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도 와인 산업은 수익이 좋은 편이라는데, 고대 그리스 시절에도 상당히 수지 맞는 산업이었나 봅니다. 그리스인은 곳곳에 포도밭을 일구고 와인을 만들어 유럽 각지로 수출했는데, 오늘날 유럽 전역에서 발굴되는 수천 개의 암포라를 통해 그리스 와인이 뻗어 나간 지역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1세기에 오크통이 개발되기 전까지 와인 운반용으로 가장 널리 쓰인 용기는 ‘암포라(Amphora)’라는 토기였습니다. 모양과 크기가 다양한 암포라의 용량은 25~30ℓ 정도였고, 대체로 길쭉한 모양에 손잡이가 양쪽으로 달려있어 두 사람이 한쪽씩 잡고 나를 수 있었습니다. 바닥이 뾰족해서 똑바로 세우기 힘들었지만, 버팀대를 쓰거나, 나무 상자에 넣거나, 모래를 깔고 세워두기도 했죠. 암포라는 와인 뿐만 아니라 기름과 올리브, 곡물 등을 실어 나를 때도 사용되었습니다.
과거 그리스 상인이 오갔던 바닷길 아래에선 지금도 난파된 그리스 상선이 발굴되곤 하는데, 그 안에 실린 암포라의 양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어느 해양 고고학자가 인양한 선박 안에는 무여 10,000개의 암포라가 실려 있었는데, 안에 든 와인을 오늘날의 와인병에 담는다면 무려 40만 병을 채울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암포라에 담겨 해외로 팔려나간 그리스 와인의 양은 엄청났습니다. 프랑스 남부의 그리스 식민 도시인 마살리아로 수출되는 와인만 해마다 1천만 리터가량이었다고 합니다. 2011년 국내 와인 수입량이 약 2,700만 리터라는 점으로 볼 때, 고대 그리스 전체의 와인 수출량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었죠.
<참고 자료>
1. 로도 필립스 지음, 이은선 옮김, 도도한 알코올, 와인의 역사, 서울 : 시공사, 2002
2. 영문 위키피디아
3. 기타