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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본-로마네의 1등급 밭에서 나온 걸작 피노 누아 와인 - Domaine Michel Gros Vosne Romanee 1er Cru Clos des Reas Monopole 2012

까브드맹 2017. 11. 18. 07:00

도멘 미쉘 그로 본-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레아 모노폴 2012

도멘 미쉘 그로 본-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레아 모노폴(Domaine Michel Gros Vosne-Romanee 1er Cru Clos des Reas Monopole) 2012는 도멘 미쉘 그로가 독점소유(Monopole)한 본-로마네 AOC의 1등급 포도밭인 끌로 데 레아에서 수확한 피노 누아(Pinot Noir) 포도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1. 본-로마네(Vosne-Romanee)

부르고뉴 꼬뜨 드 뉘(Côte de Nuits)에 있는 본-로마네 AOC는 부르고뉴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지라 말할 수 있습니다. 지역 내에 부르고뉴를 대표하는 6개의 위대한 그랑 크뤼(Grand Crus) 밭이 있고, 그랑 크뤼에 못지않은 15개의 프르미에 크뤼 밭이 있습니다. "부르고뉴의 위대한 도멘(The Great Domaines of Burgundy)"의 저자인 레밍턴 노만(Remington Norman)과 찰스 테일러(Charles Taylor)는 본-로마네에 대해 "꼬뜨 드 뉘의 창공에서 본-로마네가 가장 빛나는 별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고 썼을 정도입니다.

2008년 기준으로 본-로마네 AOC의 포도밭 면적은 153.6헥타르입니다. 생산되는 와인의 수량은 80만 병 정도죠. 꽤 많은 것 같지만 보르도의 1855 그랑 크뤼 4등급인 샤토 탈보(Chateau Talbot)의 생산량이 그랑 뱅(Grand Vin) 30만 병, 세컨드 와인 30만 병으로 합계 60만 병인 걸 생각해 보면 본-로마네의 와인 생산량이 얼마나 적은지, 가격이 왜 그렇게 비싼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본-로마네에선 최소 40개의 도멘이 피노 누아로 레드 와인을 만듭니다. AOC 규정상 액세서리 품종으로 샤르도네(Chardonnay)와 피노 블랑(Pinot Blanc), 피노 그리(Pinot Gris)를 15%까지 넣을 수 있지만, 그렇게 하는 생산자는 없습니다. 와인의 개성은 생산자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풍부하고 실키(Silky)하며 균형이 훌륭합니다. 복합성도 부르고뉴 다른 지역의 와인보다 뛰어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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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도멘 미쉘 그로 본-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레아 모노폴 2012

1804년 알퐁스 그로가 본-로마네에 세운 그로 가문의 도멘은 160년이 넘는 세월 동안 6대에 걸쳐서 4개의 도멘으로 나뉘었습니다. 알퐁스의 아들인 루이 그로가 본격적으로 확장한 도멘은 균등 상속을 바탕으로 하는 프랑스 상속법에 따라 네 명의 남매에게 상속되었습니다. 막내인 프랑수아의 딸인 안느는 물려받은 포도밭으로 안느 그로라는 도멘을 만들었고, 안느 그로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세련미가 넘치는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둘째 아들인 장 그로는 루이 그로의 전통을 이어받아 가문 특유의 전통과 섬세한 기술로 부르고뉴 최고의 와인을 만들면서 그로 가문의 명성을 이어갔습니다. 장 그로의 둘째 아들인 미쉘 그로는 1975년에 포도 재배에 관한 공부를 끝내고 1979년에 꼬뜨 드 뉘에 있는 2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첫 빈티지를 만들었습니다. 이후 부르고뉴의 포도밭을 사들이며 본격적으로 도멘을 확장했죠. 1995년 장 그로가 은퇴하자 최고의 도멘을 만들기 위한 미쉘 그로의 행보는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미쉘 그로 와인은 IWC(International Wine Challenge)는 물론 와인전문지인 <더 버건디 브리핑(The Burgundy Briefing)>의 사라 마쉬(Sarah Marsh)로부터 최고의 와인 생산자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권위 있는 프랑스의 와인 평론가이자 와인 전문 잡지 <The Vines>의 저자인 클라이브 코츠는 1998년 <꼬뜨 도르>라는 저서에서 부르고뉴의 도멘 다섯 곳에 별 세 개를 부여하며 최고의 도멘으로 극찬했고, 그 후 2008년 4월 개정판인 <Wines Of Burgundy>에서 열두 개의 도멘에 다시 별 세 개를 부여했습니다. 12개의 도멘 중 안느 그로와 미쉘 그로가 포함되면서 두 도멘은 그로 가문의 명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습니다. 도멘 미쉘 그로의 본-로마네 프르미에 크뤼 끌로 데 레아 모노폴 2012의 오크 숙성 기간은 16개월이며, 프랑스산 새 오크통 80%와 중고 오크통 20%를 사용했습니다.

3. 와인의 맛과 향

영롱하고 아름다운 루비색입니다. 검붉은 과일과 커피, 그을린 나무 향이 먼저 나옵니다. 기름진 식물성 향과 함께 나무와 연하게 볶은 커피콩 향도 올라옵니다. 비릿한 풀 냄새와 함께 거름을 뿌린 흙냄새도 약하게 퍼집니다.

매끄럽고 질 좋은 탄닌과 깨끗하고 깔끔하면서 탄탄한 구조가 훌륭합니다.

 

 

강렬하고 우아한 산미가 있고 탄닌은 비단처럼 부드럽습니다. 새콤한 붉은 과일 풍미와 약간 풋풋한 식물성 풍미, 덜 익은 딸기와 크랜베리 풍미가 차례로 나오고, 살짝 그을린 나무 풍미도 조금 있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여운에선 붉은 베리류 과일과 그을린 나무 느낌이 번갈아 나타납니다.

질 좋은 산미와 탄닌, 13%의 알코올, 여러 가지 풍미가 어우러지면서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섬세하게 조리한 양고기와 소고기 스테이크와 로스트비프,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 같은 고기찜, 버섯을 넣은 소고기 요리 등과 잘 어울립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A-로 가격 상관없이 기회가 되면 꼭 마셔봐야 할 뛰어난 와인입니다. 2017년 10월 11일 시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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