는 이탈리아 북동부의 베테토(Veneto) 지방에 있는 발폴리첼라(Valpolicella) 마을에서 생산하는 와인입니다. 

발폴리첼라 마을에선 꼬르비나(Corvina), 론디넬라(Rondinella), 몰리나라(Molinara) 세 포도를 혼합해서 '발폴리첼라'라는 와인을 만듭니다. 이 와인은 이탈리아 와인 특유의 신맛을 잘 표현하는 와인 중 하나로 신선하고 새콤한 신맛이 토마토소스를 얹은 파스타와 잘 어울리고 크림소스 파스타와 먹어도 좋습니다. 마르게리타 같은 피자에도 물론 잘 맞고요. 

발폴리첼라 마을에서는 가을에 수확한 와인을 이듬해 2월~3월까지 약 5개월 동안 밀짚이나 철망 위에서 반쯤 말린 후 와인을 만들기도 합니다. 포도를 반쯤 말려서 양조하면 보다 농축된 과일 맛과 점성을 가진 와인을 얻을 수 있죠. 이렇게 포도를 말리는 과정을 아파씨멘토(Appassimento)라고 하며 영어로는 레지네이트(rasinate)라고 합니다. 

밀짚을 깐 선반 위에서 건조되는 포도들
(밀짚을 깐  선반 위에서 건조되는 포도들)

발폴리첼라에서는 아파씨멘토로 말린 포도를 사용해서 세 종류의 와인을 만듭니다.

첫 번째는 아마로네 델라 발폴리첼라입니다. 반 건조한 포도를 완전히 발효해서 만드는 풀 바디 레드 와인으로 장기 숙성이 가능하고 알코올 도수는 15~17%까지 올라갑니다. ‘Amarone’는 영어로 dry라는 뜻이지만, 최근의 생산자들은 풍미는 달콤하면서 여운에 다소 쓴맛이 나는 스타일을 추구합니다. 법정 최저 숙성기간은 24개월입니다.

두 번째는 레치오토 델라 발폴리첼라(Recioto della Valpolicella)입니다. 반 건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도중에 발효를 멈춰서 만듭니다. 미처 발효하지 못한 당분이 남아서 단맛이 많이 나죠. 레치오토의 어원은 ‘recie’로 귀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orecchie’에서 나왔습니다. 포도송이 중에는 종종 귀처럼 두 갈래로 나뉘어 포도알이 달리는 것이 있는데, 귀 모양을 이루는 부분이 햇빛을 많이 받아서 단맛이 더 납니다. 레치오토를 만들 때 이 부분을 항상 사용하기 때문에 귀에서 유래한 이름이 붙은 것이랍니다. 법정 최저 숙성 기간은 14개월이며 알코올 도수는 최저 14% 이상이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발폴리첼라 리파쏘(Valpolicella Ripasso), 또는 리파쏘 델라 발폴리첼라(Ripasso della Valpolicella)입니다. 아마로네나 레치오토를 만들 때 프리 런 주스(free run juice)를 빼낸 후에 남은 포도 껍질을 바로 일반 발폴리첼라 와인에 넣고 한 번 더 발효해서 만듭니다. 이렇게 하면 발폴리첼라 와인 안에서 재발효가 일어나면서 아마로네의 복합적인 풍미가 더해지고 바디와 탄닌도 더 강해집니다. 그래서 일반 발폴리첼라 와인보다 좀 더 고급 와인이 되죠. 프리 런 주스는 레드 와인 양조 과정에서 탄닌과 색소 추출과 알코올 발효가 끝난 후에 발효조 아래에 붙은 밸브를 열었을 때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와인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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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베네토 지방의 소아베 마을에선 아파씨멘토로 2~3개월간 말린 포도를 써서 레치오토 디 소아베(Recioto di Soave)를 만듭니다. 벨벳같이 부드럽고 쓴맛이 조금 있으며 중간 정도의 단맛이 나는 풀 바디 와인이죠. 알코올은 최저 13%이며 마시기 가장 좋을 때는 출시 후 4~5년 뒤입니다.

반쯤 말린 포도로 와인을 양조하는 방법은 이미 고대 로마 시대부터 써 왔던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최초로 만든 곳은 그리스의 산토리니섬으로 알려져 있죠.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에서도 반쯤 말린 포도로 빈 산토(Vin Santo)란 와인을 만드는데, 여기서 산토(Santo)는 그리스의 산토리니(Santorini)섬을 뜻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