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와인 시음기

[조지아] 조지아의 고대 품종, 사페라비로 만든 강인한 레드 - Saperavi Red

까브드맹 2016. 4. 4. 14:52

사페라비 레드

※ ㈜러스코에서 수입, 제공한 와인을 시음한 후 작성했습니다.

사페라비 레드(Saperavi Red)는 조지아(Georgia)의 토착 포도인 사페라비(Saperavi)로 만든 레드 와인입니다. 세련되진 않으나 품종의 강인한 특성이 잘 드러나는 와인입니다.

1. 사페라비 포도

사페라비는 동부 조지아의 카헤티(Kakheti) 지역에서 오랫동안 재배해 온 토착 포도입니다. 카헤티뿐만 아니라 생질로(Saingilo), 카르틀리(Kartli), 이머레티(Imereti), 구리아(Guria), 라차(Racha), 레체쿠미(Lechkhumi 일대에서도 널리 재배합니다. 인류 역사에서 최초로 와인을 만든 곳이라고 알려진 조지아의 와인 역사는 기원전 6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지아 토착 포도인 사페라비 역시 가장 오래된 고대 품종 중 하나이죠. 또한 현재 조지아 와인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포도이기도 합니다.

사페라비는 ‘페인트’, ‘염색’이라는 뜻입니다. 아주 짙은 암적색의 와인 색깔에서 유래된 이름입니다. 짙푸른 색의 타원형 열매는 양조용 포도 중에선 중간 크기입니다. 탄닌은 많지만 껍질은 얇습니다. 와인으로 만들면 특징적인 숙성 향과 조화로운 맛, 기분 좋은 떫은맛이 납니다. 완성된 와인의 알코올 도수는 10.5~12.5% 정도입니다. 탄닌과 색소, 추출물이 풍부한 사페라비 와인은 장기 숙성에 적합해서 약 50년 정도 숙성할 수 있습니다. 주로 단일 품종 와인으로 생산되지만 다른 품종의 와인을 만들 때 넣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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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튼튼한 품종이어서 고지대나 일교차가 큰 내륙 지방에선 사페라비를 많이 재배합니다. 이러한 특성에 주목한 신세계의 와인 생산자들은 날씨가 추운 지역에 사페라비를 심고 있죠. 미국에서는 동북부의 핑거 레이크(Finger Lakes)와 뉴욕 주에서 사페라비를 재배하며, 호주에서는 빅토리아주 북동쪽의 킹 밸리(The King Valley)에서 시험 재배합니다.

2. 사페라비 레드

사페라비 레드엔 빈티지 표시가 없습니다. 여러 해에 걸쳐 만든 사페라비 와인을 혼합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로 빈티지가 누락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30분 정도 병 브리딩 한 후 시음했습니다.

진한 루비색입니다. 블랙베리와 검은 체리 같은 진한 검은 과일 향에 나무 향이 섞여 나옵니다. 오크 향과 함께 생나무 가지에서 맡을 수 있는 풋풋한 나무향이 나오네요. 그을린 스모크 향도 풍깁니다. 시간이 지나면 식물성 풋내와 함께 과일의 단 향이 가득 퍼집니다.

초반에 부드럽다가 마신 후엔 꺼끌꺼끌한 탄닌이 혀와 입에 남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떫은맛이 두드러지면서 입을 강하게 조여주네요. 미디엄 플러스 바디로 구조는 치밀합니다. 갈수록 거친 맛이 두드러지지만, 전체적으론 균형 잡힌 모습을 보여줍니다.

 

 

맛이 매우 드라이합니다. 산미의 품질이 평범하지만, 강인한 탄닌과 어울리면서 지루하지 않게 해 줍니다. 강한 탄닌 덕분에 입에서 느끼는 강도는 제법 세며, 서양 자두 같은 검붉은 과일과 나무 풍미가 어우러진 맛이 나옵니다. 특별한 기교나 잔재주 없이 원초적이고 단순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는 와인입니다.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탄닌이 가득해서 다소 토속적인 산미와 풍미를 느낄 수 있죠. 여운은 제법 길지만, 검붉은 과일과 오크 느낌이 남을 뿐 특별히 복합적인 인상은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굳건해지는 탄닌과 적절한 산미가 느껴지고, 11.5%의 알코올은 요즘 와인치곤 다소 약하지만 와인의 살집을 이루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비교적 단순한 풍미가 아쉽지만 마시는 끝까지 생기를 잃지 않고 신선한 느낌을 주네요. 지나치게 인위적인 맛보다 자연적인 맛을 찾는 분들이라면 만족할 만합니다. 와인만 마시는 것보다 쇠고기나 양고기 같은 붉은 육류와 함께 해야 더 좋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는 B-로 맛과 향이 훌륭하고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2016년 4월 2일 시음했습니다.

조지아의 와인 생산지에 대한 정보는 아래의 링크를 참조하세요.

 

[조지아] 조지아 와인 개괄

1. 조지아의 지리와 역사 예전에는 그루지아로 불렀던 조지아(Georgia)는 소비에트 연방(Soviet Union)에 속했던 공화국입니다. 지금은 물론 독립했죠. 소련의 독재자였던 스탈린의 고향이 이곳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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