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이탈리아] 돼지고기와 잘 맞을 나무 풍미 가득한 화이트 와인 - Campo al Mare Vermentino di Toscana 2007

까브드맹 2018. 3. 27. 14:30

테누타 깜포 알 마레 베르멘티노 디 토스카나 2007

테누타 깜포 알 마레(Tenuta Campo al Mare)의 베르멘티노 디 토스카나(Vermentino di Toscana)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주에서 재배한 베르멘티노 포도로 만든 IGT 등급 와인입니다. 현재는 같은 와인을 볼게리(Bolgheri) DOC 등급으로 생산하는 것 같습니다.

1. 베르멘티노

껍질이 얇은 청포도인 베르멘티노(Vermentino)는 이탈리아 사르데냐(Sardinia) 섬에서 많이 재배합니다. 사르데냐 섬에서 바다 건너 북쪽인 리구리아(Liguria)에서는 이 포도를 피가토(Pigato)라 부르고, 피에몬테에서는 파보리타(Favorita)라고 부르죠. 최근엔 프랑스 남쪽의 랑그독-루씨옹(Languedoc-Roussillon)에서도 재배지가 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원산지로 알려졌지만, 정확한 세부지역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일설에는 토스카나가 원산지라고 합니다. 베르멘티노의 기원에 관한 최근의 DNA 조사는 리구리아의 피가토와 피에몬테의 파보리타가 베르멘티노와 같은 포도라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프랑스 프로방스(Provence) 동부에서 찾아볼 수 있는 롤로(Rollo)와 같은지 여부는 불명확합니다. 베르멘티노와 롤로 모두 롤(Rolle)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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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와인의 맛과 향

색은 중간 농도의 금색으로 화이트 와인치고는 진합니다. 약한 레몬과 진한 사과, 희미한 모과의 단 향이 나오고, 은은한 나무 향과 향긋한 나무 수지의 향이 풍깁니다. 고무 비슷한 타임(thyme)의 향도 나오죠.

진하고 무거우며 기름처럼 미끄러운 질감을 가졌습니다. 구조감은 탄탄하고 강건하죠. 깨끗하고 깔끔하지만, 산도가 떨어져서 산뜻한 맛은 덜합니다. 매우 드라이한 와인으로 향에서 과일보다 나무에서 나오는 향이 강했던 것처럼 맛에서도 과일보다 나무 계열의 풍미가 강합니다. 향나무 풍미가 가득하고 등유의 풍미도 살짝 납니다. 그래서 마셨을 때 다소 뻑뻑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죠. 이런 와인은 생선보다 수육이나 보쌈용 돼지고기와 잘 맞습니다. 와인의 나무 풍미가 고기의 기름기를 잘 씻어주죠. 닭백숙하고 먹어도 무난합니다. 보쌈김치와 함께 먹어도 괜찮은 맛을 보여주는데 보쌈김치의 살짝 맵고 시원한 맛과 단맛이 와인의 다소 건조한 맛과 잘 어울립니다. 여운은 그리 길지 않으며, 풍미도 평범합니다.

화이트 와인의 주요 요소인 당도와 알코올 도수, 산도 중에서 산도가 취약합니다. 마셨을 때 침이 고이기보다 오히려 나무의 탄닌 느낌 때문에 입이 메마르는 듯 하죠. 그래서 균형감이 다소 부족합니다. 산미만 제외하면 상당히 좋습니다.

수육과 보쌈용 돼지고기, 닭백숙, 보쌈김치 등과 함께 마시면 좋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C로 맛과 향이 좋은 와인입니다. 2012년 8월 17일 시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